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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대회서 금·은·동 모두 남자 아이들이 땄어요

반 아이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한 놀이 문화, 공기놀이

등록|2010.11.30 13:45 수정|2010.11.30 13:46
"두근두근~"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평소에 꺾기 실력이 이게 아닌 데, 어쩐지 긴장이 잔뜩 된 아이들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토너먼트 식으로 반 아이들 모두가 참석하고 준결승과 결승을 향해 한 칸씩 올라간다. 공기 금메달은 짜잔~ 평소에 뜨개질에 능숙한 시우, 은메달은 뭐든지 잘하는 우현이, 동메달은 침착한 재욱이가 각각 땄다. 단 세 명만이 부상으로 초코파이를 잔뜩 받게 되었지만, 모두가 즐긴 대회였고 대회보다 그 후의 효과가 더 컸기에 선생님도 아이들도 대만족이다.

  공기놀이는 겨울 놀이에 있어 최고의 선물이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보고 다소곳이 앉아서 하는 공기놀이를 계속 권유해 보기는 했지만, 며칠 하다가 유행이 지나면 시들시들. 반에 놀이로 정착시키기가 참 어렵다.

아이들의 몸은 항상 근질근질하다. 짧은 쉬는 시간에 나가서 놀 수도 없고 교실에서 뛸 수도 없고 책을 보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게 전부인데, 이때 공기를 삼삼오오 해주면 좁은 공간에서도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게 공기놀이다. 그래서 더 아쉽다.

▲ 공기대회 ⓒ 김광선



공기대회로 불을 지피다

  공기대회 기간은 좀 넉넉하게 3주정도 전에 미리 제시했다. 그래야 연습할 시간이 있고 못하는 아이들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알고 보니, 집에서 엄마한테 배웠다는 아이도 있었고, 짝이 너무 잘해서 샘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0분씩 연습했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대회는 토요일 재량시간이 제일 좋다. 가볍게 몸을 풀고 경쟁하고 집에 가서 대회 후유증을 없앤 후 월요일 새로운 마음으로 등교하면 좋기 때문이다.

공기의 좋은 점

  공기는 모두가 동시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고 재료도 간단하고 귀여운 캐릭터와 다양한 색깔로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1년, 2년 이룰 때마다의 성취감과 탁탁 튕길 듯한 공기 안의 쇠 소리도 경쾌한 음악이 된다. 손놀림도 빨라지고 계산도 빨라져서 수학적인 사고를 늘리고 소근육을 발달시켜 머리가 좋아진다.

▲ 공기대회 대진표 ⓒ 김광선



예상치 못한 대회 결과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모두 남자아이들이 탔다는 사실에 놀랐다. 남자아이들은 역동적인 운동, 즉 축구나 야구, 달리기, 뜀틀 이런 거 할 때 몸을 던지며 자신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었는데 공기를 할 때도 역시 그랬다. 남자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딱지 모으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큐브 맞추기 등등 손을 가지고 놀이를 많이 했다. 또, 거침없이 도전하고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일이라면 주변 눈치 보지 않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모든 것들이 남성을 더 진취적이고 모험적이고 창의적으로 키우나보다.

 놀이 문화부터 바꾸어보면 어떨까? 남자아이들에게는 섬세하고 조용한 놀이를 가르쳐주고 여자아이들에게는 보다 역동적이고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놀이를 많이 하게 하자. 그러면, 좀 더 조화로운 여성과 남성으로 자라고 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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