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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탭은 큰 스마트폰... 아이패드는 달라"

[현장] 아이패드, 7개월 만에 한국 출시... "아이폰 경험과 큰 화면에 끌려"

등록|2010.11.30 16:00 수정|2016.10.31 10:39

▲ 아이패드 1호 개통자인 이준영(오른쪽)씨와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이 30일 런칭 행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김시연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처음 들고 나온 순간부터 이날만 손꼽아 기다렸어요."

애플 아이패드가 오랜 산고 끝에 11월 30일 오전 8시 한국에서 공식 출시됐다. 지난 1월 말 애플이 아이패드를 처음 선보인 때부터 11개월, 지난 4월 미국 첫 출시 후 7개월만이다. 기다림이 길었던 탓일까? 아이패드를 향한 '얼리아답터'들의 간절함은 오전 4시 30분부터 이어졌다. 

아이패드 예약자들, 오전 4시 반부터 기다려

이날 오전 8시 KT 아이패드 런칭 행사가 열린 광화문 올레스퀘어 앞에는 첫 예약자 40여 명이 줄지어 있었다. 날씨는 초겨울로 바뀌었지만 예약자들 열기 만큼은 두 달 전 아이폰4 출시 때 못지 않았다. 

"이곳에 오면서 이 게임만 상상했어요. 화면이 커지면 과연 어떻게 보일까?"

이른 아침부터 갓난아기를 안고 온 A씨 부부는 '소셜 게임' 마니아였다. 그동안 3.5인치짜리 아이폰4로 '위룰', '위팜', '위시티' 등으로 자신만의 왕국을 가꿔온 A씨 아내는 10인치 아이패드 화면 덕에 한눈에 들어오는 왕국 모습에 한마디로 "좋다"며 흐뭇해했다.

모바일 프로그램 개발 업무 때문에 구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폰인 '넥서스원'을 써왔다는 남편 A씨는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처럼 별개 단말기가 아니라 지금 쓰는 스마트폰을 확대한 것에 불과해 애초부터 마음에 없었다"면서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 첫 공개 때부터 이날만 기다렸는데 화면이 커지니까 신세계가 열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10인치는 다른 단말기... 갤럭시탭은 스마트폰 확대판 불과"

지난 17일 아이패드 1차수 예약자들 가운데 뽑힌 이날 런칭 행사 참석자들은 '얼리어답터'답게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이나 스마트폰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 많았고 대부분 아이폰을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 덕분에 이들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불거진 아이패드 휴대성이나 AS(애프터서비스), 요금 문제 등엔 비교적 관대했다. 대신 3.5~4인치 스마트폰 화면에서 느낄 수 없었던 10인치 화면이 주는 새로운 경험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새벽 4시 반부터 나와서 기다려 1호 개통 영광을 차지한 이준영(39)씨 역시 휴대폰 액세서리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난생 처음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게 된 이씨는 7인치짜리 갤럭시탭과 비교해 휴대하기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어차피 가방에 넣고 다니면 똑같다"고 일축했다.

직장 동료와 함께 아이패드를 구입한 박석원(29)씨는 오히려 10인치짜리 큰 화면을 장점으로 꼽았다. 박씨는 "아이폰을 써오면서 사용자 환경(UI)이 낯이 익고 터치감이 좋아 구매했다"면서 "회사 메일과 스케줄 관리 등 오피스 용도로 쓸 계획인데 그동안 스마트폰은 액정이 작아서 보기 불편했다"고 밝혔다.

3G-와이파이 32GB 모델을 구입한 김영민(35)씨가 일하는 온라인게임업체에서 13명 팀원 가운데 7명이 함께 아이패드를 예약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동안 애플 제품을 써봐서 아이패드를 손꼽아 기다렸다"면서 "화면이 커서 사용자 환경(인터페이스)이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내가 쓰려고 산건데 큰 화면 때문에 아이에게 빼앗길까 걱정되네요."

소아마비 때문에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행사장을 찾은
아철(38)씨는 92년 매킨토시로 첫 컴퓨터 생활을 시작한 애플 마니아였다. 초등학교 3학년인 자녀가 아빠 아이폰을 자꾸 빼앗아가 통화 기능만 없는 '아이팟 터치'에 어린이용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깔아 넘겨줬다는 아씨는 자칫 아이패드까지 아이에게 뺏길까 걱정이다.

그동안 MS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 환경에서만 돌아가는 액티브엑스 때문에 많은 불편을 겪었다는 아씨는 "아이폰 덕에 금융기관에서 앱들이 나와 불편이 많이 해소됐는데 아직 국가기관 홈페이지는 액티브엑스를 많이 써서 불편하다"면서 "아이패드를 계기로 많이 바뀌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아이패드 예약자들이 30일 아침 올레스퀘어에서 아이패드를 체험해 보고 있다. ⓒ 김시연


KT, 앱-와이파이 강조... "음성 통화는 필요없어"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이날 축사에서 "아이폰 1년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듯 아이패드도 새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면서 "오늘부터 콘텐츠 대량 소비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표 사장은 SK텔레콤에서 출시한 갤럭시탭을 의식해 와이파이존 4만 2천 개와 아이패드 전용 앱 2만 7천 개 등 '물량'을 앞세웠다. 표 사장은 "대부분 고객들이 이미 스마트폰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음성 통화 기능을 넣지 않고 3G(WCDMA) 데이터 전용 요금제를 만들었고, 와이파이 무제한으로 충분해 (3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만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KT는 유명 연예인들을 총동원해 아이패드 앱 소개에 초점을 맞췄다. '헬로 아이패드' 동영상에 아기를 안고 등장한 작곡가 주영훈 이윤미 부부는 KT 음악 앱 '도시락'과 유아 전용 앱 '올레유치원'을 자랑했고, 영화배우 김정은이 G마켓을, 개그맨 '왕비호' 윤형빈은 중앙일보, 매일경제, 연합뉴스, 한국경제 등 언론사 앱을 소개하기도 했다. 주영훈, 윤형빈, 오지호는 이날 직접 행사장을 찾기도 했다.  

와이파이 버전, 예약 없이 애플 매장서 바로 개통

한편 지난 27일 마감된 아이패드 사전 예약자는 6만 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이날 3G+와이파이 16GB 모델 전체(32GB 18차까지, 64GB 22차까지)를 시작으로 오는 3일까지 차례로 모두 개통할 수 있다. 다만 와이파이 전용 모델의 경우 KT에선 이날 1차수 예약자만 개통할 수 있지만 전국 애플 대리점에서 이날부터 바로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

아이패드 출시에 맞춰 평소보다 2시간 빨리 문을 연 애플 대리점 프리스비 명동점에도 이날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150~200명 정도가 찾아 아이패드를 개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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