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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재벌 2세의 '맷값 100만원'이 단신?

민언연, 11월 29일 저녁 방송 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1)

등록|2010.11.30 20:00 수정|2010.11.30 20:00
재벌2세가 50대 노동자를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맷값'이라며 한 대당 100만원을 준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8일 MBC <시사매거진2580> 보도에 따르면 SK가(家)의 최철원씨는 동서상운의 탱크로리 기사였던 유홍준(53)씨를 야구방망이로 구타한 뒤 이천만원을 건넸다고 한다.

2008년 화물연대에 가입한 유씨는 2009년 8월 동서상운이 최씨가 있는 M&M으로 인수합병되면서 고용승계 되지 않았다. 화물연대를 탈퇴하는 확인서에 유씨가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씨는 2009년 9월부터 SK본사에 면담을 요청하며 복직을 요구했고, SK는 복직이 아닌 '차량매각'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 액수가 차이가 커 유씨는 SK본사와 최태원 회장 자택 앞에서 면담을 요청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러던 지난 10월 유씨는 SK로부터 최철원씨가 있는 M&M과 차량매각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받고, M&M 사무실을 찾았다. 들어가면서부터 몸수색을 받은 유씨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폭행을 당했는데 최씨가 직접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로 구타했다고 한다. 최씨는 "한 대당 100만원이 맷값", "다음부터는 한 대당 삼백만원"이라고 말하며 유씨를 폭행한 뒤 이 천만원을 건넸다고 한다. 당시 7∼8명의 직원들이 함께 있었지만 아무도 최씨의 폭행을 말리지 않았다고 한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분노했고,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최철원의 구속을 청원하는 방'에는 2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최철원의 형사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는 'SK불매' 주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힘없는 노동자라는 이유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도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재벌2세의 반인륜적 행태를  KBS는 단신으로 처리했다.

KBS <"SK家 최철원, 폭행 후 2천만 원 건네"…수사 착수>(단신)
MBC <재벌 2세 '맷값'>(신은정 기자)
SBS <매 한 대에 100만원?>(임찬종 기자)

KBS는 단신 <"SK家 최철원, 폭행 후 2천만 원 건네"…수사 착수>에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자 한 물류업체의 전 대표인 최철원씨가 고용문제로 시위를 한 탱크로리 기사를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하고 '매 값'이라며 2천만 원을 건넸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짧게 전했다.

MBC <재벌 2세 '맷값'>(신은정 기자)은 사건의 경위를 자세하게 전한 뒤 "최 사장이 엎드리라고 했다", "한 대에 100만 원씩이다, 그러면서 야구방망이로 힘차게 내리쳤다"는 피해자의 증언을 전했다. 이어 "돈을 안 받아갔으면 모르는데 돈을 받아 갔다", "사실은 2천만 원어치 안 맞았다, 내가 볼 때는"이라는 M&M 임직원 인터뷰를 덧붙였다.

보도는 "재벌가 사람이 이번엔 야구방망이로 시민을 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며 "돈이면 다 해결된다 하는 것은 우리가 보기에는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라는 시민의 인터뷰를 싣고, "오늘 하루 2만 명이 넘는 누리꾼이 사람을 폭행하고도 돈만 주면 그만이라는 재벌가 자제들의 비뚤어진 특권의식을 이번에 바로잡아야 한다며, 최철원 씨의 구속을 촉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자를 불러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로 했다"며 "경찰은 유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최철원 전 M&M 대표를 직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하고, "파문이 확산되자 M&M 측은 조만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고 덧붙였다.

SBS <매 한 대에 100만원?>(임찬종 기자)은 "SK가의 재벌 2세 기업인이 사람을 마구 때리고 매 값이라며 돈을 줘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며 "한 대 맞을 때마다 1백만 원이라 했다는데, 참 기가 찰 노릇"이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사건의 경위와 함께 유씨의 주장, SK측의 주장을 전한 뒤 "경찰은 오늘(29일) 수사에 착수해 최씨의 폭행 혐의를 확인하고 조만간 최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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