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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3GS 배터리 비용문제, 미국보다 더 비싸?

등록|2010.12.02 15:25 수정|2010.12.02 15:25
아이폰이 국내에 소개된 지 1년 남짓 지났다. 그리고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아이폰의 디자인상, 서서히 배터리 지속시간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가 늘어날 시점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특성상 거의 매일 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1년이란 시간은 배터리의 용량을 확연히 줄이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애플의 제품에 대해 미디어들이 취하는 일관된 자세에는 어딘가 수상쩍은 부분도 발견된다. 한 미디어가 아이폰 3GS의 배터리 문제를 제기하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수백 개의 미디어들이 앞다퉈 같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는 것. 어쩌면 애플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에게 국한된 일인지도 모르지만,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미디어들의 일관된 행동에 의구심을 보내기도 한다. 때로는 삼성이라는 거대한 자금력의 경쟁자에게 의심의 눈초리가 향하기도 하고 말이다.

아이폰3GS출시 일 년을 맞은 아이폰, 문제제기들이 사용자를 더욱 당황스럽게 만든다. ⓒ 케이벤치


문제는 배터리의 용량은 부족한데, 국내에서는 29만 원을 지불하고 리퍼폰을 받아 사용해야 한다는 현실. '새제품'에 대한 인식이 남다른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애플의 이런 서비스 정책이 비상식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여기에 많은 미디어들이 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소비자들의 불신을 크게 증폭시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같은 방식의 서비스 대응은 일면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마음에 드는 아이폰 3GS를 앞으로도 고장 없이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충분한 사용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리퍼폰의 교체도 나쁘지 않은 선택. 테스트를 마치고 동작에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된 PCB에 새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케이스를 적용한 리퍼폰은 중고품보다는 새제품에 가깝다. 충분히 만족스럽게 사용한 제품이라면, 그동안의 각종 흠집, 그리고 계속 사용하는 데 따르는 고장 등의 위험을 줄이고, 처음 아이폰을 구매했을 때처럼 오랜 기간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다시 갖추는 셈이다.

그렇다 해서 애플의 서비스 정책이 옳다 하기에도 문제가 많다. 미국의 경우 80달러 수준에서 배터리만 교체할 수 있는데 비해, 국내에선 이런 서비스가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은 어떤 변명으로도 애플이 국내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 정책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게 만든다.

여기에 애플의 적극적이지 않은 대응 방식도 문제가 될법하다. 국내에서는 14만5천 원에 배터리와 후면 커버를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또 한번 볼멘 소리를 들어야 했던 것이 사실인데, 애플 코리아 박정훈 부장에 따르면 이번에 개시하는 배터리 교체 서비스는 14만5천 원에 배터리와 보드, 후면 커버를 모두 교체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전면의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모든 내부 구성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셈. 결과적으로 미국의 배터리 교체 서비스와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움에도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던 셈이다. 애플 코리아는 또, 상황에 따라 충분한 부품 수급이 어려울 경우 리퍼폰으로 준비된 물량을 바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아이폰 3GS 배터리 교체비용, 미국보다 더 비싸다?국내 소비자들은 "차별받고 있다"라는 인식을 바꿔줄 애플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케이벤치


따라서 아이폰 3GS 사용자들은 단순히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어느 쪽이 애지중지 아끼는 아이폰을 깨끗하고 고장 없이 더 오래 사용하는 방법인지 고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새폰과 진배없는 리퍼폰으로 교체하는 것이 그동안 만족스럽게 사용해온 아이폰을 계속 만족하며 사용하는 방법일 수도 있기 때문. 14만5천 원에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내부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도 또 하나의 선택이고 말이다.

반면 애플은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다시 한 번 재고해야 할 때이다. 14만5천 원에 배터리와 후면 커버, 보드까지 교체할 수 있다면, 더 적은 비용으로 배터리만 교체하는 것은 왜 안 되는 것일까? 국내 소비자들이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더욱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남다르다는 면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작은 정보조차도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를 휘감는 세상에서 국내 서비스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해외 사례가 퍼져 나가는 것을 차단할 수 없다면 말이다. 아직도 심정적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느낄 국내 소비자를 달래고, 그 차별의 느낌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a href="http://www.kbench.com" target="_blank"> 이 기사는 케이벤치에서 제공합니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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