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김상화 낙동강공동체 대표가 '하천공사시행계획 취소소송'(낙동강소송) 선고를 하루 앞두고 한 말이다. 4대강 정비사업 찬성·반대 측뿐만 아니라 정부 당국까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10일 부산지방법원으로 쏠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부산지법 306호 법정에서 '낙동강소송' 선고 공판이 열리기 때문이다. 낙동강소송은 '4대강사업위헌·위법심판을위한국민소송단'이 지난해 말 국토해양부장관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을 상대로 냈던 소송을 말하는데, 부산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첫 변론공판을 시작으로 7개월  동안 재판을 열어왔다.


국민소송단은 한강·영산강·금강에 대해서도 같은 소송을 냈는데,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홍도 부장판사)는 지난 3일 "한강사업'은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원고 측이 4대강 사업이 국가재정법과 하천법·환경영향평가법·문화재보호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지만, 위법하다고 인정할만한 절차상 하자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법적 하자가 없다고 밝혔던 것. 국민소송단은 항소 방침이다.

한강소송 원고 패소 판결이 난지 1주일만에 낙동강소송 선고가 내려지는 것이다. 국민소송단은 낙동강소송을 맡은 재판부는 한강소송을 맡았던 재판부와 다르게 재판진행을 해왔다고 보고 있다. 한강소송은 현장검증이 없었는데, 낙동강소송 재판부는 지난 4월 19일 현장검증을 하기도 했다.

차정인 교수·김상화 대표 "기도하는 마음이다"

부산지법에서 열린 변론 과정을 지켜본 부산대 법대 차정인 교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소송 판결과 영향을 받겠느냐는 질문에, 차 교수는 "재판부는 독립적이다, 한강소송 판결이 부당하다면 낙동강소송 판결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한강과 낙동강은 보와 준설 규모 등에 있어 다른 부분이 많고 상당히 차이가 있고, 식수 사용 문제도 다르다"고 말했다.

차정인 교수는 "재판부에 판단 자료가 충분히 확보되었다고 생각한다. 심리는 매우 깊이가 있었다. 전문가 견해도 들었다. 한강소송 재판부에서 채택하지 않았던 외국 전문가 견해도 낙동강소송 재판부는 청취했다.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김상화 낙동강공동체 대표는 "보와 준설, 수질문제는 낙동강은 한강과 다르다. 낙동강에 살고 있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태계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문형배 부장판사가 법리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국민 염원이나 걱정을 충분히 배려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재판부가 현장검증도 했기에 낙동강의 여러 특징을 잘 감안할 것이라 본다. 법적, 행정적으로 국가정책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면 불리하지만, 의지가 있는 재판관이라면, 중간에서 판단한다면 우리가 이긴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형배 부장판사, 10일 선고 때 누구 손 들어줄까?

정부는 4대강 사업은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일 한강소송 판결과 관련해, 국토해양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강사업과 관련해 법령 위반이나 절차상 하자가 없고 사업 내용에 있어서도 정당성과 객관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앞으로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4대강 본류사업을 내년까지 완수해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국가적 역량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판장인 문형배 부장판사는 함안보 현장 검증 당시 기자들이 소감을 물었지만 입을 다물었고, 7월 16일 공판 때 "자료를 보니 너무 어렵다, 머리에 쥐가 날 정도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낙동강소송의 결과를 짐작할 수 있는 어떠한 견해도 내놓지 않고 있는 문형배 부장판사가 10일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