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과 형님 예산은 노터치"... 사라진 민생예산
'형님예산'은 정부안보다 870억 늘어... 날치기 주역들, 지역구 예산 알차게 챙겨
▲ 8일 오후 한나라당이 2011년 예산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해 야당이 점거농성중인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본회의장앞 로텐더홀에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며 몸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4대강 예산과 '형님 예산'은 성역이었다. 부실 심사 끝에 8일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강행처리한 내년도 예산안 이야기다. 민주당이 9일 '형님 예산'을 집중 성토하고 나서는 등 '예산안 날치기'의 후폭풍이 거세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경북 포항남·울릉)의 '형님 예산'은 정부안보다 870억 원이 늘어났다.
반면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던 포항공대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 예산은 200억 원이 유지됐다.
4대강·형님 예산은 성역... "민생 예산, 4대강에 쓸어 넣었다"
반면 민주당이 6조7000억 원의 삭감을 요구해 왔던 4대강 사업 예산은 2700억 원을 줄이는 데 그쳤다. 삭감된 항목도 국토해양부의 하천정비사업(2000억 원), 농림수산식품부의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영산강 유역 하구둑 구조개선사업(450억 원) 환경부의 총인처리시설 설치 비용(250억 원) 등이었다. 4대강의 핵심인 보와 준설 예산은 단 한푼도 깎지 않았고 수자원공사에 대한 금융비용 지원비 2550억 원도 그대로 뒀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우리는 6조7000억의 4대강 예산을 삭감해서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안정, 무상급식, 대학생 등록금 지원, 사회 취약계층 복지지원, 농어민 지원 등에 사용하려고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4대강에 다 쓸어넣었다"며 "국민들이 2012년 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형님 예산'에 대한 성토도 쏟아졌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이번에도 형님예산이 1360억 원이나 반영돼 총 사업비 규모로 따지면 수조원에 이르는 예산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돼 있다"며 "민주당이 예산심사를 했다면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예산 등 포항 지역에 과도하게 배정된 형님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해 민생서민 예산으로 돌려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주영 예결특위 위원장(가운데)과 이종구, 구상찬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245호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날치기의 주역'으로 비판 받는 박희태 국회의장(경남 양산)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경남 마산)의 지역구 예산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장의 경우 정부안에도 없던 양산경찰서 파출소 신설과 덕천-양산 광역도로건설에 각각 19억 원과 99억 원을 받는 등 총 288억여 원의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이주영 의원의 경우 거제-마산 국도 사업에 정부안보다 50억이 늘어난 79억2200만 원, 마산자유무역지역 확대 조성 사업에 정부안보다 65억 원 늘어난 299억8900만 원을 배정 받았다. 또 정부안에는 없던 마창진 도시철도 건설에 10억 원, 마산지청 건설에 40억 원 등 총 1740억여 원의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우제창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박희태 의장은 지역사업에서 무려 144억 원을 더 챙겼고 이주영 의원은 정부안보다 455억 원을 더 챙겼다"며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주범들이 지역구 사업 대가를 챙긴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