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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의 원조이나 성지, 역시 원주구나!

주민 10%가 협동조합에 가입한 도시 원주에 가다

등록|2010.12.10 15:27 수정|2010.12.10 15:27
지난 4일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마을학교 수업과정으로 방문한 원주의 협동조합 탐방을 통해서, 원주는 협동조합의 원조 또는 성지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서울에서 2시간 30여 분을 달려서 원주 한살림에 도착한 일행 20명은 박준영 사무국장에게 한살림의 역사와 걸어온 길을 들었다. 1985년 소비자협동조합으로 시작된 한살림은 '한(함께, 하나) + 살림 = 살려낸다 혹은 산다' 즉 모든 생명을 함께 살려낸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한살림의 역사에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하다가 한때 광풍처럼 온 나라를 휩쓴 웰빙 바람을 타고 급성장을 하는 행운이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을 하고 준비한 한살림의 내공이 함께 이룬 시너지효과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기상이변에 따른 채솟값 폭등 때에도 한살림 같은 생협의 존재감이 또다시 부각되기도 했다.

▲ 원주노인생활협동조합 권용원 사무국장 ⓒ 오창균


국내 최초의 노인생협으로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아 노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수익사업을 하고 있는 식당 '만남의 집'으로 이동하여 소머리국밥과 시래기국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정갈하고 담백한 국밥이 지금도 생각날 만큼 맛있었다.

수익금 전액은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권용원 사무국장에게서는 협동조합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력만큼이나 노인의 권익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대단함이 느껴졌다. 노인생협이지만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포부도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

▲ 노인생협식당 '만남의 집' 수익금은 전액 노인 일자리에 쓰여진다. ⓒ 오창균


점심을 먹은 뱃속이 꺼지기도 전에 떡공장을 방문했다. 예비사회적기업 '행복한 시루봉'은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그들의 자립의 기회를 돕고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후~욱 거리는 열기와 떡향기가 몸을 휘감으며 달려든다.

변상훈 대표는 떡의 특성상 산화방지(맛)를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20도 정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방문한 날이 창업된 지 1년 된 날이라고 했다. 직원 13명이 '4-3교대(4일 일하고 3일 쉼)'로 일해야 하는 업종의 어려움 속에서도 창업초기(6개월)에 비해서 10배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올해 쌀 14톤을 소비했지만 내년에는 40톤을 예상한다고 한다. 떡의 95%는 원주지역(생협)에서 소비될 만큼 탄탄한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치킨 다음으로 외식 2위인 떡 산업에서 국내산 유기농산물만을 고집하는 '행복한 시루봉' 떡은 싸구려 수입재료를 앞세워 가격파괴로 달려들고 있는 재벌기업의 떡산업 진출이 전체 떡시장을 퇴보 시킬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 예비사회적기업 '행복한시루봉' 변상훈 대표. ⓒ 오창균


▲ 모든 떡재료는 국내산 친환경재료만을 사용한다. ⓒ 오창균


원주의료생협인 '밝음의원'과 '밝음한의원'은 양·한방 공동진료를 하는 곳이다. 최혁진 원주의료생협 전무이사는 이날 이사를 하는 관계로 일행과의 면담을 할 수 없었지만 며칠 후, 마을학교 강좌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다.

의료기관에 대한 맹신과 불신이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대안으로서의 의료생협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원주의료생협에서는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우리(We) 모두가 나서 공정한 복지(Welfare)와 교육(Education)의 기회를 제공해 삶의 출발(Start)을 돕는 주민운동인 위스타트(We-Start)를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 의료생협 밝음의원은 과잉진료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신종플루 백신 접종 가격이 일반 병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 오창균


밝음의원이 입주한 같은 건물 5층 요양보호사 교육원으로 자리을 옮겨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김선기 사무국장에게 원주지역의 협동조합 현황과 네트워크 구성에 대한 해법과 과제 등에 대한 강좌를 들었다. 원주지역 주민의 10%가 협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 변혁의 중심에 원주의 협동조합이 있음이 은근히 부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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