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로 충치예방? 하루 10통은 씹어야"
[서평] 류성용의 <치과의 비밀>... 임플란트, 최후의 순간에만 선택하라
▲ <치과의 비밀> ⓒ 페이퍼로드
그렇지만 하나에 150만 원 하는 비용을 두 개나 치료하는 일이 좀 부담스러웠다. 딱히 치과보험도 들어놓지 않던 상태였으니 더 마음이 복잡했다. 하지만 그것을 방치해 놓으면 풍치가 생겨 다른 이빨까지도 망가트릴 수 있다고 했다. 하여 카드 분할 납부로 계산하고 치료를 받았다. 이제 3개월 뒤면 뿌리 박은 심 위로 임플란트를 덧씌울 일만 남았다.
적어도 나는 임플란트만 하면 모든 게 끝인 줄만 알았다. 그것만 해 넣으면 앞으로 죽을 때까지 걱정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류성용의 <치과의 비밀>(페이퍼로드)을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저자에 따르면 임플란트를 해도 이빨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그것도 빼내야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치주인대가 있는 자연치아가 어떻게 망가졌어도 그것은 임플란트보다 몇 백배는 낫다고 추천한다. 다시 말해 임플란트는 최후의 선택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치아를 살려내기 위한 이러한 노력은 치과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임플란트수술보다 훨씬 어렵고 고단한 과정일 수도 있지만, 자연 치아를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임플란트는 어디까지나 마지막 치료선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몸의 소중한 보석인 자연치아, 자연치아를 살리기 위해서는 비록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지언정 환자분들도 치과의사들도 너무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141쪽)
이 책을 보면 치과에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알 수 있다. 그 어떤 잇몸약도 결코 잇몸을 보호할 수는 없다는 것, 자일리톨 껌으로 충치를 예방하려면 하루에 10통 이상은 씹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렸을 적 갑작스런 사고로 이빨이 빠졌을 경우 30분 이내에 빠진 이를 치과로 가져가면 원상복귀가 된다는 것, 밥을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텔레비전 앞에다 밥을 놓고 긴 시간 먹이는 것도 충치를 만들어내는 지름길이라고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임신과 출산으로 여자들의 치아가 망가지는 이유는 뭘까? 내 아내도 출산 후 3 개월 가량은 목욕도 안했고, 칫솔질도 거의 안 한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은 이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잘못된 속설 때문이었다. 출산 직후 칫솔질을 하면 이빨이 다 망가질 수 있다는 '설'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미지근한 물이라도 칫솔질을 열심히 해 주는 게 구강청결과 치아 건강을 위해 더욱 좋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동의를 구하는 것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다. 이른바 치과의료비에 관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치과에 관한 건강보험 적용이 암이나 난치병과 같이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고 한다.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관리만 하면 치과 질병들은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나 갑작스런 경우로 인해 이빨이 빠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것은 예방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개인의 게으름 때문에 악화된 치과 질환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의 공공성에도 위배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253쪽)
물론 우리나라의 치과의료비는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훨씬 나은 수준이라고 한다. 그리고 좋은 소식은 2009년 12월부터 청소년들의 치아 실란트(치아 홈메우기)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고, 2012년부터는 75세 이상 노인들의 틀니, 그리고 2013년부터는 스케일링까지 전면 건강보험급여 대상이 된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 의료보험제도에 국민들의 의지 반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을 뒤 치아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비결은 오직 이것이다. 매일매일 이빨을 잘 닦아 주는 것, 6~12개월 사이에 적어도 스케일링을 해 주는 것, 그것 밖에 달리 길이 없다. 이는 임플란트가 영구적인 것이라 믿고 있었던 내게도 적용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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