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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감북 지구 보금자리주택, 문제 많습니다

감일.감북지구 보금자리 주택...인구 8만 5천명 들어서는데 1년 4개월밖에 안걸려?

등록|2010.12.22 15:49 수정|2010.12.27 09:09
정부에서는 금년 2월 22일 하남 감일동 부근에 1만 2천 907호 규모의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8개월 만인 11월 15일에 사실상 인·허가라고 할 수 있는 지구 계획 승인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약 일주일 후인 11월 23일, 감일지구에 접한 감북지구에 2차로 1만 9천 720호의 하남 감북지구 보금자리 주택건설을 발표하였다.

두 지구를 합치면 3만 2천 627호에 약 8만 5천 명의 인구가 들어선다. 속초시, 남원시 인구와 비슷한 도시가 하나 건설되는 셈이다.

사업 추진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근에 건설되는 위례신도시의 경우 4만 6천호에 11만 5천 명의 인구가 들어선다. 2005년 8월 31일 최초 계획을 발표하고 주민 의견 수렴 등 각종 협의를 거치는데 무려 4년 2개월이 걸렸다. 그런 협의 결과 철도·건설 등 23가지 교통 기반시설 건설에 약 4조 이상의 사업비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보금자리 주택인 하남 감일 지구의 경우 최초 발표한지 약 8개월만에 모든 계획을 확정 짓고, 바로 연접한 지역에 일주일 만에 감북지구 건설계획을 2차로 발표한 것이다. 2차 발표지역 역시 약 8개월만에 계획을 확정짓는다면 8만 5천 여명이 거주하게될 도시를 건설하는데 1년 4개월밖에 안 걸린 것이다. 위례신도시 건설계획과 너무 대비 되는 부분이다.

행정 처리를 빨리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큰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빨리 빨리 처리하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바쁘게 추진하다 보니 제대로 된 교통대책이 만들어질 수 없다.

광역 교통대책 마련 안돼...극심한 불편예상

광역교통개선 대책이라고 확정된 감일지구의 교통 처리계획을 보면, 서하남 IC에서 송파강동 쪽으로 진입하는 도로 확장 등 4개 사업에 총 1400억 정도를 투자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주변 도로 정비에 불과한 미봉적 교통대책이다. 대중교통 이용시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입주민들은 승용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감일·감북지구는 행정구역상 대부분이 하남시 지역이지만, 교통의 흐름이나 생활권의 대부분이 송파구 또는 강동구나 다름 없다. 특히 교통전문가 예측에 의하면 하루에 약 7만 7천대의 새로운 교통수요가 발생 할 것이라고 하는 데, 대부분이 서남권인 잠실지역이나 강남구 방향으로 이용하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만일 이런 식으로 2015년 경 주택 건설이 완료 될 경우 감일·감북지구에서 발생하는 교통량 5~6만대(이용차량의 80%정도)와 위례신도시에서 발생하는 약 12만 대의 자동차, 거여마천 뉴타운에서 추가 발생하는 자동차 약 2만 대, 곧 입주하게 되는 마천임대 주택에서 발생하는 약 4천 대의 등 송파구 남동부 지역에서 추가로 발생하게 될 교통량이 약 20만대.

이 차량 대부분이 새로 건설되는 제2롯데 방향으로 몰려들게 되면 거여동길. 위례성길, 송파대로, 올림픽로, 올림픽대로 등의 송파구 교통상황은 최악이 될 것이다. 송파구의회 의원 전원이 지난 12월 16일 본회의에서 광역적인 교통 개선 대책을 수립해 줄것을 건의하는 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제동을 걸었다.

송파구 의회에서 건의한 광역 교통개선 대책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대중교통 개선 대책 확충을 위해서 지하철 9호선을 동북고교에서 분기하여
          보금자리주택 단지내로 연결해 주고

두번째, 단지 서남쪽(강남구 방향)으로 이동하는 차량을 위해서 보금자리 주택 북측
          신설 IC에서 우남로나 성남 외곽순환도로로 연결되는 도로 신설을 건의하고

세번째, 강동대로와 천호대로 축 기능 강화를 위해 천호대로는 서울세종간 건설예정인
          제 2 경부 고속도로와 접속시켜 새로운 IC를 만들어 주고, 강동대로는 교차로를
          입체화 하는 등 도로 기능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광역교통개선 건의 도면송파구 의회에서 건의한 광역교통개선 내용을 도면에 표시 ⓒ 양동정


대규모 도시 건설사업, 이 실적 쌓기 명분되지 않기를

특히 감일지구와 감북지구는 바로 연접해 있는 데도 1차 2차로 나누어 발표하여 추진하는 것은 단지를 소규모화 해 기반시설을 적게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보금자리 주택 건설 특별법이 해당지역이나 사실상 피해를 떠 안게 되는 인접의 기초 자치단체 주민들의 의견 수렴절차가 거의 없이 간소화 됐다는 점이다. 광역 자치 단체와의 협의 마져도 국토해양부에서 운영하는 보금자리주택통합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협의를 마친것으로 간주해 실질적 피해가 잇는 지방자치 단체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

보금 자리 주택건설 추진이 이런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데도, 행여 건설 실적을 올리기 위해 기반시설 없이 대량으로 건설하는 것은 문제다. 지난 어느 정부 시절에 전세난을 극복한다고 주차장도 없이 마구잡이로 반 지하까지 주택을 건설, 다가구(세대) 주택이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도시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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