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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들, 공연장에 사진 찍으러 오셨나요?

화순군의회 의장 등 일부 의원, 행사 공연도중 기념사진 촬영 '빈축'

등록|2010.12.21 10:17 수정|2010.12.21 10:17

▲ 조유송 화순군의장이 공연을 막 끝낸 팀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다음 공연팀이 무대 위로 오르고 있다. ⓒ 박미경



화순군의회 일부 의원들이 공연행사 도중 공연자들과 단체기념사진 찍기에 열중, 빈축을 샀다. 의원들의 기념사진 촬영으로 인해 공연의 맥이 끊기면서 행사장이 어수선해졌지만 의원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모든 공연이 끝날 때까지 대부분의 팀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난 16일 화순군민회관에서는 화순군생활개선회 회원들이 한해 동안 '생활개선회 활성화사업'을 통해 배우고 익힌 솜씨를 자랑하는 한사랑어울림잔치가 열렸다.

생활개선회는 농촌생활을 보다 탄력있고 유익하게 만들기 위해 각종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익히고 보급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여성농민 '학습단체'다. 화순의 경우 농업기술센터에서 이 단체를 관리했는데, 이날 공연한 내용들도 활성화사업을 통해 익힌 솜씨들이다.

특히 이날 행사는 '어머니와 함께'라는 주제로 열리면서 회원들뿐 아니라 회원들의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지역 어르신들이 함께 했다. 회원들은 그동안 배우고 익힌 방송댄스와 한춤, 진도북춤, 사물놀이 등의 솜씨를 선보였다.

▲ 군의원들의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다음 공연팀은 무대에 올라 사진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 박미경


▲ 의원들의 기념사진 촬영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다음 공연팀이 무대에 올랐다가 한쪽으로 자리를 비킨 후 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 박미경



의원들의 기념사진 촬영은 개회식에 이어 첫 공연이 끝나면서 부터 시작됐다. 첫 순서로 이양면 회원들이 모듬북 공연을 마치고 내려오자 조유송 의장은 "기념사진을 찍자"며 공연자들을 불러 모았다. 이양면은 조유송 의장의 지역구다.

이에 회원들은 자리로 돌아가려다 말고 조 의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무대 앞으로 모였다. 다음 공연팀은 무대에 오른 채 사진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후 화순읍의 방송댄스 공연이 이어졌고 조 의장은 개회식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 이선 부의장과 최영호 운영위원장, 문행주 총무위원장 등 동료의원들에게도 함께 사진촬영할 것을 권했다.

이들 의원들의 기념사진 촬영은 춘양면과 도곡면 등 모든 공연이 끝날 때까지 계속됐고, 다음 공연팀은 의원들의 사진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다. 일부 공연자들은 자리로 돌아갔다가 의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다시 무대 앞으로 불려 나오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공연의 맥이 중간중간 끊기면서 행사진행자나 관객 등으로부터 볼멘소리들이 터져 나왔지만 감히 의원들의 사진촬영을 막지는 못했다.

이날 의원들의 모습은 회원들을 격려하기보다는 기념사진촬영을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했다. 생활개선회  관계자도 "해마다 어울림잔치를 열어 왔지만 의원들의 공연중간 기념촬영으로 인해 행사의 맥이 끊기기는 처음이고, 어느 공연에서도 공연 중간중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며 혀를 찼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디지탈화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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