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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시민사회, 한미FTA 전면폐기 위해 손잡다

'국회의원 시국회의'·'한미FTA저지 범국본' 협력 약속... 1~2월 공동 활동 계획

등록|2010.12.21 13:27 수정|2010.12.21 13:27

▲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한미FTA 전면폐기를 위한 국회의원 시국회의가 21일 연석회의를 갖고 한미FTA 폐기를 위해 1~2월 공동행보를 펼치기로 했다. ⓒ 이경태



한미FTA 전면 폐기를 향해 야권과 시민사회가 첫 공동행보를 내딛었다.
  지난 2006년 3월 300여개 시민단체로 결성됐던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와 지난 7일 확대·개편된 '한미FTA 전면폐기를 위한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국회의원 시국회의)'가 21일 오전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소회의실에서 만났다.
정부가 한미FTA 재협정 비준동의안을 내년 1월 국회에 상정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야권과 시민사회가 '선공(先攻)'을 취한 셈.

이들은 이날 ▲ 투자자-국가 분쟁절차제도(ISD) ▲네거티브리스트 방식의 서비스 개방 ▲ 개방조치 후퇴방지 조항 등을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지적하고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국제 경제 상황도 반영치 못한 재협정안 폐기를 강하게 주장했다.

또 ▲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해임 ▲ 한미FTA 협정안 폐기 등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동선언보다 주목되는 것은 17대 국회 이후 일종의 '휴지기(休止期) 상태'에 있던 '국회의원 시국회의'와 '범국본'이 다시 활동을 재개하고 이날 서로 간의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지난 2008년 협상 원안이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될 때보다 재협상 이후 한미FTA에 대한 대국민 여론이 그리 좋지 않고 특히 한나라당이 새해예산안 날치기 등으로 한미FTA 재협정 비준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단 점에서 야권과 시민사회의 공동전선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또 외교통상위원장인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한 22명의 의원들이 최근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을 결성, "물리력을 동원한 의사진행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비준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머릿수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 것도 이러한 기대의 이유 중 하나다.

"한미FTA 폐기 공감 의원 대상 시국회의 참여 독려"


'국회의원 시국회의'와 '범국본'은 이날 이 같은 상황을 '한미FTA 전면 폐기'로 이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 한미FTA 재협정안 국회 비준 저지 ▲ 한미FTA 원안 및 재협정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 ▲ 한미 FTA 협정안 폐기 등을 공동목표로 삼았다.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5일 오전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한미FTA 재협상 결과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자료 사진) ⓒ 권우성


이에 따라 이들은 1월 초 한미FTA 협상에 대한 국회-시민사회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그 달 중순에 한미FTA 협상 원안 및 재협정안에 대한 평가 토론회를 공동 주최할 예정이다. 또 오는 2월에 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주최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아울러, 1~2월에 한미 양국 의원과 시민사회노동단체가 교차로 양국을 방문, 한미FTA 전면 폐기에 대한 입장을 공유하고 공동성명 등 공동의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또 범국본의 정책위원회의 자문을 얻어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책자문단을 구성하고 시국회의 대표단과 간사단, 범국본 집행위원회와 정책위원회를 결합한 집행조정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아울러 다른 정당, 시민사회단체와도 현재 야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2011예산 날치기 처리에 대한 공동대응체계(기구)'를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17대 국회 당시 '한미FTA 졸속비준 반대를 위한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로 활동하다 지난 7일 지금의 모습으로 전환된 '국회의원 시국회의'의 규모도 이달 중으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국회의원 시국회의'에는 유선호·최인기·정동영(민주당), 강기갑·권영길(민주노동당), 김낙성(자유선진당), 조승수(진보신당) 등 6명의 공동대표를 포함, 총 43인의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유선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미FTA 폐기에 공감하는 의원들 모두를 대상으로 시국회의의 문호를 열 것"이라며 '국회의원 시국회의'를 중심으로 원내에서 한미FTA 폐기 여론을 일으킬 것을 시사했다. 그는 또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1월에 제출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국회의가 중심이 돼 원내활동을 이끌고 이달 중으로 의원들의 시국회의 참여를 독려하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국회의원 시국회의'가 '야5당 연대'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미FTA와 관련한 야당 간의 연대체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반대로 국회 내 한미FTA 특위가 설치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국회의를 중심으로 한미FTA 폐기 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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