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영국 정부가 가장 성공한 정책은 '최저임금제'

[해외리포트] 지난 30년간 정책들 가운데... 전문가 150명 평가 결과

등록|2010.12.24 16:18 수정|2010.12.24 16:18

▲ 정부 정책중 최저임금제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보도한 BBC방송 홈페이지. ⓒ BBC


영국의 최저임금제도가 정책전문가들에 의한 평가에서 지난 30년간의 수많은 정부정책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 정치연구학회(UK Political Studies Association) 회원 150명으로부터 얻은 평가결과이다.

조사 내용은 1980년 이후 정부에 의해 취해진 정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데 대한 응답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정책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서는, 사회적 영향이 지속적으로 차지하였는지 여부와 정치적 관심과 사회-경제적 상황에 대한 적절성이다.

최저임금제를 선두로 지방자치에 의한 권력이양, 민영화, 슈어스타트(Sure Start), 인간권리법(Human Rights Act), 영국은행의 독립, 유럽통합, 무역연합개혁과 흡연금지 등이 1980년 이후 정부에 의한 가장 성공적인 정책들로 평가받았다.

노조교섭력 약화가 최저임금제 도입 배경

영국의 최저임금제는 지난 1997년 총선에서 노동당 토니 블레어의 핵심 선거공약으로, 98년 최저임금법이 제정되고 99년 4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그러나 최저임금제가 각 사업장에서 인력 감축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와 당시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시행되어 오고 있다.

최저임금제 도입 당시 연령별 최저임금 수준은 21세 이상 성인의 경우 시간당 £3.60, 18-21세는 £3.0였다. 2010년 현재 21세 이상 성인의 최저임금은 £5.93, 18-20세는 £4.92로 높아졌다. 또한 19세 이상 견습기간에도 시간당 £2.50가 적용되어 실시되고 있다.

또한 2004년부터는 18세 이하 16-17세 연령의 최저임금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3.57에서 £3.64로 높아졌다. 최저임금의 상승 비율은 저임금지불위원회(The Low Pay Commission)에 의해 검토 승인되어 매년 10월 1일에 적용된다.

최저임금제가 도입되기 이전인 1980년대 초 영국은 많은 산업 분야에서 집단교섭이 중단되었고, 결과적으로 어떤 사업장의 경우 임금지불이 최저임금생활 수준이라 여겨졌던 것보다 낮게 지불되는 상황이었다.

또한 서비스 산업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저임금에 가장 취약했고, 지난 수 십년동안 직종별 노동조합원이 감소돼 노조 교섭력을 약화시켜왔다. 이같은 상황이 노동당의 최저임금정책 도입에 대한 여러 이유들 가운데 첫번째였다.

▲ ※ 2010년 £5.93는 한화로 대략 10,670여원 정도 ⓒ 김용수


정부, 내년부터 최저임금 위반업체 공표키로 

최저임금제도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시간당 지불받기로 되어있는 임금의 기준선이다. 따라서 영국내의 모든 사업장에서 의무교육기간이 지난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이하로 지불되지 않도록 법적인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모든 사업장 고용주들은 최저임금 수준을 고려하여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주가 최저임금 이하로 임금을 지불하는 경우 관련기관(the Pay and Work Rights)에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정부는 또한 내년 1월부터 법을 위반하는 고용주를 공표키로 하는 등 모든 사업장에서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고용주들과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고용주는 위법정도에 따라 기업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 자료: 저임금지불위원회 보고서, 2010 ⓒ 김용수


도입당시 반대했던 보수당도 "성공적이다"

제도 도입 당시 최저임금제도는 부가적인 기업비용과 실업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보수당의 반대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역시 최근 BBC 방송에서 "최저임금제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정책이며 최저임금제도가 실업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을 만큼 오늘날 영국의 최저임금제도는 보수당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정책으로 정착되었다.

지난 3월 의회에 제출된 저임금지불위원회의 최저임금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소득분배의 근저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도입당시 보수당의 우려와는 다르게 최저임금제도가 고용, 일자리, 실업에 있어 전체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꾸로, 최저임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2003-2004년과 2004-2005년에 일자리 수가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최저임금이 가장 많이 오른 2009년에도 실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과 당시 다수당인 노동당의 찬성으로 도입된 영국의 최저임금제도는 오늘날 논쟁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영국의 산업현장에서 고용의 이정표로 여겨지고 있다.

이전 노동당 정부의 교통비서관이자 현 정부기관의 디렉터인 로드 아도니스는 BBC방송에서 이번 정책평가에서 높은 순위에 나타난 정책들의 공통적인 현상은 "정부가 정책추구에 전념하여 효력을 발휘했으며 급하게 추진되기 보다는 조심성있게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예로 도로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과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비록 아주 더디게 이루어졌지만, 이와같이 지난 30년 동안 실제적인 발전을 이루었던 다른 영역들 역시 오랜 정책준비와 실행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잊지 말것을 당부하였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