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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충남인상 반납, 제정 이래 처음

태안서 5년만에 수상자 배출했지만 일부 비난여론에 자진반납

등록|2010.12.24 15:36 수정|2010.12.24 15:37

자랑스런 충남인상을 자진 반납한 김혜란 전 연합회 차장유류피해 조기극복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자랑스런 충남인상으로 선정된 김혜란 전 연합회 차장이 24일 수상을 자진반납하는 의사를 충남도에 전달했다. 최근 태안군에서는 김씨의 수상을 두고 비난하는 글과 긍정하는 글이 군청홈페이지에 게재되면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 김동이




5년 만에 태안에서 '자랑스런 충남인상' 수상자가 배출됐지만 일부 비난여론을 견디지 못해 자진 반납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충남도는 지난 22일 선정위원회를 열고 2010년 자랑스런 충남인상 수상자로 김혜란 전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이하 '연합회') 사무차장을 비롯한 4명을 선정했다.

충남도는 김씨 선정 배경에 대해 2007년 서해안 유류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주민피해 배·보상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며 유류피해 조기 극복하는 데 일조한 공로를 인정해 사회봉사분야 수상자로 결정했다.

김씨는 유류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초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정부를 상대로도 특별법 제정의 뜻을 굽히지 않았으며, 각종 방송과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해 피해주민의 실상과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알렸다. 태안군이 제 모습을 되찾고 유류피해를 조기 극복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서 온 것.

하지만, 일부 주민과 연합회에서 충남인상 수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히, 김씨가 몸담아왔던 연합회측에서는 수상의 부당함과 도와 군 행정의 병폐를 알리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씨가 ▲ 유급으로 근무했다는 점 ▲ 현 군수의 보은성 수상이라는 점 등을 들어 김씨에게 충남인상 수상을 거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연합회의 경우 지난 23일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 회원일동 명의로 '충남인상 선정과 관련 우리의 입장'이라는 게시글을 통해 ▲유급근무 ▲정치적 대가 등을 비판하며 "태안군민의 화합으로까지 승화될 마땅한 인물로 적임자를 재선정함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난여론과는 달리 일각에서는 "기름유출사고 당시 밤을 낮삼아 고생한 대가"라며 "태안을 대표해서 받는 상인만큼 축하해줘야 한다"는 긍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수상을 반기는 한 주민은 "그래서 수상자가 결정되기 전인 11월 24일부터 30일까지 도청 홈페이지에 수상후보자에 대한 공적을 게시하고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는데 당시에는 아무 말도 없다가 수상자로 선정되고 나서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5년만에 수상자가 나왔다는데 축하해 줄 일이지 비난해서 좋을 건 없다, 충남도에서도 앞으로 태안주민들을 선정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비난과 긍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가장 힘들어하고 있는 이는 바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혜란씨. 김씨는 수상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상에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유류피해 극복을 위해 한 길을 걸어왔을 뿐인데 이처럼 비난의 대상이 될 줄 몰랐고 속이 상하고 회의를 느낀다. 더군다나 그동안 함께 일하며 한솥밥을 먹었던 연합회에서 그럴 줄은 생각도 못했고, (반발하지 않는)다른 위원장님들께는 죄송할 따름이다"

김씨는 24일 충남도에 충남인상 수상을 반납하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충남도 관계자는 "몇 명이 이의를 제기했다고 해서 수상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고 본인 의사가 중요한데 김씨가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비쳐와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며 "김씨의 수상이 취소된다고 해도 추가 선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1995년 제정) 충남인상을 반납한 사례는 한번도 없었고, 수상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한 적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랑스런 충남인상'은 각 분야에서 충남의 지역발전과 명예를 드높인 주민들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1995년부터 수여해 온 충남도 최고 상이며, 올해까지 모두 146명이, 태안에서는 김씨 이전까지 9명이 수상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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