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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개혁진영판 슈퍼스타K'... 국민 위해 합당하라

[주장]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이 보다 전향적으로 합당 논의해야

등록|2010.12.30 18:26 수정|2010.12.30 18:26

진보개혁진영판 슈퍼스타K시민회의 창립대회에 야3당의 쟁쟁한 정치인들이 참가했다. ⓒ 시민회의


'진보개혁진영판 슈퍼스타K'가 드디어 닻을 올렸다.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시민회의)'가 29일 밤 서울 명동 YWCA 대강당에서 창립대회를 열었다. 진보통합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이 함께하자는 게 주된 내용이다.

국민참여당 주권당원의 입장에서 국민참여당을 중심으로 볼 때 어느 쪽의 선택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참여당의 깃발을 내세운 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쉽사리 포기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렇다고 시민 사회가 포함된 연대의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어렵다. 참여하지 않을 경우 국민참여당이 중도와 진보 진영 사이에서 포위되고 마침내 고립되는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시민의 뜻에 날을 세우는 정당이라는 좋지 못한 이미지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닻 올린 '진보개혁진영판 슈퍼스타K'... 국민 위해 연대하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합당에 대한 논의는 야3당이 아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각자의 깃발을 들고 나서면 정말 좋겠으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이 그렇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실정으로 인해 차기 정권을 잡기를 고대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당연히 자신들의 차례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과히 틀린 말이 아니요, 현실성 없는 이야기도 결코 아니다.

지지층을 간단히 지분으로 표현하면 한나라당은 35%, 민주당은 30%다. 국민참여당을 비롯한 야3당의 지지층은 다 합쳐도 나머지 35%에 미치지 못한다. 어느 누구도 지지하지 않고 판을 살피는 부동층이 있어서다. 그래서 야3당의 순수 정당 지지율은 각각 5%를 넘기기 쉽지 않다. 솔직히 말해 민주노동당은 몰라도 진보신당과 국민참여당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국민에게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야권 연대는 정치권 최대의 히트상품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조기에 '리콜 사태'를 맞이한 불량품이기도 했다. 재주는 야3당이 부리고 이익은 민주당이 다 챙겼다.

각자의 노선을 지키며 선거에서 힘을 모으는 야권 연대가 가장 이상적인 방법임에는 틀림 없다. 그러나 야3당 지도부나 당원들이 꿈꾸는 것처럼 야권 연대가 잘 이루어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그야말로 꿈에 불과하다. 민주당의 민낯은 7.28 재보궐선거에서 환하게 드러났다.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 속에서 야3당은 들러리에 불과했다. 덕분에 어렵게 빼앗아 온 정국 주도권도 한나라당에게 갖다 바쳤다.

더 규모가 큰 2012년 총선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 오히려 심하면 더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야3당을 대상으로 각각 국회의원 후보 자리 몇 개 던져주고 만족하라는 제안이 올 게 뻔하다.

무엇보다 민주당 스스로 야권 연대의 의지가 있더라도 조정이 쉽지 않다. 민주당 내에는 정치 예비군들이 득실득실하다. 지역위원회마다 솔로몬이 있지 않은 이상 민주당 내부의 '교통 정리'도 쉽지 않다.

CHANGE! 2012시민회의는 2012년 정권 교체를 목표로 진보통합정당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 시민회의



국민참여당은 시민회의의 이번 제안을 두 가지 측면에서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민참여당은 중도 진보 정당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보수 또는 중도 개혁당으로 보기도 하지만 어쨌든 대한민국이 우편향 사회임을 감안할 때 진보 진영에 발 하나는 담구고 있는 게 확실하다. 그런 국민참여당에게 시민 사회와 진보 진영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른 면에서는 민주당을 뺀 연합이라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한 마디로 기득권을 깨고 정치판을 재편하자는 의미다. 그렇다면 1:1의 구도가 아닌 1:1:1의 구도를 만들 수 있다. 보수·중도·진보로 나눠 유권자들의 선택을 넓힐 수 있다. 기득권의 한 축인 한나라당의 35%는 건드리기 쉽지 않으니 기득권의 다른 한 축인 민주당의 30%와 나머지 35%를 흔들어보자는 제안이다. 실제로 민주당의 30% 지지층은 한나라당처럼 기반이 탄탄하지는 않다.

진보통합정당, 충분히 가능하고 국민에게 이롭다

개인적으로 1:1:1의 구도를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왔다. 이게 야3당이 민주당과 연대 논의를 할 때도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연대를 하더라도 엇비슷한 균형은 만들어야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 전체의 후보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일부 지역에서 연대가 잘 안 된다면 진보통합정당 후보가 중도 사퇴 없이 그냥 붙는 시나리오도 얼마든지 강행해 볼 수 있다. 몸집이 커져서 부릴 수 있는 배짱이다.

내가 만나본 야3당 관계자들은 진보통합정당 출범에 큰 의문을 제기하거나 반대의 입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아주 현실적인 판단이자 많은 당원들의 솔직한 마음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다 전향적으로 생각한다면 합당 논의가 아주 터무니없지는 않다. 야3당은 적어도 말은 통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고 쟁점에 대한 조정이 충분히 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이념이라도 국회에 들어가서 실현하지 못하면 쓸모없는 탁상공론이 된다. 각개 격파를 당하느냐 아니면 모여서 일단 의석수를 확보하느냐 하는 문제는 온전히 야3당의 선택에 달렸다. 진보통합정당이 차기 총선에서 20석 이상을 얻어 원내 교섭단체만 되더라도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회와 정부가 훨씬 건전해질 것이다. 국회의원이 싸움보다는 일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만큼 국민의 삶이 나아질 거라는 얘기다.

각자의 꿈을 잠시 접어두고 큰 그림을 그리는 게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2012년 총선과 대선만을 노린 일시적인 합당이라도 그 자체는 한국정치 지형에 큰 변화를 줄 것이 분명하다. 더 강한 연대가 효과도 더 크다.
덧붙이는 글 이호영 기자는 국민참여당 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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