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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하루 된 토끼, 인사드리옵니다

[사진] 신묘년(辛卯年) 새해, 토끼처럼 총명해지세요

등록|2010.12.31 20:47 수정|2010.12.31 21:27

신묘년"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아가 토끼 세배 올립니다." ⓒ 박병춘


저는 태어난 지 하루 된 아기 토끼랍니다. 신묘년(辛卯年) 토끼해를 맞아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드립니다. 열두 종류 동물마다 고유하고 독특한 의미가 있는데, 저에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온순하고 총명하답니다. 저는 행동이 날쌔고 털은 부드러우며 많은 사람들이 귀여운 동물이라고 아껴주십니다. 그리고 겁은 좀 많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도 꼭 기억해주세요^^

신묘년"제 꿈을 꾸시면 승진한대요. 제 꿈 많이 꿔 주세요~" ⓒ 박병춘


<토끼전>은 여러분들에게 잘 알려진 우화소설이지요? 제 간을 구해오라는 용왕의 명을 받은 자라가 감언이설로 저를 유혹하는 바람에 용궁에 내려갔어더랬죠. 그때 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뻔했지만... '내 간을 노리는 자가 많다'고 속여 위기를 모면했답니다. 이쯤 되면 제가 얼마나 총명한지 잘 아시겠죠?

신묘년"새해에는 먹을 것도 많이많이 드시고 화목하게 잘 지내세요~" ⓒ 박병춘


그런데 한 가지 반성하고 싶어요.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토끼는 거북이의 느린 걸음을 믿고 잠을 자다가 거북이에게 경주에서 졌지요. 아무리 빨라도 게으르면 패배한다는 교훈을 통해서 저는 더 이상 자만하지 않고 깡충깡충 잘 뛰어 다닌답니다. 

신묘년"새해에는 더 보드랍고 순수하게 하시는 일 다 잘 되시길 바랍니다." ⓒ 박병춘


신묘년"새해에는 소망하시는 일 모두 잘 이루시길 바랍니다." ⓒ 박병춘


그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달나라에 가서 방아를 찧곤 했답니다. 여러분의 상상 속에서 계수나무랑 같이 존재했어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이 달나라에 진짜 왔다 가는 바람에 제 '존재감'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어요. 감성 많은 시인들 울지 않게 해 주세요. 이 다음엘랑 절대 달나라엔 가지 마세요. 갈 곳도 많은데 왜 하필 달나라까지 와서 저의 신비감을 무너뜨렸는지 모르겠어요.

신묘년"아가 토끼 인사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박병춘


신묘년"저희들은 태어난 지 딱 하루 되었답니다. 어때요, 귀엽죠?" ⓒ 박병춘


제 꿈을 꾸면 길몽일까요, 흉몽일까요? 당연히 길몽이지요. 저는 앞발이 짧아서 오르막길을 잘 올라가거든요. 그래서 제 꿈을 꾸면 어느 조직에서든 한 단계 두 단계 승진하게 된답니다. 그러니까 새해에는 제 꿈을 많이많이 꿔 주세요^^ 여기서 주의 사항 한 가지! 제 윗입술이 세로로 찢어져 있잖아요. 제 입은 언청이 입이니까 절대 태몽은 안 된답니다. 잘 아셨죠? 

신묘년"우린 태어난 지 하루 되었답니다. 총명하게 잘 자라서 여러분의 귀염둥이가 될래요~" ⓒ 박병춘


그리고 새해에는 저처럼 잠을 자면 안 됩니다. 제가 자는 '토끼잠'은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잠깐 눈을 붙이는 거거든요. 지하철에서나 버스에서나 직장에서는 잠시 눈 붙이는 토끼잠이 유용할 때도 있겠지만 가급적 새해에는 저처럼 자는 일 없이, 개운하게 마음껏 푹 자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장점이 많은 동물이랍니다. 남에게 해코지 할 줄 모릅니다. 온순합니다. 총명합니다. 순수합니다. 빠릅니다. 귀엽습니다. 그리고 아주 부드럽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신묘년 새해, 토끼해를 맞아 제 장점만을 가슴에 담고 멋진 나날 엮어 가시기를 바랍니다.

토끼 가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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