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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은 난센스"라던 정병국, 장관 내정되자 "시대적 추이"

야당 "언론악법 날치기 5적, 문광부 장관 기용 맞지 않아"

등록|2010.12.31 18:06 수정|2010.12.31 21:05

▲ 31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병국 국회 문방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하며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방송통신융합이 되면서 매체 간 칸막이를 칠 수 없게 되어 채널이 아니고 콘텐츠를 선택해서 보는데 종합편성채널(종편)을 다는 건 난센스다. 시대에 뒤떨어졌고, 트렌드도 아니다."
2010년 10월 27일 CBS <변상욱의 뉴스쇼>
"종편은 지상파의 독과점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0년 12월 30일 CBS <변상욱의 뉴스쇼>

불과 두 달의 시간차를 두고 같은 방송에 출연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의 발언들이다. 정 내정자에게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었다가 장관 내정자에 이름을 올리자마자인 31일에는 "계속 주장해왔지만 종합편성채널이나 보도 전문채널은 벌써 이뤄졌어야 할 사안"으로 탈바꿈했다.

정 내정자는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종편이나 보도 전문채널은 케이블 TV가 출범할 시점에 같이 시작되었어야 하는데 이제야 이뤄져서 아쉽다"며 "시대적 추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국회방송>과의 인터뷰에서만 해도 "종합편성채널이나 보도 전문채널에 관해서는 좀 부정적"이라고 밝혔지만,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꾼 것이다.

"언론악법 날치기 문광부 장관, 문제적 인사"


이러한 정 내정자를 바라보는 야당의 시각은 냉담하다. 진보신당 등 야권에서 정 내정자를 콕 집어 "언론악법 날치기 통과에 앞장섰던 '언론 5적'의 한 사람인 정병국 의원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종편채널 사업자 선정심사 시기를 고려한 인사로, 추후 정권의 언론장악과 언론환경 후퇴의 결정판을 만들 가장 큰문제적 인사"로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캠프의 미디어 홍보 본부장을 맡은 이후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 대변인으로 꼽힌 정 내정자가 정권의 복심을 반영한 언론 정책을 펴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실제 정 내정자는 간담회 자리에서 "장관 후보로 지명해주신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경력을 위해 대통령이 시혜를 베푸는 장관 자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하는 자리가 돼야 하기 때문에 10개월짜리 장관은 안 된다"며 "청문회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동당도 "정 내정자의 청문회는 미디어 악법 날치기 등 언론장악을 심판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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