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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숫소를 사수하라...서산 농협한우개량사업소 초비상

우리나라 송아지 씨 97% 보급...출입 통제 통해 철저하게 관리

등록|2011.01.02 11:03 수정|2011.01.02 11:21

서산 한우개량사업소로 통하는 모든 문이 잠겼다. 서산 한우개량 사업소는 우리나라 송아지 씨의 97%를 보급하는 곳으로 한우의 보급과 개량의 산실이다. ⓒ 안서순


충남 서산 농협한우개량사업소로 통하는 모든 문은 잠겼다. 직원들조차 지난해 12월21일부터 바깥출입을 삼가고 사업소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이곳은 어떠한 경우에도 구제역으로부터 지켜내야할 중요한 장소다.

1년에 전국에서 태어나는 송아지 88만여마리 중 97%인 85만여마리가 서산시 운산면 원벌리에 있는 농협 한우개량 사업소에서 사육되는 씨숫소의 정액으로 생겨난다.

이곳에는 보증씨수소 51마리, 후보씨수소 75마리 등 총126마리의 씨수소를 포함해 암소, 시험소 등 2500여 마리의 한우가 사육 중이다. 보증씨수소들은 매주 2 ~ 3차례, 회당 2번꼴로 정액 5-7㏄를 채취해 연간 0.5㏄들이 냉동정액앰플 200만여개를 생산, 전국의 축산농가에 보급한다.

서산한우개량사업소는 지난 1982년 농협중앙회가 유전적 개량을 통해 우량한 한우를 생산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정자은행'으로 한우의 개량은 물론 보급까지 맡고 있는 우리나라 '한우'의 중추적인 곳이다.

구제역이 경북 안동을 시작으로 강원도까지 번져나가자 서산한우개량 사업소에도  '씨숫소' 사수라는 지상명령이 떨어졌다.

지난해 5월 청양에 있는 충남축산기술연구소에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서산한우개량 사업소는 씨숫소 가운데 34마리를 경북 영양군 내 축협생축장 우사로 옮기고 16마리는 영양군으로 이동시켜 구제역을 피하게 했으나,  구제역이 전국 각지로 확산되는 바람에 다른 지역으로 피신시키는 게 더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한우개량사업소 씨숫소51마리를 한우개량사업소 내 우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한우개량사업소 내 우사는 도로에서 멀리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 조차 철저하게 통입이 통제되어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소독복으로 갈아입고 무균상태에서 출입이 허가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지난해 청양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방송이나 신문 등의 기자들의 취재도 일체 허가되지 않고 있다. 취재는 전화로만 가능하다.

출입이 통제되는 지역은 씨숫소가 피신해 있는 우사뿐만 아니라 한우개량사업소내 모든 건축물과 초지까지 포함되어 모든 문은 커다란 자물쇠로 잠긴 채 굳게 닫혀 있다. 

한우개량사업소 관계자는 "이곳이 무너지면 안된다는 막중한 책무감를 갖고 전직원이 하나가 되어 어떠한 경우에도 구제역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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