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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의견청취 위한 임시회 소집 요구 이틀 만에 철회

반대 주민들 강하게 반발, 시 의회 점거... 종무식장에서 항의

등록|2011.01.03 15:57 수정|2011.01.03 15:57

▲ 시의회 로비에 앉아 있는 반대 주민들 ⓒ 이민선




뉴타운 사업 추진 절차 중 하나인 '시의회 의견청취'를 위한 임시회의가 회의 소집을 요구한지 이틀만인 지난해 12월 31일 뉴타운 반대 주민들 반발로 철회됐다.

임시회는 지방자치법 제45조 제2항에 따라 시장이나 전체 시의원 중 3분의 1 이상이 소집을 요구하면 15일 이내에 소집해야 한다.

안양시의회 민주당 소속 P의원, 한나라당 소속 K의원 등 8명은 지난 2010년 12월 29일 만안 뉴타운 사업 의견 청취를 위한 임시회 개최를 시 의회에 요구했다. 이어 다음날인 30일 오전, 도시 건설 위원회소속 의원 7명은 임시회 세부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안양시청 민원실 2층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반대 주민 약 300명이 민원실 2층 회의실로 난입, 회의 진행을 저지했다. 이어 오후 1시께 주민 대표와 도시건설 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은 안양시의회 2층 도시건설위원장실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반대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임시회 소집 요구'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시의원들은 소집 요구 철회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주민들은 시의원들이 있는 안양시의회 2층 도시건설 위원장실과 복도를 에워싸고 시의원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저지했다.

지루한 대치 상황은 밤이 늦도록 계속됐다. 그러다가  11시 30분께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던 의원 8명 중 그 자리에 있던 4명이 주민들 요구를 받아 들여 철회 동의서에 서명을 했고 주민들은 하나 둘 해산하기 시작했다. 시의원들도 오후 11시 40분께 시의회를 빠져 나갔다. 주민들이 해산을 시작하던 중 경찰 약 20명이 의원들 '신변보호'를 이유로 시의회에 들어왔다.

31일 오전 주민들은 나머지 4명에게 철회 동의서를 받기 위해 다시 시의회로 몰려 왔다. 소집 요구가 철회 되려면 요구한 의원 8명 모두가 철회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날 시 의회에 발을 들여 놓지 못했다. 시 의회 측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주민들 출입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김헌 위원장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찬·반 주민과 시의회 도시건설 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기로 예정된 간담회에 불참했다. 이날 오전 찬·반 주민 대표, 시의원이 참여하는 간담회가 시의회 2층 도시건설 위원장실 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다. 결국 이날 간담회는 반대 주민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시 의회가 문을 걸어 잠그자 반대 주민들은 종무식이 열리는 시청 별관 강당으로 향했다. 이들은 최대호 시장 송년사가 시작되자마자 "뉴타운 사업 취소하라"고 외쳤고, 일부 주민들은 "최 시장에게 뉴타운 안 한다는 확실한 답변을 들어야겠다"며 단상 위로 오르려 했다. 이를 안양시 공무원들이 막아서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여경기동대 등 모두 3개 중대 300여 명을 시 청사 주변에 배치했다.

안양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박현배)은 31일 오후, 임시회의 소집요구 철회서를 안양시의회에 접수했다. 주민들 반발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어 철회서를 제출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31일 오후, 박현배 의원과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전화를 받지 않아 통화를 하지 못했다.

시의원들이 임시회를 열어 의견청취를 하려고 한 이유는 찬성 주민들 요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0일, 주민들이 어째서 의견청취를 서두르냐고 항의하자 K의원은 "지난 번 의견 청취가 무산된 후 찬성 주민들이 계속 들들 볶았다. 의원들 입장에서는 찬·반 주민 모두 중요하다. 나름대로 절충안 찾은 게 1월 10일 의견청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이유는 시의회 의견청취가 뉴타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절차이기 때문이다.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야 다음 단계인 주민 공청회를 할 수 있다. 때문에 의견 청취를 위한 임시회를 연다는 자체가 반대 주민들 입장에서는 뉴타운 사업을 빨리 추진하기 위한 행동으로 받아 들여지는 것.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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