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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4당, '구제역 대책' 원포인트 본회의 열기로 합의

박지원 "MB정부에선 사람도, 소·돼지도 살기 어려워"... 국가재난지역선포 요구

등록|2011.01.05 12:22 수정|2011.01.05 12:22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 창조한국당 이용경 원내대표, 진보신당 김정진 부대표가 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구제역과 예산 날치기 대책 등 국정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앞서 손을 잡고 있다. ⓒ 남소연



야 4당의 원내대표·부대표가 원포인트로 본회의를 열어 구제역 대책을 처리하는 것에 합의했다. 5일 오전 원내대표 회담을 연 야 4당은 '국가재난지역선포 및 민주당이 제안한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이 국회 농수산식품위에서 합의 처리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걸고 본회의 개최에 동의했다.

야 4당의 예산안·법안 날치기 규탄과 사과 요구에 대해 정부·여당 측에서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구제역 확산으로 축산 농가에 중차대한 위기가 찾아온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야 4당 인사청문회, 본회의 시 박희태 의장 사회 거부 등 논의 

야 4당은 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 연말 의회주의 파탄을 야기한 정부와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예산안과 법안 날치기 처리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히 규탄하고 원천무효임을 확인한다"며 "예산과 법안의 날치기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국회의장 및 한나라당의 사과표명과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야 4당 원내대표는 이날 중으로 박희태 국회의장을 항의방문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박 의장이 이에 응할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회담 자리에서는 인사청문회 등 현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내일 의원총회를 열어 청문회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다른 야당은 민주당의 입장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당 내에서는 청문회가 좋은 기회라는 의견과 청문회 동의 시 국회 정상화로 비춰질 우려가 있어 보이콧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현재는 전자에 무게 중심을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야 4당은 본회의가 개최될 시, 박희태 의장이 사회 보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여당에 전달했고,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차후 열릴 원포인트 본회의 때에는 민주당 소속 홍재형 국회 부의장이 사회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설 와도 자기 고향 포항 시장에게만 전화"

한편, 야 4당 원내대표·부대표는 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 목소리로 정부의 구제역 대책을 비판하고 예산안·법안 날치기에 대해 규탄했다.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 창조한국당 이용경 원내대표, 진보신당 김정진 부대표가 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구제역과 예산 날치기 대책 등 국정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복지예산은 완전히 무시한 예산안 날치기로 어려운 국면을 맞이했고,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들이 전국에 창궐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서는 사람도 살기 어렵고, 소·돼지도 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남부지방에 폭설이 쏟아졌는데 대통령은 자기 고향인 포항 시장에게만 전화를 걸어 폭설 후속조치를 묻고 염려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지 포항 대통령이 아닌데 형님은 예산에서 포항 예산만 챙기고 대통령도 포항만 챙긴다, 이것은 불공정한 사회"라고 비난했다. 그는 "참으로 우리가 불행한 시대의 대통령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땅 위의 뭇 생명들을 죽이고 있고 살처분으로 매몰된 가축들로 인해 전국토의 지하수가 오염됐다"며 "땅 위와 땅 아래가 모두 생물이 살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구제역이 발생한 지 5주가 지났는데 정부의 조치는 하나도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다"며 "어째서 정부가 구제역을 제대로 막지 못했는지 국정조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진 진보신당 부대표는 "구제역 사태에서 보듯 국민과 야당 탄압에만 능력이 있지 국민의 안전, 보건에 대해 아주 무능함이 증명되었다"며 "야 4당과 연대하여 삭감된 복지예산, 구제역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해 민생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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