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냐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포스터 ⓒ 윤도균
▲ 캐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원을 소개하는 홍보용 팜프렛 ⓒ 윤도균
우리 가족이 다니는 교회에서 지난해 케냐의 고로쵸코 슬럼가 5곳에 이곳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할 우물을 5개나 파 기증하였다는 소식을 목사님으로부터 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4일 뜻밖에 "케냐지 라니 어린이 합창단"이 우리 (부광) 교회에 와서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보기 쉽지 않은 공연은 할아버지 할머니보다도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손자 아이에게 보여 주려고 서둘러 교회 본당 공연장을 찾았다.
그런데 공연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더 빠르게 공연장에 도착하였는데도 이미 공연장은 발 디딜 틈조차 쉽지 없을 정도로 (1층 2층) 1,500여 명 정도 관람 인파로 가득 찼다. 합창단 공연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공연장 모든 전깃불이 꺼지더니 깜깜한 상태에서 손에 손에 촛불을 든 "케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원"들이 입장하여 우리나라 말로 노래를 시작했다. 얼나마 감동인지 모른다.
▲ 캐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원이 제 1부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 윤도균
▲ 제2부 공연실황 모습 ⓒ 윤도균
그동안 나는 케냐 하면 우리나라보다 낙후된 빈민국가란 틀에 박힌 생각을 해와 설마 그렇게 어려운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무슨 합창단을 만들어 공연하는 것일까 생각을 하며 기껏해야 다듬어지지 않은 초등학교 어린이 합창단 수준의 실력 정도로 공연을 보여 주겠지 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새까만 피부에 하얀 눈동자 그리고 윤이 나도록 하얀 흰 이를 반짝이며 얼마나 노래를 똘똘하게 잘 부르던지 나도 모르는 사이 케냐 어린이들 공연에 폭 빠져들어 큰 감동을 하였다.
공연 중간 "케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을 초청을 하신 목사님께서 이 아이들이 케냐 고로초코 슬럼가에서 태어나 고생하던 이야기와 그 어려운 어린이들을 모아 합창단을 창단하여 지금은 세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2시간여 공연 시간 내내 눈물을 흘리며 공연 관람을 하였다. 이날 공연을 한 "케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의 창단 배경과 활동 내용을 아래에 소개한다.
▲ 캐냐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원들의 영상물 소개 ⓒ 윤도균
▲ 캐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어린이가 "사랑을 전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자신의 의견을 영상으로 발표하는 모습 ⓒ 윤도균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창단 배경
1990년부터 15년간 20여 빈민국가를 방문하면서 가슴 여미게 하는 어려운 상황을 목격한 현([사] 지라니 문화 사업단 회장 임태종) 목사께서 아프리카 케냐의 나이로비 고로고쵸 슬럼가 마을 전체가 쓰레기로 뒤덮여 악취와 매연이 가득한 저주받은 땅에 태어나 어린이 대부분이 출생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은 채 마치 개, 돼지 같은 짐승처럼 쓰레기 더미 속에서 음식물찌꺼기 (먹을거리)를 찾아 하루하루 연명하는 아이들을 보고 외면할 수 없었다.
"빵과 우유"는 아이들 허기를 달래줄 수는 있지만, 영혼까지 치유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이렇게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영혼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것은 "음악"이라는 생각을 하며 2006년 8월 고로초코 슬럼가 지역에서 모인 80명 아이를 모아 "캐냐지라니어린이 합창단"을 창단하여"도, 레, 미"도 모르던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세상을 알게 되고 "사람을 믿는 것도, 사랑을 주고받는 방법"도 알게 해줬다고 한다.
▲ 이날 캐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원들이 공연을 하고 있는 부광교회에서 캐냐 고로초코 슬럼가 마을에 5개의 우물을 파 기증하여 주민들이 신기해 하며 좋아 하는 모습 영상물 소개 ⓒ 윤도균
▲ 캐냐 원주민 복장을 하고 공연을 하고 있는 "캐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원들의 공연 실황 모습 ⓒ 윤도균
얘들아 줄이라도 잘 서야지 / 큰 공연도 했습니다.
보통 합창단 어린이들은 입장할 때나 퇴장할 때는 물론 노래를 부를 때도 줄을 서지만 놀랍게도 케냐에선 줄 서기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이 부족해서 기본적인 질서 예절 교육부터 가르치고 노래 연습을 시작해 "2006년 12월 합창단 창단" 2개월 만에 나이로비 국립극장에서 케냐주제 한국대사, 케냐 문화부 장관 등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공적인 창단 공연을 했다. 특히 이날 부른 한국민요 도라지 타령은 공연장에 참석한 많은 사람으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한다.
노래하는 것이 아주 좋아요.
그러나 노래를 부르는 대신 옛날처럼 쓰레기를 주워 오라는 부모의 완강한 반대 때문에 몰래 연습에 나오는 아이, 자신을 학대하는 새엄마를 피해 있으면서도 연습에 빠지지 않은 아이도 있었다.
"음악은 사람도, 사랑도, 삶도, 조금 낳은 것을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은 음악을 통해서 위안받고 즐거움을 느낍니다.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은 비록 케냐의 쓰레기 마을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안타까운 배경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목소리와 노래만으로 편견의 눈과 귀를 깨우치고 영원까지 위로하는 합창단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케냐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원들이 또박또박 우리나라 한국어로 말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히 들려오는 듯하다.
그래서 "캐냐지라니어린이 합창단" 공연을 본 많은 사람은 한결같이 이를 "기적"이라 부른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적"을 일군 사람들이 우리나라 대한민국 사람들의 뜻과 힘으로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더욱 자랑스럽고 감동이다.
지라니는 스와힐리 어로 좋은 이웃이라는 뜻 |
케냐는 세계 10대 불평등 국가 중 하나이다. 나이로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은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어, 수도에는 인구 밀집 현상이 심각하며 세계 최대 슬럼가가 3곳이나 형성될 정도로 주민들의 빈부격차가 심각하다고 한다. 빈부격차는 범죄, 교육부재, 아동 인권유린 등의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
▲ 이것으로 "캐냐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공연이 1부와 2부로 나누어 약 2시간여에 걸처 공연을 하고 끝을 맺게 되었다. ⓒ 윤도균
공영실황 동영상 제1부 ;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8kO81VzuAIM$ 제2부 :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kRLhVEPFX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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