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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개발 추진하면 '따뜻한 안양'되나

최대호 안양시장 "만안 뉴타운 계속 추진"... 뉴타운 신화 사라졌는데 계속 고집

등록|2011.01.10 17:19 수정|2011.01.10 17:19

▲ 최대호 안양시장 (취임식 선서) ⓒ 이민선



최대호 안양시장이 최근 만안 뉴타운에 대한 자신의 방침을 공표했다. 끝까지 주민들을 설득해서 추진한다는 것이다.

우선 그 동안의 어정쩡한 태도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했다는 것에 대해 박수부터 보낸다. 하지만 그 방침이 '뉴타운 추진'이라는 데에는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최 시장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됐고 7월 1일 취임, '시장인생' 6개월을 넘기고 있다. 최 시장은 '건강한 시민 따뜻한 안양'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연초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에서 지난 6개월간 '건강한 시민 따뜻한 안양'을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고 자평했다.

일정 부분 동의할 수 있는 평가다. 최 시장이 집권하면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가 건강하고 따뜻한 안양을 만드는 데 기여했음을 인정한다.  대표적인 게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이다. 비록 독자적으로 이룬 성과가 아닌,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 정책에 힘입어 이룬 성과이기는 하지만 분명 긍정적인 성과다.

또 봉급 전액을 장학기금으로 기탁하기로 한 후보 시절 약속을 지켜, 12월까지 6개월치 봉급 4400여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일과 장학 재단을 설립 기부문화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일도 박수 받을 만하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최 시장이 보여준 긍정적인 변화는 여기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바로 뉴타운 때문이다. 뉴타운은 태풍으로 치면 메가톤급이다. 후폭풍이 거셀 경우 그동안 이룬 성과까지 모두 날려버릴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다. 

우선 뉴타운은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폭주 기관차 같다는 데 위험성이 있다. 안양시는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무책임한 발언이다.

뉴타운은 지구 지정할 때부터 증축, 신축, 개축, 매매 등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다. 당연히 해당 지역은 몇 년 안에 슬럼화되고 시나브로 개발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바뀌게 된다. 때문에 주민들은 싫든 좋든 시간이 흐르면 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된다.

이미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을 살필 필요가 있다. 뉴타운 지구로 지정해서 대규모로 개발하든 소규모 재개발을 하든 방식은 똑같다. 대부분 주민 동의를 얻어 조합을 설립한 후, 관리처분을 거쳐 주민들을 이주 시킨 다음 개발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자신의 재산 가치와 개발이 끝난 후 입주할 아파트 가격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다가 이주하기 직전에서야 자신의 재산 가치를 '감정평가가격'이란 명목으로 통보 받게 된다.

감정평가 가격에 불만이 있는 주민들은 이 때 불만을 제기하게 된다. 심할 경우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안양 덕천마을이 그 대표적인 예다. 덕천마을은 재개발 지역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감정평가 가격에 불만을 표시하며 한동안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문제는 아무리 그래봤자 물릴 수가 없다는데 있다. 일단 동의서에 도장을 찍은 이후에 하는 행동은 버스 떠난 후에 손 흔드는 행위 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억울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세 가격 폭등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만안구는 뉴타운 외에도 많은 지역이 재개발지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뉴타운 개발을 하지 않더라도 세입자 지원 대책을 별도로 세워야 할 형편이다. 하지만 안양시가 세입자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을 아직까지 한 번도 들은 바가 없다.

때문에 만약 뉴타운 개발까지 추진된다면 전세값 폭등으로 많은 세입자들이 고통을 겪게 될 게 뻔하다.

대규모 개발은 이 밖에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런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대규모 개발을 용인한 이유는 바로 '사업성' 때문이었다. 즉 대규모 개발이 '황금알'을 낳아 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땅 주인들이 동의해 주었던 것이다.

그 이익은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전제 하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파트를 짓는다는 소문만 나면 투기꾼들이 달려와 아파트값을 펄쩍 펄쩍 뛰게 하던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지역에 이미 지어놓은 아파트도 분양이 되지 않는 형편이다. 또 앞으로 아파트 값이 더 이상 오를 가능성도 희박한 편이다.

이 사실을 주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은 반대 주민 대부분이 땅 주인이라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때문에 이제 더 이상 '황금알' 신화가 대규모 개발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가려 주지 못하는 것이다.

최 시장이 뉴타운 추진 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동안 언론에 흘린 얘기나 주변에 흘린 얘기를 들어보며 '이미 시작된 일이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는 이유와 반대 주민도 있지만 찬성 주민도 있기 때문이라는 게 거의 전부다.

최 시장은 뉴타운을 추진한다는 공표에 앞서 자신이 직접 내건 슬로건인 '건강한 시민 따뜻한 안양'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했다. 과연 뉴타운을 추진해서 안양 시민들이 건강하고 따뜻해질 수 있는지, 이 땅에 있는 소외된 계층이 행복해 질 수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다.

그래서다. 그래서 '주민들을 끝까지 설득해서 뉴타운을 추진하겠다'는 최대호 안양시장 결정이 실망스럽다.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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