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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생산직 290명에 정리해고 통보

부산노동청에 정리해고 계획서 내... 노조 "사측, 용역 투입하려다 포기"

등록|2011.01.12 11:25 수정|2011.01.12 14:37
[기사대체 : 1월 12일 오전 11시 54분]

▲ 한진중공업 사측은 대규모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했다. 사진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아래에서 열린 민주노총 부산본부의 촛불문화제 모습. ⓒ 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사측이 끝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한진중공업은 12일 오전 11시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정리해고 계획신고서를 냄과 동시에 대상자 290명에게도 서면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당초 한진중공업은 생산직 1/3(400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0일~24일 사이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지난 7~11일 사이 퇴직위로금을 상향 조정해 추가로 희망 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자는 110명이었다.

한진중 사측은 이날 '정리해고 예고 통보 관련 입장'이란 자료를 통해 "2008년 하반기 세계 금융위기 이후 조선시황 악화에 따른 수주경쟁력 상실을 극복해 보고자 2009년 12월 인력조정을 통한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였으나 노조의 반발로 지난해 2월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은 "회사는 지속적인 해고 회피 노력과 함께 노조와 인력조정을 포함하여 다양한 회사 생존방안을 논의하고자 노력하였으나 노조측은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참석할 수 없다는 등 회사의 생존방안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한진중 사측은 "인력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영도조선소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며, 인력구조조정을 중단하는 것은 영도조선소를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인력감축 후에도 지금처럼 파업이 지속되고 회사 살리기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해, 한진중 사측은 "무단 점거하고 있는 제3자는 크레인에서 즉각 퇴거하고 사업장에 출입하지 말라는 법원의 결정을 수용하여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즉시 회사에서 떠나 줄 것"을 요청했다.

한진중공업 사측, 12일 새벽 용역 투입하려다 포기

한진중공업 사측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앞둔 12일 새벽, 용역과 사무관리직 수백명을 영도조선소에 투입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는 "한진중공업이 전국에서 용역 수백명을 불러 모으고 사무관리직을 총동원시켜 조합원들이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는 영도조선소에 투입시키려다 결국 포기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회사가 전국에서 용역 수백명을 영도로 불러모아 공장으로 투입하려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날 새벽 생활관에서 철야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을 비상대기시켜 각 출입문을 지키며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노조 지부는 "새벽 4시경 회사 관계자는 '부산으로 오던 용역들을 청도에서 돌려보냈다'고 지회에 통보했다"면서 "회사는 용역뿐아니라 사무관리직 수백명도 한밤중에 비상대기시켰던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해고자인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7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법원은 김 지도위원에 대해 퇴거명령 결정을 내린 상태다. 노조 지회는 "영도조선소 각 정문 경비를 강화하고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지부는 "회사는 조합원들의 투쟁결의가 오히려 높아지자,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몰아내기 위해 한밤중에 용역들을 대거 공장에 투입시키려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조 지부는 12일 오후 7시 30분 한진중공업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14일 한진중공업 농성장 방문

한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한진중공업 농성 현장을 찾는다. 12일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최인호)은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오는 14일 부산을 방문해 희망대장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시당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날 낮 12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농성 현장을 찾아 조합원을 격려하고 오찬을 함께 할 계획이다. 뒤이어 손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동주대에서 열리는 '결식 아동 지원' 관련 시민토론회에 참석하고, 이날 저녁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리는 '한진중공업·부산경제 살리기 부산시민대회'에 참석한다.

민주당 시당은 "민생 현장방문을 통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고, 더 낮게 더 가까이 국민들 속으로 다가 가겠다는 의미"라며 "부산경제살리기의 뜨거운 현안인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서도 현장 방문과 시민대회 참석 등으로 일정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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