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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승승장구, 영화는 고전... 닮은 꼴 김태희와 송승헌

<마이 프린세스> 두 주인공의 연기 인생

등록|2011.01.13 10:38 수정|2011.01.13 10:39

마이 프린세스김태희와 송승헌 ⓒ MBC


MBC 수목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는 톱스타 3명에게 우선 눈길이 가요.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스타 송승헌과 예쁜 외모와 지적인 이미지까지 갖추고 있는 김태희, 여기에다 예능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삼박자를 갖추고 있는 박예진이 그들이에요. 이중에서도 송승헌과 김태희는 닮은꼴 스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이야기를 던지고 보니 도대체 어떤 부분이 닮은꼴 스타인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아무리 봐도 크게 닮은 부분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송승헌과 김태희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비슷한 행보를 걸어왔어요. 한 쪽은 긍정적이고 플러스가 되는 길을 걸어왔다면, 다른 한 쪽은 부정적이면서 마이너스가 되는 길을 걸어왔단 것이죠. 두 배우 모두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영화에서 그렇지 못했단 의미예요. 현재 출연 중인 <마이 프린세스> 역시 1회 시청률이 17.5%로 동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SBS드라마 <싸인>과 KBS 드라마 <프레지던트>를 앞서갔어요. 2회 시청률은 17.6%를 기록했죠.

<마이 프린세스>가 총 16부작 드라마인 것과 동시에 타 방송사 드라마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초반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죠.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두 배우의 만남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평가해도 될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작품에서 김태희 같은 경우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명랑하고 쾌활한 짠순이 캐릭터를 선보이면서 연기 변신까지 시도하고 있는 중이죠. 우선 1, 2회만 두고 봤을 때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아요.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은 <마이 프린세스>지만 두 배우가 영화와 달리 드라마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어요. 특히 김태희의 경우 <아이리스>의 성공에 이어 <마이 프린세스>까지 좋은 출발을 보이면서 그녀의 상품가치를 더 높이고 있는 중이죠. 김태희와 달리 송승헌은 드라마에서 거의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은 배우예요. 그가 출연한 드라마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송승헌은 1996년 <남자 셋 여자 셋>으로 데뷔한 이후 <승부사>, <해피 투게더>, <가을 동화>, <여름 향기>, <에덴의 동쪽>까지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성공을 거두었어요. 드라마에서 있어서 배우 송승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정말 대단하죠. 그가 나오는 작품마다 시청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은 배우 송승헌에 대한 팬들의 사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겠죠. 여기에다 여성들의 감성을 움직이는 그의 연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같아요.

이렇게 드라마에서 실패를 모르는 두 배우가 영화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게 되죠.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는 상당한 실패를 거듭했어요.

영화의 실패까지도 닮은꼴인 두 배우

마이 프린세스김태희와 송승헌 ⓒ MBC


드라마에서는 폭 넓은 인기를 얻고 연기까지 검증 받은 배우가 영화로만 넘어오면 그 위력을 상실하고 흥행에 참패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어요. 그만큼 드라마와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 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죠. 드라마는 오랜 시간 동안 방송이 되는 만큼 감정적인 요소도 많이 작용하죠. 연기가 100% 뒷받침 되지 않더라도 매주 혹은 매일 방송된다는 특성 때문에 시청자들이 한번 보기 시작하면 아무리 스토리가 막장으로 흘러도 고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요.

드라마 내용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엄청나게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와도 웬만해서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죠. 그만큼 현재 한국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은 초반에 어떤 억지 내용이 되더라도 시청자들의 기억에 확실히 각인되는 것이 중요해요. 결국 드라마는 초반 시청률과 중반 시청률이 중요하단 것이죠. 중반까지 승기를 확실히 잡으면 그 다음부터 탄탄대로인 경우가 많았어요. 반면 아무리 내용과 완성도 면에서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드라마도 초반과 중반에 승기를 잡지 못하면 시청률이 10% 미만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어요.

이에 반해 영화는 정해진 시간 안에 확실하게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어야 해요. 그리고 아무리 배우가 연기를 잘해도 감독의 연출력이 모자라거나 혹은 시나리오에 문제가 있으면 톱스타 배우가 출연해서 열연을 펼쳐도 흥행에 엄청난 타격을 입는 경우도 많았어요. 여기에다 영화는 관객들이 직접 입장료를 지불하고 본다는 차이까지 있죠. 이런 차이 때문에 드라마에서 인기가 영화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못해요. 두 배우 역시 마찬가지였죠.

김태희의 경우 <중천>, <싸움>, <그랑프리> 모두 흥행에 참패를 했죠. 특히 <싸움>은 이미 연기력과 흥행에서도 검증을 받은 설경구와 함께 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 실패를 하면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어요. 또한 드라마 <아이리스> 성공 후 개봉했던 <그랑프리> 역시 관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조용히 극장에서 사라지고 말았죠. 송승헌의 경우도 비슷해요. <카라>부터 시작된 영화와의 악연은 <일단 뛰어>, <버추얼 웨폰>, <빙우>, <그 놈은 멋있었다>, <숙명>, <무적자>, <고스트: 보이지 않는 사랑>까지 이어졌어요.

송승헌과 김태희 모두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는 참패를 거듭했어요. 드라마의 플러스적인 요소를 영화의 마이너스적인 요소 때문에 빛이 바래게 만든 감이 있죠.

영화의 실패, 드라마로 확실히 메우고 있다

마이 프린세스김태희와 송승헌 ⓒ MBC


<마이 프린세스>는 두 배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드라마예요. 동시간대 지상파 방송뿐만 아니라 케이블과 위성채널에서도 <마이 프린세스>가 시청률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죠. 로맨틱 코미디 <마이 프린세스>가 20~30대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호응을 얻고 있는지 보여주는 확실한 기록이에요. 특히 이 작품에서 보여준 송승헌의 연기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에요. 백마 탄 왕자가 있다면 정말 송승헌이 맡은 박해영 같은 사람이길 바라지 않는 여성 시청자들이 몇 명이나 될까요?

김태희 역시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통통 튀는 모습들을 선사하면서 우선 시청자들에게 합격점을 받았어요. 항상 나오는 드라마마다 연기력 부족으로 질타 받은 경우가 많은 그녀임을 생각하면, 초반 시청자들의 좋은 평가는 그녀가 이 작품을 위해 많이 준비하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부분이죠. 특히 KBS드라마 <아이리스>에서 특수요원 역을 맡았다가 완전히 다른 배역으로 드라마에 컴백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분명 칭찬받을 부분이에요.

두 배우는 영화에서 실패했던 것을 착실하게 드라마에서 만회하고 있어요. 한 작품 실패 후 엄청난 슬럼프나 혹은 인기하락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두 배우 모두 톱스타 위치에서 계속해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저력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이 프린세스>는 성공적인 안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드라마에서 두 배우 모두 비슷한 배역이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 역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죠.

송승헌과 김태희, 한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톱스타이자 아시아권에서도 인기가 높은 스타들이죠. 두 사람이 걸어온 영화와 드라마의 길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은 분명 일반 시청자들이 보기에 흥미로운 일이에요. 앞으로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매력을 한껏 뽐내기를 기대해야겠죠.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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