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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구도심 전세 품귀, 신도시는 넘쳐

부동산 중개업자 "전세대란은 없다...가격 올려 부동산 띄우려는 의도 다분"

등록|2011.01.13 15:06 수정|2011.01.13 15:06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일부 신도시는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의 경우 '전세대란'은 과장된 표현이지만, 구도심 지역은 전세 물량이 없어 거래가 끊긴 지 오래다.

부평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이아무개(43)씨는 "부평에 전세 품귀현상이 벌써 8개월 이상 지속됐다"며 "반면 월세 물량은 크게 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계양택지에서 중개업을 하는 박아무개(37)씨는 "전세대란은 지나친 표현이다, 하지만 전세 물건이 잘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나와도 바로바로 거래돼 대기자들이 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박씨는 "인천에서 전세대란 등으로 집 사라는 분위기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들은 전세가격을 올려 내놓는 경향이 있다"며 "전세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부동산가격이 오른다, 거래량을 늘리려는 정부와 일부 언론에 의해 전세 시장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저소득층과 신혼부부 갈 곳 못 찾아

이처럼 전세 물량이 없는 것은 계절 탓과 함께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침체 탓이다. 또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파트 전세 물건을 제외한 단독주택과 빌라 등의 전세 물건은 구하기 어렵다. 반면, 월세 물건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추세는 2006년 재개발·재건축 정비(예정) 구역으로 180여 곳이 지정된 뒤 빌라가 투자목적으로 거래된 것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매매가가 3000만~4000만 원 하던 낡은 빌라도 재개발 구역에 소재하면 1억 원 이상에 거래됐다.

빌라 매매가격이 높아지면서 전세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또한 투자 목적으로 빌라를 구입한 사람들의 다수는 은행권 융자를 끼고 집을 마련했기 때문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한다.

실제로 1억 원 나가는 빌라의 경우 은행권에서 최대 6000만 원까지 융자를 얻어 구입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보증금 6000만 원에 전세를 내놓기보다 보증금 1500만 원에 월세 35만 원을 받는 것이 훨씬 낫다. 금융권의 낮은 금리로 인해 전세금을 예치해 이자를 받는 것보다 월세를 받는 게 두 배가량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부평 소재 A중개업자는 "자기 돈으로 빌라를 구입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5~6년 전만 해도 인천에 있는 빌라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재개발로 인해 집값이 뛰다보니 다주택자도 많아지고, 투자 개념이 달라졌다"며 "빌라 투자는 2000만 원~3000만 원으로 가능하다, 결국 투자로 빌라를 매입하는 경우가 늘어 전세보다는 월세 등을 선호, 전세 물량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부평지역 외에도 인천지역 구도심 지역인 남구, 남동구, 중구 등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나마 나오는 전세 물건도 예전 가격에 비해 50% 가까이 올랐다. 연초부터 몰아치는 전세 품귀현상이 추위와 고물가에 위축된 서민가계를 더욱 짓누르고 있는 셈이다.

송도·청라 등 신도시, 전세 물건 남아돌아

대부분의 구도심 지역에선 전세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천 송도·청라 등 신도시에서는 전세 물건이 남아돌고 있다.

청라지역은 올해 안으로 1만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분양되기 시작한 논현·소래택지 등에서도 3000여호가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또 송도국제도시 등에 7000여 호가 추가로 쏟아질 예정이다.

신도시의 이런 물량은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되면서 제대로 분양되지 않거나, 투자 목적으로 구입해 전세로 내놓은 것들이다. 하지만 주변지역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매입자나 세입자의 발길이 뜸한 실정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해 2008년 분양 받은 청라지역이나 송도신도시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와중에 전세가격도 하락해 분양받은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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