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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시설공단 폐지 도시공사 설립 추진

수익성 기대하나 경쟁력 있을까... 지자체들 도시공사, 흑자경영 쉽지 않아

등록|2011.01.14 19:04 수정|2011.01.14 19:04

▲ 안양시청사 전경 ⓒ 최병렬


경기도 안양시가 생산성과 수익성이 없는 기존 시설관리공단을 폐지하고 대신 올 하반기를 목표로 도시공사 설립 추진에 나섰으나 전문인력 채용, 지역 민간기업과의 경쟁, 부실경영에 따른 재정 악화 등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아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안양시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지난 13일 "(가칭)안양도시공사를 설립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 용역에 나설 계획으로 설립 목표를 연말이나 내년도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개발)공사란 도시 재개발과 도로 및 하천, 전기, 상·하수도 같은 도시 기반시설 건설 등의 수익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자체가 재원을 마련해 설립하는 공기업을 말한다.

안양시가 도시공사 설립에 나선 배경은 현 시설관리공단이 시설관리 위주의 기능으로 기구나 인력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주식발행이나 타 법인으로부터 출자 제한 등 제도적 제약 때문에 경영수익사업 추진이 불가능해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시 규모나 재건축·재개발이 산적한 도시 특성과 개발 욕구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도시공사가 만안뉴타운 사업, LH가 덕천지구와 냉천·새마을지구에 대해 시행을 맡아 추진중이나 난항으로 자체적으로 사업을 모색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안양시는 오는 5월 타당성 조사용역 실시후 경기도와 협의, 안양시의회 검토 의견청취,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도시공사 조례 제정, 정관·임원 임명, 설립 등기 등의 절차를 밟아 오는 10월 공사를 설립함과 동시에 시설관리공단을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안양시 관계자는 "기존 관리형 시설공단이 공공성과 수익성이란 양날의 사이에 한계를 드러내고 생산성이 없어 도시공사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폭넓은 개발과 경영사업이 가능해 현재 시의 취약한 재정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공사 설립에 따라 폐지되는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은 공사로 고용승계하고, 부족한 전문성은 전문경인과 전문가를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안양시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편집 ⓒ 최병렬


안양도시공사 경쟁력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아

현재 안양시설관리공단은 1996년 1월 설립돼 현재 혁신경영팀, 주차견인팀, 수영장팀, 체육관빙상장팀, 체육시설팀, 석수체육공원팀, 호계체육관상가팀, 가로보안등팀 등 8개팀에 250여 명이 시 관내 공공·체육시설 등의 관리와 주차장 운영사업을 맡고 있다.

공단 출범 초기에는 단체장 선거 측근 인사들이 낙하산과 특채 등으로 복마전이란 오명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9년 5월에는 안양시문화예술재단 출범으로 문화예술시설 수탁업무들이 대거 이관되며 업무가 시설관리에 국한돼 변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안양시는 공사설립으로 도시개발이나 각종 경영수익사업을 벌여 시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확충을 기대하고 있지만 도시공사가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민간기업과 경쟁을 통해 과연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는 적자 경영시 가뜩이나 추락하고 있는 시 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으며, 사업에 따라서는 지역내 민간 기업과 경쟁이 불가피해 기업 유치 및 기업 지원 전략과 배치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으며, 자칫 퇴직 공무원이나 단체장 측근 인사들로 부터 일자리 만들어 달라는 요구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도시공사는 시가 100% 투자하는 지방공기업으로 흑자경영을 내기 위해 주민복지를 위한 공공시설 사용료가 과다하게 책정될 경우에도 그 폐해 역시 시민들의 부담할 수 밖에 없다. 또 만약 적자가 발생할 경우 안양시민들의 돈(예산)으로 갚아야 한다.

"도시개발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내려 하지만 주민들이 브랜드 있는 기업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과연 경쟁력이 있는지 곰곰히 되새겨볼 필요가 있어 성급하게 밀어 붙여서는 안될 일이다"는 한 공무원의 쓴소리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요구됨을 전하고 있다.

▲ 안양 시가지 전경(평촌과 호계동. 만안구 일부) ⓒ 최병렬


지자체들 우후죽순 도시공사 설립 붐... 흑자경영 쉽지 않아

한편 1999년부터 지방공기업 설립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고부터 도시공사 설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로 전국적으로 50여 곳이 넘는다.

경기도의 경우 경기도시공사(1997년 설립)를 비롯 31개 시·군중에서는 하남(2000), 용인(203), 김포(2007), 남양주(2007), 평택(2008), 화성(2008), 양평(2008), 안산(2009), 고양(2009) 등 10여 개에 달하며 성남, 파주, 의왕, 안양시가 설립을 추진중이거나 검토중에 있다.

그러나 감사원과 행안부 발표에 따르면 적자, 경영부실, 인사 청탁 등 손실과 불명예스러운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특히 행안부의 '신설공기업 경영실태 점검 결과 보고서'에는 청산·통폐합 등의 경영개선 명령을 받은 지자체도 있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는 2008년 12월 '지방 공기업 설립·운영 기준'과 '도시공사 설립과 운영에 관한 특별 지침' 발표를 통해 무분별한 도시공사 설립에 자제를 요청하고 각종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감시·감독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문제는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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