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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학교까지, 43시간이나 걸린다고?

[여행] 3만 명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중국 청도대학

등록|2011.01.18 17:40 수정|2011.01.18 17:40
지난 12월, 산동대학 위해분교와 청도대학을 처음 방문했을 때 건물의 베란다마다 가득 널린 옷가지들이 눈에 띄었다. 무슨 건물일까 하는 의문은 금세 풀렸다. 기숙사 건물이었다.

한국의 대학 기숙사에는 베란다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위해분교와 청도대학 기숙사에는 빨래를 말릴 수 있는 베란다가 있었다. 이 두 대학의 기숙사를 보면서 한국의 대학 기숙사와는 어떤 점이 다른지를 알게 되었다.

▲ 산동대학 위해분교 기숙사 전경 ⓒ 김종길


위해분교 고소산 과장에 의하면 중국대학은 대개 1류, 2류, 3류로 구분된다고 했다. 일정 점수가 되어야 등급에 따른 대학 입학 신청이 가능하며 신입생 선발 일정이 달라 해당 시기에 맞추어 지원할 수 있었다. 설립주체에 따라 국립, 성립, 시립, 사립으로 나누어진다. 국립대학은 총 76개인데 그중 외교부, 공안부, 해관총서 등에 소속된 대학을 제외하면 거점대학은 35개 정도다.

산동대학 위해분교 기숙사 전경베란다마다 가득 널린 옷가지들이 인상적이다. ⓒ 김종길


물론 위해분교는 국립이며 거점대학에 속한다. 전체 재학생 수는 1만5000여명이고 유학생 수는 450여명 정도였고 그중 한국 학생이 90%정도라고 했다. 청도대학은 성립이며 전체 재학생 수가 3만2000여명이고 유학생은 700명 정도였다.

특이한 것은 1만5000명에 달하는 위해분교 학생들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것이었다. 의무사항이었다. 학교의 전체 학생 중 산동성에 거주하는 학생이 40%정도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들도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티베트를 제외하고는 중국 전역에서 학생들이 온다고 했다.

▲ 청도대학 기숙사 전경 ⓒ 김종길


청도대학도 위해분교와 마찬가지로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했다. 의무사항은 아닌데 기숙사에서 생활하지 않고 집에서 등교하려면 별도로 신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이 두 대학의 건물의 절반 정도가 기숙사였다.

학생들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는 중국 사회의 특성과 거리의 문제가 있었다. 위해분교에는 흑룡강에서 온 학생이 있는데 위해까지 오려면 43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흑룡강에서 대련까지 36시간이 걸리고 다시 대련에서 위해까지 7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방학은 12월 8일에서 4월 1일까지인데 이 시기 중 설을 이용해 집에 간다고 한다.

▲ 위해분교 기숙사 목욕탕 ⓒ 김종길


기숙사 건물 주위에 욕지浴池라고 적힌 건물이 있었다. 물어보지 않아도 목욕탕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기숙사에는 건물별로 샤워시설이 층마다 있는데 목욕탕 건물이 별도로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알고 보니 목욕탕에는 언제든 온수가 나온다고 했다.

▲ 청도대학 기숙사 내부 전경과 취사시설이 있는 주방 ⓒ 김종길


청도대학에서는 기숙사 내부까지 꼼꼼히 돌아볼 수 있었다. 국제교류 종합동에는 유학생들을 위한 전용 기숙사가 있었다. 식당이 있음에도 취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별도로 있었다. 용역으로 운영되는 식당은 뷔페식이었다. 다양한 음식이 있고 각기 가격이 매겨져 있어 학생들이 선택하여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청도대학 기숙사 식당다양한 메뉴에 각기 가격이 매겨져 있어 학생들이 선택하여 먹을 수 있다. ⓒ 김종길


가장 눈에 띄는 건 기숙사의 각 건물마다 설치된 LCD TV였다. 각종 공지사항을 학생들이 숙지할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베란다가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대개 베란다가 없는 한국 대학의 기숙사에 비해 이곳에는 세탁물을 말릴 수 있는 천장 건조대가 비치된 베란다가 있었다.

▲ 청도대학 국제교류동의 강의 모습 ⓒ 김종길


여행자가 방문한 산동성 위해분교와 청도대학의 기숙사에서 한국 대학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중국만의 특징을 볼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 '김천령의 바람흔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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