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복음이 필요한 곳은 교회"
'진정 회개할 곳은 교회'를 쓴 정언향 교회 권영진 목사
대형서점 안 기독교 서적 코너에 진열된 책들은 주로 기독교 신앙을 통한 성공을 찬미하거나, 실제 기독교 신앙을 통해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성공담을 담은 책들 일색이다. 이런 책들을 읽게 되면 예수 믿고 구원 얻어 단박에 인생역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실에서 보여 지는 기독교, 그리고 교회는 이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교회는 세상 사람들의 지탄을 산 지 오래다.
그리고 새해 들어선 이 나라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대형교회들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듯 성추행, 폭행, 공금횡령 등 앞 다투어 세상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을 잇달아 저지르고 있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하는 책들은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어느 누구도 교회의 비이성적인 일탈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교회의 치부를 공론화하는 일이 대외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유형무형의 압력이 표현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흰 표지에 검은 색으로 교회를 덫칠 한 책 한 권이 눈에 띈다. 책 제목은 더욱 더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앞서 이야기했던 '진정 회개할 곳은 교회다'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언향 교회의 권영진 목사다. 결론부터 말하면 권 목사는 이 책을 통해 지금 한국 교회에 만연된 병폐와 이에 대한 대안을 명쾌하게 제시해 준다.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병폐란 보험으로 전락한 구원, 과거 교계의 친일행적, 교회 직분제도의 계급구조, 횡행하는 목회자 교권주의, 믿음 그 자체가 아닌 믿음이 가져다주는 유익만 설파하는 교회 등이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이 열거하는 한국 교회의 병폐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인 권영진 목사는 처음부터 목회자의 길을 가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그가 인생의 진로를 목회자로 정하게 한 건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싶은 열망이었다. 권영진 목사의 말이다.
"학창 시절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생활 열심히 하라는 권면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는 이유가 단지 예배를 잘 드리는데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도사님 같은 분들에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물어봤어요. 그러나 그분들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다 보면 알게 된다는 식의 모호한 답변만 주었을 뿐, 근본적인 해답은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회의가 들었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기 위해 신학대학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 권영진 목사의 책은 이해하기 쉽다. 교회의 관행을 비판하기 위해 어려운 신학 이론이나 사회학적 방법론을 동원하지 않는다. 그보다 이 책은 이미 드러나 있는 한국 교회의 문제들 이면에 숨겨진 공통분모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준다.
오랜 기간 신앙생활을 한 기독교 신자들은 물론, 얼마간이라도 교회를 다녀본 적이 있다면 권 목사가 책 속에서 지적하는 문제들에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최근 언론을 통해 불거지는 교회의 문제들도 권 목사가 지적하는 문제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책만 잘 읽어 내려가면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근원을 아주 쉽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 수 없다.
저자인 권 목사는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근원으로 교회의 계급구조를 지적한다.
"지금 한국의 교회는 꽉 짜여진 계급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중심에는 목사가 자리하고 있지요. 원래 교회는 이런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 목사는 성도들 가운데 성경에 정통한 사람으로 선발됐었고, 이렇게 선발된 목사들은 평신도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성경을 볼 때, 초대교회는 급성장을 경험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을 제대로 가르쳐줄 좋은 교사는 많이 부족했지요. 말하자면 목사는 가르침을 위해 특화된 존재였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사역은 집사가 담당했고요.
그러던 것이 로마 시대 카톨릭이 국교화 되면서 '성직자'가 특권화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전 성직자란 말도 좋아하진 않아요. 지금 한국 교회도 중세 카톨릭의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목사가 계급화됐고, 성도들도 이를 당연시하고 있어요. 이런 계급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한국 교회의 문제들은 언제 어디서든 되풀이 될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 교회 역시 비판, 특히 내부자에 의한 비판을 금기시하고, 동시에 대외적 이미지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볼 때, 교회 내 누군가가, 특히 목회를 담당하고 있는 목회자가 교회와 신도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 설혹 누군가가 목회자나 집사, 장로 등 직분자들을 향해 강한 어조로 잘못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면 '자기의에 사로잡혀 교회를 파괴한다'는 역공격을 당하기 쉽다. 권영진 목사 역시 자신의 책으로 인해 교계에서 그닥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교회를 향한 쓴소리가 교회를 무너뜨리는데 있지는 않음을 강조한다.
"핍박이요? 많이 받았습니다. 핍박은 무엇보다 믿지 않는 자에게서보다 믿는 자에게서 많이 왔었어요. 그러나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비판함으로써 나를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서로가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는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무작정 덕이 안된다고 허물을 덮어주는 일이 능사는 아닙니다. 잘못이 일단 드러나야 하고 이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와 철저한 회개가 있어야 합니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 주었어요.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죄를 친히 담당하시고 십자가를 짊어지심으로써 죄의 결과를 보여줬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을 치유하고 죄를 용서하셨어요.
예수와 삭개오와의 만남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삭개오는 로마 식민지배 체제에 협력해 동족을 핍박했어요. 그러나 삭개오는 예수를 만나서 부정하게 취한 재물에 대해 네 배의 배상을 하겠다고 했지요. 네 배는 당시 보상법의 최고치였습니다. 즉 부정하게 취한 재물에 대해선 최고의 배상을 하겠다는 뜻이었어요. 그러자 예수는 삭개오의 집에 구원이 임했다고 선포했지요.
한국 교회가 이 대목을 잘 음미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는 착각에 빠져 있어요. 교회 안에서 잘못이 드러나면 덮는 것이 선한 일인줄로 알고 있지요. '덕'이 안된다는 이유로. 특히 대형교회 목회자의 허물을 들추는 것이 마귀의 소행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게 한국 교회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험한 세상을 사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곳을 찾고자 한다. 그렇지만 교회는 이런 세상 사람들의 기대를 무참히 외면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세상 사람이 교회에 바라는 기대감과 교회가 안고 있는 현실과의 괴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교회가 세상 사람들의 기대에만 지나치게 부응하려 한다면 교회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러나 교회는 세상사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식은 주지 못할망정 적어도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런 괴리감에 대해 권영진 목사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전 교회에 다니면서 교회가 좋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꾸었어요. 먹음직한 사과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그 사과를 쪼개보니 속은 죄다 썩어 있었지요. 전 이것이 한국 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성경에서는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는데 정작 교회 안에서는 성도들끼리 혹은 장로들끼리 싸우는 광경을 자주 봐왔어요. 세상보다 못한 모습을 일찍부터 봐 왔던 것이죠. 여기서 전 성경말씀은 좋은데 교회의 모습은 아름답지 못하니까 두 가지 가운데 하나는 거짓일 수 있다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성경 말씀에 따라 움직이면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믿는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해져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정작 가장 복음이 필요한 곳은 교회라고 봅니다. 역설적으로 지금 대부분의 교회가 성경 말씀을 멀리하고 있으니까요. 목회자들이 성경 말씀을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각색해서 전하지 않고, 세상과 어떠한 타협 없이 하나님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어야 해요. 성도들도 예수를 믿어 얻게 될 유익보다, 예수는 누구이고 기독교 신앙은 무엇인가 하는, 즉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목회자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기만 하면 성도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각성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가르쳤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길가에 던져져 사람들에게 밟힐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지금의 한국 교회는 맛을 잃고 세상 사람들에게 밟히고 있다. 예수가 2010년 뒤 한국에서 벌어질 일을 정확히 내다본 것 같아 두렵고 떨릴 정도다.
이젠 그 길을 돌이킬 때다. 한국 교회의 잘못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세상 밖으로 불거지는 까닭은 그 길을 돌이킬 때라는 하나님의 경고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교회를 향해, 목회자를 향해, 성도를 향해 듣기 싫은 소리를 한다고 무조건 그들의 목소리를 불경하다고, 사탄의 역사라고 매도하지 말자. 하나님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를 통해 이스라엘의 죄악을 드러내셨다. 어쩌면 교회를 향한 날선 비판의 소리는 빈들의 소리일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권영진 목사가 교회를 향해 외치는 소리는 귀하고 또 귀하다.
그리고 새해 들어선 이 나라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대형교회들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듯 성추행, 폭행, 공금횡령 등 앞 다투어 세상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을 잇달아 저지르고 있다.
그런데 흰 표지에 검은 색으로 교회를 덫칠 한 책 한 권이 눈에 띈다. 책 제목은 더욱 더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앞서 이야기했던 '진정 회개할 곳은 교회다'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언향 교회의 권영진 목사다. 결론부터 말하면 권 목사는 이 책을 통해 지금 한국 교회에 만연된 병폐와 이에 대한 대안을 명쾌하게 제시해 준다.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한국 교회의 병폐란 보험으로 전락한 구원, 과거 교계의 친일행적, 교회 직분제도의 계급구조, 횡행하는 목회자 교권주의, 믿음 그 자체가 아닌 믿음이 가져다주는 유익만 설파하는 교회 등이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이 열거하는 한국 교회의 병폐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인 권영진 목사는 처음부터 목회자의 길을 가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그가 인생의 진로를 목회자로 정하게 한 건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싶은 열망이었다. 권영진 목사의 말이다.
"학창 시절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생활 열심히 하라는 권면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는 이유가 단지 예배를 잘 드리는데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도사님 같은 분들에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물어봤어요. 그러나 그분들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다 보면 알게 된다는 식의 모호한 답변만 주었을 뿐, 근본적인 해답은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회의가 들었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기 위해 신학대학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 권영진 목사의 책은 이해하기 쉽다. 교회의 관행을 비판하기 위해 어려운 신학 이론이나 사회학적 방법론을 동원하지 않는다. 그보다 이 책은 이미 드러나 있는 한국 교회의 문제들 이면에 숨겨진 공통분모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준다.
오랜 기간 신앙생활을 한 기독교 신자들은 물론, 얼마간이라도 교회를 다녀본 적이 있다면 권 목사가 책 속에서 지적하는 문제들에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최근 언론을 통해 불거지는 교회의 문제들도 권 목사가 지적하는 문제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책만 잘 읽어 내려가면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근원을 아주 쉽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닐 수 없다.
저자인 권 목사는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근원으로 교회의 계급구조를 지적한다.
"지금 한국의 교회는 꽉 짜여진 계급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중심에는 목사가 자리하고 있지요. 원래 교회는 이런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 목사는 성도들 가운데 성경에 정통한 사람으로 선발됐었고, 이렇게 선발된 목사들은 평신도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성경을 볼 때, 초대교회는 급성장을 경험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을 제대로 가르쳐줄 좋은 교사는 많이 부족했지요. 말하자면 목사는 가르침을 위해 특화된 존재였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사역은 집사가 담당했고요.
그러던 것이 로마 시대 카톨릭이 국교화 되면서 '성직자'가 특권화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전 성직자란 말도 좋아하진 않아요. 지금 한국 교회도 중세 카톨릭의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목사가 계급화됐고, 성도들도 이를 당연시하고 있어요. 이런 계급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한국 교회의 문제들은 언제 어디서든 되풀이 될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 교회 역시 비판, 특히 내부자에 의한 비판을 금기시하고, 동시에 대외적 이미지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볼 때, 교회 내 누군가가, 특히 목회를 담당하고 있는 목회자가 교회와 신도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 설혹 누군가가 목회자나 집사, 장로 등 직분자들을 향해 강한 어조로 잘못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면 '자기의에 사로잡혀 교회를 파괴한다'는 역공격을 당하기 쉽다. 권영진 목사 역시 자신의 책으로 인해 교계에서 그닥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교회를 향한 쓴소리가 교회를 무너뜨리는데 있지는 않음을 강조한다.
"핍박이요? 많이 받았습니다. 핍박은 무엇보다 믿지 않는 자에게서보다 믿는 자에게서 많이 왔었어요. 그러나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비판함으로써 나를 돋보이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서로가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는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무작정 덕이 안된다고 허물을 덮어주는 일이 능사는 아닙니다. 잘못이 일단 드러나야 하고 이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와 철저한 회개가 있어야 합니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 주었어요.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죄를 친히 담당하시고 십자가를 짊어지심으로써 죄의 결과를 보여줬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을 치유하고 죄를 용서하셨어요.
예수와 삭개오와의 만남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삭개오는 로마 식민지배 체제에 협력해 동족을 핍박했어요. 그러나 삭개오는 예수를 만나서 부정하게 취한 재물에 대해 네 배의 배상을 하겠다고 했지요. 네 배는 당시 보상법의 최고치였습니다. 즉 부정하게 취한 재물에 대해선 최고의 배상을 하겠다는 뜻이었어요. 그러자 예수는 삭개오의 집에 구원이 임했다고 선포했지요.
한국 교회가 이 대목을 잘 음미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는 착각에 빠져 있어요. 교회 안에서 잘못이 드러나면 덮는 것이 선한 일인줄로 알고 있지요. '덕'이 안된다는 이유로. 특히 대형교회 목회자의 허물을 들추는 것이 마귀의 소행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게 한국 교회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험한 세상을 사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곳을 찾고자 한다. 그렇지만 교회는 이런 세상 사람들의 기대를 무참히 외면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세상 사람이 교회에 바라는 기대감과 교회가 안고 있는 현실과의 괴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교회가 세상 사람들의 기대에만 지나치게 부응하려 한다면 교회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러나 교회는 세상사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식은 주지 못할망정 적어도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런 괴리감에 대해 권영진 목사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전 교회에 다니면서 교회가 좋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꾸었어요. 먹음직한 사과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그 사과를 쪼개보니 속은 죄다 썩어 있었지요. 전 이것이 한국 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성경에서는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는데 정작 교회 안에서는 성도들끼리 혹은 장로들끼리 싸우는 광경을 자주 봐왔어요. 세상보다 못한 모습을 일찍부터 봐 왔던 것이죠. 여기서 전 성경말씀은 좋은데 교회의 모습은 아름답지 못하니까 두 가지 가운데 하나는 거짓일 수 있다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성경 말씀에 따라 움직이면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믿는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해져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정작 가장 복음이 필요한 곳은 교회라고 봅니다. 역설적으로 지금 대부분의 교회가 성경 말씀을 멀리하고 있으니까요. 목회자들이 성경 말씀을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각색해서 전하지 않고, 세상과 어떠한 타협 없이 하나님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해주어야 해요. 성도들도 예수를 믿어 얻게 될 유익보다, 예수는 누구이고 기독교 신앙은 무엇인가 하는, 즉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목회자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기만 하면 성도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각성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가르쳤다. 소금이 맛을 잃으면 길가에 던져져 사람들에게 밟힐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지금의 한국 교회는 맛을 잃고 세상 사람들에게 밟히고 있다. 예수가 2010년 뒤 한국에서 벌어질 일을 정확히 내다본 것 같아 두렵고 떨릴 정도다.
이젠 그 길을 돌이킬 때다. 한국 교회의 잘못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세상 밖으로 불거지는 까닭은 그 길을 돌이킬 때라는 하나님의 경고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교회를 향해, 목회자를 향해, 성도를 향해 듣기 싫은 소리를 한다고 무조건 그들의 목소리를 불경하다고, 사탄의 역사라고 매도하지 말자. 하나님은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를 통해 이스라엘의 죄악을 드러내셨다. 어쩌면 교회를 향한 날선 비판의 소리는 빈들의 소리일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권영진 목사가 교회를 향해 외치는 소리는 귀하고 또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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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최근 대형교회의 비리를 보고 교회개혁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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