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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미호 청해부대 투입은 불가능...해적과는 협상없다"

백주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 밝혀... "오만 정부 협조에 감사"

등록|2011.01.24 17:15 수정|2011.01.24 19:40

▲ 최종현 주 오만 한국대사와 백주현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오만 살랄라의 술탄 카부스 병원을 방문, 석해균 삼호주얼리 선장 치료에 최선을 다해 줄것을 병원 관계자에게 당부하고 있다. ⓒ 연합뉴스


[2신: 24일 오후 6시 54분]

"이번 작전 해적 억지효과 엄청날 것"

다음은 외교통상부 백주현 재외동포영사국장과 나눈 일문일답.

- 소말리아 해적들이 이번 작전에 대해 "복수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데.
"교전이후 반응 못들었다. 그간 우리가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지만 행동으로는 못 보였는데, 이번 일로 억지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해적들에게 보복 능력은 없다고 본다. 물론 해적활동이 더욱 격렬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업체가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

언론이 군사작전 내용을 그렇게까지 상세하게 내도 되나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유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무력작전으로 해적들이 더 악랄해질 수 있다는 보도도 있지만 고도의 훈련을 받은 UDT 대원들과는 상대가 안된다."

- 최영함 병사들은 어떤 상태인가.
"지부티에 들어갔다 충분히 보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작전에 나왔다. 병사들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

- 케냐 등 인접국과는 해적과 관련한 아무런 협정이 없는데 생포된 이들의 수용이나 처벌 등에 도움을 얻는 게 가능한가.
"케냐 같은 경우 수용의사도 없고 능력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본다. 해적 관련 유엔의 결의안이 있고, 문하영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가 소말리아해적퇴치연락그룹(CGPCS) 의장인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이번에 오만이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한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가.
"오만은 지난 40년간 국왕의 통치이념이 분쟁없고 평화롭고 깨끗한 나라를 지향하는 것이다. 해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1년에 406만톤의 가스를 수입하는 등 경제적인 특수관계에 있는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소말리아 해적은 국제적 기업화 됐다"

- 소말리아 해적은 어떤 사람들인가.
"소말리아 해적은 국제적 기업화됐다. 취약한 사람만 개입된 것이 아니라 자금대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적에 투자하는 사람, 그들에 정보를 팔아먹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우리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제적 공동대처가 필요하다. 이번 사건으로 국제적 논의가 활성화 될 것이다."

- 시타델(선박내 피난처) 설치와 보안요원 탑승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거 아닌지.
"인도양을 떠다니는 선박의 30%가 한국 선적일 정도인데, 어차피 이들 배를 전부 철수시킬 수는 없다. 기업이 돈을 써야 한다. 지난번에 217일간 억류됐던 삼호드림호는 돈만 지불한게 아니라 배가 다 망가졌다. 삼호주얼리호도 총탄맞아 엉망이 됐지 않나. 한번 해적에 잡히면 회사의 존립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시타델 설치나 보안요원 태우는 것보다 수리 비용이 더 나올 것이다."

- 석해균 선장의 상태에 대해 더 말해달라.
"석 선장은 현재 수면 상태다.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지금 마취를 풀고 의식이 돌아오면 고통이 너무 심할 것이라는 게 의료진의 소견이다. 잠을 자면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게 낫다고 한다."

- 해적들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소말리아는 산업이 없고 중앙정부가 너무 취약하다. 소탕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안정시켜야 한다. 하루 한끼라고 먹고 살 요건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누굴 도와야 하는지가 명확치 않기 때문에 우린 일단 방어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 지금도 피랍 상태인 금미호는 어떻게 되나.
"금미호는 처음부터 개입 불가능한 범위에 있었다. 국가의 감선정책에 따라 보조금을 받고 어업허가가 취소된 선박이다. 지금도 소말리아 연안에 있어 청해부대 투입은 불가능하다. 만약 그곳을 타격한다면 인질들이 사살될 것이다. 어느 국가도 그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안 돼있다."

- 결국 돈 가지고 협상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답변 안 하겠다.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지만, 해적과의 협상은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1신: 24일 오후 4시 40분]

"의식불명 석해균 선장, 손 움직이고 있다"

"오만 대사관 직원들과 서울에서 파견된 신속대응팀 팀원들은 작전 1시간 전부터 대사관에 모여 스탠바이 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 때부터 서로 말 한마디도 안 하고 눈도 안 마주치며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이윽고 현지에서 1보가 왔다. (삼호주얼리호의) 컨트롤 타워를 장악했다고."

지난 19일 실무자 10명과 군 관계자 등 11명으로 이루어진 신속대응팀을 꾸려 오만 현지로 파견돼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구출 지원업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외교통상부 백주현 재외동포영사국장의 말이다.

"삼호드림호 사건 이후 재외동포 보호 고민"

백 국장은 24일 오후 비행기에서 내려 미처 여독을 풀지 못한 채 기자들과 만나 "몇 번의 중요한 계기가 있었는데, 국민과 언론의 협조가 없었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그간의 구출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백 국장은 "지난번 삼호드림호 처리과정에서도 군사적 옵션이 고려됐었으나 결과적으로 몸값을 치르고 해결돼 국내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내부적으로도 이런 식으로 재외동포 보호가 되겠는가 하는 통렬한 비판과 반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그 이후 국토부가 선박에 보안요원을 태우거나 시타델(선박내 피난처)를 설치하는 입법을 추진해 왔었다"며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되자, 더 시급히 조치가 취해졌어야 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배가 소말리아 인근으로 들어가버리면 해상위성(INMARSAT)을 사용할 수 없어 추적이 불가능해지는데, 삼호주얼리호는 아직 전속력을 달려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판단해 작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가 아닌 오만 쪽으로 가자, 항해방향을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며 "이대로 가면 무력진압을 안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항로를 바꿔서 군사작전으로 최종방향을 잡았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오만 정부 협조에 감사"... "석 선장 손 움직이고 있다"

▲ 청해부대가 21일 아라비아해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우리 화물선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하고 해적을 모두 제압했다. 사진은 청해부대 대조영함 대원들이 2009년 7월 해적 퇴치훈련을 벌이는 장면 ⓒ 연합뉴스


백 국장은 특히 오만 정부의 협조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는 데 아끼지 않았다. 작전을 수행했던 최영함에 링스헬기가 없어 부상병을 수송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미군과 영국군에 도움을 요청하려 했으나 오만 군사령부가 '우리가 직접 맡겠다'며 공군기를 띄워 안전하게 후송할 수 있었다는 것.

특히, 2차 작전 직전에도 필요한 의약품을 확보해 주겠다는 약속을 해줘, 우리 군이 안심하고 작전에 나설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이다.

백 국장은 "부상당한 석해균 선장이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손이라도 잡아주려 했으나 의식불명인데다 의사가 만류해 그러지 못했다"며 "그러나, 고개를 젓고 손을 움직이는 것을 봐 절망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석 선장은 총을 근거리에서 여러 방 맞아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병실에 신속대응팀 직원과 UDT대원들이 남아 헌혈을 하는 등 상태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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