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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가 먹고 반했다는 장터골 한우의 '매생이떡국'

정일근 시인,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

등록|2011.01.26 16:05 수정|2011.01.26 16:05

▲ 매생이떡국의 맛은 뭐라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 조찬현



정일근 시인은 <매생이>이라는 시에서 '다시 장가든다면 목포와 해남 사이쯤 매생이국 끓일 줄 아는 어머니를 둔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고 노래했다.

정약전(1758∼1816) 선생은 <자산어보>에서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했다.

▲ 전남 장흥 내저마을에서 생산된 찰매생이다. ⓒ 조찬현



오염되지 않은 청정 바다에서만 자라는 겨울바다의 진미 매생이는 그 맛이 향기롭고 부드럽다. 생굴과 쇠고기 등을 넣고 끓여낸 전남 장흥의 매생이떡국이 최근 인기다.

감미로운 매생이와 굴, 장흥한우가 서로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1박2일' 팀이 찾아갔다는 바로 그 집. 이승기가 먹고 반했다는 '장터골 한우'의 매생이떡국이다. 정일근 시인의 <매생이> 시를 음미하며 먹는 매생이떡국의 맛은 뭐라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 매생이떡국은 감미로운 매생이와 굴, 장흥한우가 서로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 조찬현



▲ 생굴과 쇠고기 등을 넣고 끓여낸 전남 장흥의 매생이떡국이 최근 인기다. ⓒ 조찬현




매생이 / 정일근


다시 장가든다면 목포와 해남 사이쯤
매생이국 끓일 줄 아는 어머니를 둔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
뻘바다에서 매생이 따는 한겨울이 오면
장모의 백년손님으로 당당하게 찾아가
아침저녁 밥상에 오르는 매생이국을 먹으며
눈 나리는 겨울밤 뜨끈뜨끈하게 보내고 싶다.
파래 위에 김 잡히고 김 위에 매생이 잡히니
매생이를 먹고 자란 나의 아내는
명주실처럼 부드러운 여자일거니, 우리는
명주실이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해로할 것이다.
남쪽에서 매생이국을 먹어본 사람은 안다
차가운 표정 속에 감추어진 뜨거운 진실과
그 진실 훌훌 소리 내어 마시다 보면
영혼과 육체가 함께 뜨거워지는 것을.
아, 나의 아내도 그러할 것이다
뜨거워지면 엉켜 떨어지지 않는 매생이처럼
우리는 한 몸이 되어 사랑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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