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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비행기로 부친 박스 하나가 없어졌다고?

싱가폴을 경유하여 12시간만에 도착한 인도

등록|2011.01.26 20:34 수정|2011.01.27 22:01
드디어 오후 7시 10분! 인도 캘커타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싱가폴과 인도의 시차는 2시간 30분이기 때문에 7시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8시40분에 도착하니까 비행시간은 1시간 40분인 듯 보였지만 사실은 4시간 10분이었다.

현지 시각으로 밤 11시 10분 인도 캘커타 공항에 내렸다. 인도의 겨울 날씨는 싱가폴처럼 열대 기후는 아니었지만 한낮에는 25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하지만 인도의 밤은 차가웠다. 싱가폴에서 입고 온 7부 바지 맨 다리가 덜덜 떨릴 정도였다.

수하물 인도장에서 문제가 생겼다. 인도 현지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학용품, 컴퓨터, 교구, 비상식량 등 총 25개의 상자를 부쳤는데 컴퓨터가 들어 있었던 상자 하나가 분실되었던 것이다. 인도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물건을 부치면 모두 다 찾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우리는 수하물 담당자에게 돌아오는 비행 편수와 현지 선교사님의 연락처를 드리고 공항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인도에 도착한 날 밤 현지인의 안내로 짐을 싣고 있다. ⓒ 송춘희


공항에 마중 나온 현지인이 운전하는 5시간의 버스 여행이 시작되었다. 인도 캘커타 공항에서 우리가 봉사 활동을 할 산티니게탄까지는 다른 교통 수단이 없고 버스를 타고 갈 수밖에 없었는데 한 번도 쉬지 않고 밤길을 달려야만 했다. 그곳에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나 화장실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남자들이 천연 화장실(?)인 길거리나 풀숲에 그냥 노상방뇨를 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그러니 여자들은 꼼짝없이 참을 수밖에...

공항에서 하이웨이로 나가는 동안에 모여든 차량으로 거리는 온갖 잡동사니 차들로 얽히고 섥혀 있었다. 물건들을 운반하는 화물용 트럭이 주로 많았고 우리들이 탄 차처럼 중대형 버스와 자가용들이 서로 앞 다투어 가려고 중앙선을 마구 넘는가 하면 길거리 비상라인 위로 무작정 오르기도 했다. 엄청난 클랙슨소리와 운전자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뱅갈어, 이곳에서는 질서라는 것이 존재 하지 않는 듯했다.

인도의 차들 끝없이 소리지르고 클랙션을 울려대는 인도의 운전자들 ⓒ 송춘희


싱가폴에 새벽에 도착해서 하루를 보내고 밤비행기로 3시간 40분의 비행! 그리고 5시간의 버스 여행을 통해 우리 일행은 지칠 대로 지쳤다. 덜그덕 거리며 산골을 돌아 돌아 끝없이 버스를 타고 산티니게탄에 도착한 것은 새벽 4시 40분! 현지 선교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우리가 봉사 활동할 학교에 도착하였고 그곳은 '숭실 리빙워터 스쿨'이었다. 오후 일정부터 봉사를 시작하기로 하고 우리는 5개의 교실 중 두 교실을 남·녀로 나누어 숙소로 정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밤에는 영상 5도라고 하지만 우리들의 숙소는 시멘트 바닥위에 짚풀을 깔고 그 위에 은박돗자리를 깔았기 때문에 냉기가 그대로 올라왔다. 두꺼운 침낭 안에서도 몸에 한기가 들었지만 5시간 동안 갇혀있던 버스보다는 훨씬 나았다.

한국에 있을 때 기독교 신자분들이 거리에 붙여둔 현수막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그때는 아무런 감동이 없었는데 오늘 밤 모기떼가 들끓는 이 잠자리에 누우니 생각이 난다.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야외에서 아이들 산티니게탄의 마을 아이들 ⓒ 송춘희


동생과 함께 학교에 온 동네 아이 동생을 안고 학교마당에 서 있는 아이 ⓒ 송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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