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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 의거로 이어진 1.28 상하이사변

[중국근현대사 속 오늘-1932년 1월 28일] 1.28 상하이사변 79주년에 부쳐

등록|2011.01.28 15:33 수정|2011.01.28 15:33

2010상하이엑스포 일본관누에 섬 일본관에는 상하이시민들의 반일감정을 고려해 일장기가 게양되지 못했다. ⓒ 상하이엑스포 공식홈페이지


2010년 상하이엑스포 당시 일본지도 모양으로 설계된 자줏빛 누에 섬, 일본관 '즈찬다오(紫蠶島)'는 중국인에게 많은 인기를 모았다. '마음의 화합, 기능의 화합'를 주제로 내세우며 당나라 문물을 배우기 위해 파견된 일본 사절단 견당사(遣唐使)를 전시관 입구에 배치해 중국과의 우호와 화합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다른 국가관과 달리 일본관에는 일장기가 게양되지 못했다. 이유는 일장기가 중국인에게 반일 감정을 불러온다는 역사인식 때문이었다.

1931년 9월 18일에 일어난 만주사변은 중국인의 반일 감정을 더욱 심화시켜 당시 중국 최대의 상업도시였던 상하이에서는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중일 양국민 간의 마찰도 빈번히 발생했다.

1932년 1월, 일본군은 일본계 방적회사가 불탄 것을 계기로 거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병력을 상하이로 집결시켰고, 1월 28일 상하이 외곽 자베이(閘北)에 주둔하고 있던 중국 국민당군 19로군을 공격하면서 '1.28 상하이사변'을 일으켰다.

상하이사변 당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일본군의 예상과 달리 상하이에서의 완강한 저항으로 양국의 총력전이 상하이 시내에서 벌어졌다. ⓒ 위키피디아


당시 공격을 지휘한 일본 사령관 시오자와(塩澤)는 4시간이면 모든 작전이 종료된다고 큰소리 쳤지만 상하이시민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장광나이(蔣光鼐)가 총지휘하는 중국 국민당군 제19로군의 예기치 못한 완강한 저항에 고전해야 했다.

2월 중순 일본과 중국은 추가 병력을 투입하며 첨예하게 맞섰지만 3개 사단과 항공모함, 항공기를 동원하여 상하이를 무차별 폭격하는 일본군의 막강 화력에 중국군은 결국 3월 2일 상하이에서 완전 철수하고 말았다.

중국의 심장부, '모던 상하이'를 강타한 일본의 무력 침공에 중국 민중이 받은 충격과 굴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하지만 무기력한 장제스(蔣介石) 정부는 국제연맹이 주선한 정전협정에서 자국민의 항일운동 단속, 용감히 일본군에 맞서 싸운 19로군 총사령관, 상하이에서 중국군의 비무장화에 합의하며 중국인을 더 큰 분노와 슬픔에 빠지게 했다.

1.28상하이사변을 통해 일제는 만주사변으로 촉발된 대내외의 관심을 분산시키며 동시에 상하이사변이 마무리될 시점인 1932년 3월 1일 청의 마지막 황제 선통제 푸이(溥儀)를 집정(執政)에 앉히고 만주국 성립을 선언하는 이중적인 기민함을 보였다. 

이런 좌절감과 비통함에 빠진 중국인, 특히 상하이 민중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는데 바로 정전협정이 진행되던 1932년 4월 29일에 일어난 윤봉길 의사의 의거였다.

1.28 상하이사변의 승리를 자축하는 행사가 홍커우(虹口)공원에서 개최되었는데, 그곳에서 도시락폭탄을 투척해 상하이전투를 지휘한 일본군 요시노리 시라카와 대장에게 중상을 입혀 결국 사망하게 만들었다.

독일제 무기로 무장한 자신의 정예 부대인 5군을 투입하고도 일본군에 패한 장제스가 "중국 100만 대군도 못하는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해냈다" 며 격찬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일본의 침략에 당시 중국 최대 상업도시였던 상하이가 폭격당하는 굴욕적인 상황에서 조선의 젊은 청년 윤봉길이 상하이 민중에게 커다란 위안을 던져준 셈이다.

1937년 7월 중일전쟁 발발 직후인 8월 13일 일본군은 또다시 상하이를 침공하여 제2차 상하이사변을 일으키며 난징(南京)대학살의 만행까지 저질렀다. 하지만 일본은 역사교과서 왜곡 등을 통해 지금도 과거사에 대해 진심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이 세련된 문화, 막강한 경제적인 성취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엑스포 국가관에 떳떳하게 일장기를 게양하지 못하는 것은 중국에서, 특히 상하이에서 존경받지 못하는 부끄럽기 그지없는 스스로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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