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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축산이 보편적인 기준이 돼야 한다"

친환경 소비자·생산자 단체, '지속가능한 축산 방향 모색 토론회' 개최

등록|2011.01.28 19:55 수정|2011.01.28 19:55

▲ 1월 28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친환경 소비자·생산자 단체들이 개최한 <구제역· AI 사태에 따른 지속가능한 축산 방향 모색 토론회>. ⓒ 박제선



작년 말에 시작된 구제역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미 가축 200만 마리 이상이 살 처분된 참담한 상황이다. 또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유행하고 있다.

구제역과 AI와 같은 가축전염병이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로 가축을 상품으로만 바라보는 '공장식 축산'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여성민우회생협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친환경 소비자 단체와 친환경 생산자단체들은 28일 오후 2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구제역·AI 사태에 따른 지속가능한 축산 방향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축산업에도 동물복지라는 가치와 윤리가 필요하다"

첫 발제를 맡은 이효원 한국유기농업학회장(방송통신대 교수)은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며 동물 복지라는 기준에서 바라 볼 것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동물 복지의 원칙으로 "배고픔·갈증·공포·고통·불안·통증·부상·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 조성"을 들었다.

또한 "항생제를 먹이며 시멘트 바닥에서 밀집 사육하는 '관행 축산'을 넘어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 동물 복지를 고려한 환경에서 기르는 '친환경 축산'이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축산업에도 동물복지라는 가치와 윤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앞으로 가축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현재의 살 처분 위주의 대응에서 벗어나 치료 가능성을 모색하고 생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서 발제를 한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구제역 사태는 생명의 그물망이라는 순환의 원리에 어긋나는 축산업이 빚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생산량만을 목적으로 한 지금까지의 '현대식 농업과 축산업'이 순환이라는 자연의 원리에 역행했다'는 지적이다.

권 소장은 "자연의 순환 원리에 기반을 둔 '자연 순환형 농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자연 환경에 적합하고 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농업, 동물 복지에 기반한 가축의 생리와 행동을 존중하는 축산, 그리고 자연의 순환 원리에 따라 농업과 축산이 한데 어우러지는 자연 순환형 농업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농업을 지지해 온 생협 모델이 보편적인 기준이 되어야"

안인숙 고양여성민우회생협 이사장은 "생협은 '소비'라는 방식으로 친환경 농업과 지역순환농업을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나아가 "'공장식 축산업'이 가축 전염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축산물 등 생협의 생활재(물품) 취급 기준이 보편적인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몇몇 생협 조합원의 '취향'으로만 보였던 유기 농산물과 친환경 축산물 이용이 지속가능한 농업과 축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인 대안이며, 소비자의 노력이 계속될 때 생산 방식까지 바꾸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작년 여성민우회생협의 '암소수내사업(소비자가 여성 농민 등에게 암송아지를 분양한 사업)'을 사례로 들고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얼굴이 있는 생산과 소비, 얼굴이 있는 직거래'가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곽금순 한살림 서울 이사장은 "올해 구제역 사태의 구체적 사례를 정리해 정부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농업과 축산업을 단순한 산업이 아닌, 국민의 건강권 측면에서도 바라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정희 동물보호 무크지 <숨> 편집장은 "구제역 사태를 계기로 채식에 대한 고민이 확산된 것 같아 다행"이라며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위주로 식단을 꾸리고 제대로 키운 축산물을 제값을 주고 이용하는 밥상을 차려 볼 것"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여성민우회생협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가톨릭농민회, 감리교 농촌선교훈련원, 씨알살림축산, 한살림, 한국유기농업학회,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흙살림 등 9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여성민우회생협 홈페이지(www.minwoocoop.or.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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