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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면의 면발은 얼마나 치댈까? 엿장수 맘대로, 천만에

반죽을 손으로 치대 만든 쫄깃한 '손자장'

등록|2011.02.10 11:35 수정|2011.02.10 11:35

▲ 반죽을 손으로 치대 만든 쫄깃한 '손자장'이다. ⓒ 조찬현


"여기, 자장면 하나 주세요."

주문을 받는 즉시 주방에서 밀가루 반죽을 치댄다. 수타반점의 주인장이자 주방장인 유청봉(43)씨다. 반죽은 아침에 미리 만들어놓는다. 면은 생반죽으로 하는 것 보다 적당히 숙성 되어야 반죽을 치대기가 수월할 뿐만 아니라 끈기가 되살아난다.

"이게 무지 힘듭니다. 10년 넘었습니다."

▲ 수타반점의 주인장 유청봉씨다. ⓒ 조찬현

엿가락처럼 늘렸다 꼬기를 되풀이한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해야 면이 고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면의 반죽은 얼마나 치댈까? 엿장수 맘대로, 천만에 순전히 감에 의존 한다.밀가루가 부풀어 오를 경우에는 면이 물렁해져 쫄깃함이 덜하므로 치대기를 오래 반복한다.

유 씨가 중국집과 인연을 맺은 지는 13년 전이다. 지금은 작은아버지가 중국식당 일을 접었지만 당시 작은집은 충청도에서 중국집을 운영했다. 다니러 갔다가 음식점을 하는 그곳에서 3년간 일을 배우고 익혔다.

여수에 가게를 열어 별 탈 없이 운영해오다 4년 전부터 음식배달을 중단했다. 그러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그때 고생한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는 그는 6개월여 간 고생 많이 했다고 한다. 이후 예전 맛을 못 잊어 하는 분들이 하나둘 다시 찾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자장면은 배달음식인데 배달을 안 하니까 손님이 뚝 끊겼어요. 6개월간 고생 많이 했습니다. 깡통 찰 뻔 했다니까요."

▲ 면의 반죽은 얼마나 치댈까? 엿장수 맘대로, 천만에 순전히 감에 의존 한다. ⓒ 조찬현


참 별난 집이다. 자장면을 배달하지 않는 중국집, 4년 전부터 음식 배달을 전혀 하지 않는다. 가끔씩 이곳 음식점을 찾는다는 이웃한 손님은 짬뽕을 먹으면서 "면이 쫄깃쫄깃합니다, 정말 맛있어요."라며 만족해했다.

▲ 이웃한 손님은 짬뽕을 먹으면서 "면이 쫄깃쫄깃합니다, 정말 맛있어요."라며 만족해했다. ⓒ 조찬현


▲ 한번 찾으면 예전의 맛을 못 잊어 다시 찾는다는 이곳 음식의 별미는 면발이다. ⓒ 조찬현


한번 찾으면 예전의 맛을 못 잊어 다시 찾는다는 이곳 음식의 별미는 면발이다. 손으로 치대 만든 면발의 쫄깃함이 너무 좋다. 중국음식점에서 넘쳐나는 화학조미료 맛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수타면을 넣어 만든 자장면은 쫄깃한 면발의 맛도 맛이지만 먹고 난 뒷맛이 개운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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