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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청와대발 공천 오더에 단호히 맞서겠다"

4월 재보선 앞두고 '강재섭 비토론' 거듭 설파

등록|2011.02.11 08:54 수정|2011.02.11 08:54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이 4월 국회의원·도지사 재보선 공천이 당의 독자적 결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10일 말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특위 설치에 '어깃장'을 놓은 데 이어 향후의 각종 공직선거 공천과 관련해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심산이다.

특히 홍 최고위원은 4·27 재보선 지역으로 떠오른 경기 분당을 여당 후보에 강재섭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에도 아주 부정적이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 등 일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강재섭 비토론을 거듭 설파했다.

"강재섭 전 대표는 18대 총선에서의 불공정 공천으로 10년만에 탄생한 보수정권을 힘들게 한 장본인이다. 그때 공천을 공정하게 했다면 왜 지금 친이와 친박의 갈등이 깊어졌겠나?... (중략) 강 전 대표는 자기가 분당 토박이라고 하는데, 분당 토박이가 왜 대구에서 계속 국회의원을 했나? 18대 총선에서 대구 지역구 공천을 반납한 것도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니 스스로 접은 게 아니냐?"

홍 최고위원은 "강 전 대표가 혹시라도 한나라당 당선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서울 강북지역이나 경기도 안산 같은 곳을 생각한다면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4월 재보선 공천, 여당에서 독자적으로 해야"

▲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 ⓒ 남소연



정운찬 전 총리가 "위원장을 두 개나 맡아서 다른 생각 겨를이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홍 최고위원은 "이렇게 해놓은 말이 있으니 분당에는 나오기 힘들 것같다"고 말했다.

- 재보선 공천은 결국 당대표와 청와대가 상의해서 내정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 아니냐?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공천 문제는 당에서 조용히 논의해야지, 특정인들이 청와대 사람들과 속닥속닥 얘기해서 결정하는 방식은 안 된다. 공천은 당의 독자적인 의사결정구조대로 정해야 한다.

이번 재보선 공천을 독자적으로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도 똑같은 일이 생길 것이다. 재보선 공천은 전적으로 당이 권한을 쥐는 게 맞다.

한번 두고봐라. 청와대에서 조금이라도 오더가 내려오는 낌새가 들면 내가 단호히 맞서겠다."

- 사무총장이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번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에 외압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들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들로 공심위 구성하면 이상한 사람들이 들러붙어서 공천 달라고 설칠 거 아니냐?"

8일 리얼미터의 여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전 주보다 2.6% 포인트 상승한 6.4%로 전체 5위에 올라선 것도 그의 자신감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홍 최고위원은 나경원 최고위원의 공천개혁안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당헌은 이미 상향식 공천을 지향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나경원 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내용을 보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당·정의 구제역 대책에 대해서도 "지금 내놓은 대책으로는 봄이 되면 엄청난 환경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1월에 목적예비비 1조2000억 원을 다 써버린 것도 해방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걱정했다. "10일 긴급 당정회의에서 (2차 오염 문제를) 점검해본 결과,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김무성 원내대표의 진단과는 정반대의 얘기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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