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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는 무료 월간미술잡지가 있다?

지역 미술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느낀 비아트 발행인 김성연, 편집장 신양희

등록|2011.02.12 12:48 수정|2011.02.12 12:48
"지역에서 문화잡지가 근거를 두고 활동하기 힘든 현실에서 시작"

비아트부산 무료 월간미술잡지 ⓒ 무비조이(MOVIEJOY.CM)


부산지역에서 나오는 무료 월간미술잡지가 있단 이야기를 들었을 때 놀라웠다. 그리고 이런 놀라움은 얼마지 않아서 과연 이 미술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하는 궁금증으로 바뀌었다. 웬만한 일반 잡지도 판매부수가 높지 않은데 독자층이 더 한정되어 있는 미술잡지를 한 달에 한 번씩 무료로 발간한다는 것은 보통 의지가 아니면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찾아간 곳은 부산지역 미술의 대안공간 '반디'였다. 반디의 디렉트인 김성연씨와 큐레이터인 신양희씨가 부산지역 월간미술잡지 'B-ART'(이하 비아트)의 발행인과 편집장을 겸하고 있었다. 이들이 대안공간 반디에서 하고 있는 전시회와 업무를 보고 난 후 얼마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매달 한 번씩 비아트를 발간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미술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2009년 9월부터 발간되기 시작한 월간미술잡지 비아트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과연 발행인 김성연씨와 편집장 신양희씨가 어떤 계기로 비아트를 발간하게 되었고, 그들의 작업공간이지 전시공간인 대안공간 반디는 어떤 곳인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이 인터뷰는 지난 9일 이루어졌다.

-비아트에 대한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김성연:"미술잡지뿐만 아니라 문화잡지가 지역에 근거를 두고 활동하기가 참 어려운 여건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시도는 많이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술 분야도 미술통신이나 부산미술, 미술비평 등 여러 선배들이 시도했던 매체들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지역에 미술을 다루어줄 매체가 부족하다는 것이 항상 문제시 되어왔습니다.

그래서 과거 반디를 시작할 때부터 매체의 중요성에 대해서 고민을 했습니다. 실제 온라인으로도 한번 시도를 했었다가 비용문제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하지를 못했습니다. 이러다보니까 매체 부제의 상황이 계속되다보니까 작게라도 시도를 해보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근사한 칼라 잡지로 많은 페이지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작더라도 시도를 하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시도를 하면 반응이 오거나 또 다른 시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고요.

그렇게 해서 2009년 9월에 비아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월간으로 만들다보니까 아무래도 예상보다 힘들었던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어려움도 있었지만 주위의 관심과 응원도 있어서 여태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부산기업들도 작은 문화나 대안문화에 대해서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안공간 반디나 비아트 잡지를 발행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김성연:"어려운 것 각오는 하고 시작을 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 만 하자란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지원은 부산문화재단에서 연례로 조금씩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돈은 아니지만 개인 후원을 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최근에는 잡지 뒷면에 광고라도 실어서 운영에 보탬이 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것보다 필진이나 이런 분들이 저희들 활동에 지지를 해주시기 때문에,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도 비아트가 발행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편집인들 역시 마찬가지로 많은 수고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비아트, 기관지 성격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비아트왼쪽 발행인 김성연, 오른쪽 편집장 신양희 ⓒ 무비조이(MOVIEJOY.COM)


-두 분이 비아트 발행인 및 편집장이기도 하지시만 대안공간 반디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디에 대해서 소개 해주실 수 있습니까?
신양희:"(반디는) 1999년도에 대안공간으로 출발을 했어요. 여기 계신 김성연씨, 고인이 되신 이동석 큐레이터, 이영준씨 세 명이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1년 정도에 재정적인 문제로 활동을 접었다가 2002년도에 김성연씨 작업실을 개조해서 다시 대안공간 반디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비아트의 경우 김성연씨가 발행인이고 제가 편집장입니다. 그리고 편집위원들이 계십니다. 그 외에 진행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김성연:"비아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더 보태자면 기관지 성격은 아니여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완전히 독자적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안공간 반디에서 전시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신양희:"전시 같은 경우는 1년 동안 계획을 세워서 진행을 하고 있어요. 신진 작가전부터 기획전까지 연례 15건 정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 분들이나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젊은 작가 분들을 발굴하고 지원해주는 성격이 큽니다. 대관료 없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관료 없이 운영이 가능한 지 궁금합니다.
신양희:"운영은 한국예술문화위원회에서 일 년에 얼마정도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부산문화재단에서도 작은 액수의 지원금이 나오고요. 그 외에 돈은 김성연씨가 개인 사비를 털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임대료 같은 경우에는 지원이 안 되기에 그렇습니다."

-대안공간 반디에서 하는 교육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김성연:"교육프로그램은 방학을 이용해서 일반인들이나 미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 겨울 같은 경우에는 큐레이터 양성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일반인과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국제비디오페스티벌이란 영상관련 행사를 2003년부터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와의 대화나 필요한 세미나도 여기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을 해외에 홍보하거나 하는 자료들을 이곳에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비영리로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아주 거창하거나 깊이 있게는 할 수 없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필요한 부분들에 한해서는 이곳에서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칭찬이나 비판보다는 밸런스를 이루어서 기사 개재"

비아트편집장 신양희 ⓒ 무비조이(MOVIEJOY.CM)


-잡지 비아트에서는 비평적인 글이 나가는지 궁금합니다. 간혹 제 식구 감사기 글도 자주 있어서 질문을 드립니다.
신양희:"전시회 리뷰 같은 것이 나갈 때 비평적인 담론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우선 학연지연 이런 것을 떠나서 글 쓰실 분을 먼저 선정을 해서 작성을 합니다. 그래서 칭찬 모드는 아닌 것 같아요. 글을 봤을 때 비평적인 부분이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무조건 칭찬하거나 무조건 비판 하는 것이 아니라 밸런스를 맞추어서 칭찬할 부분은 칭찬을 하고 비판할 부분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김성연:"현재 비평을 장을 담당할 수 있는 장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신문이라 이런 곳에서는 간단한 리뷰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비평의 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비아트는 그런 기능들을 일정부분 담당하고 있습니다. 내부필진뿐만 아니라 외부필진들, 젊은 비평가분들이나 지망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현재 비아트에 실고 있습니다.

물론 질문하신 것처럼 이 판이 좁다보니까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비평을 통한 논란이나 문제인식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비아트는 언제든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편집장으로서 가장 많이 듣는 항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신양희:"제일 큰 것은 오타입니다(웃음). 혹은 부호를 바꾸어가지고 항의를 받고는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것들을 줄이기 위해서 글 작성이 끝나면 글을 보내주신 분에게 다시 한 번 더 보여드리고 글 발행을 하고 있습니다. 내부필진 같은 경우에는 서로 협의를 해서 조금 고치기도 합니다."

-비아트는 부산지역만 전문으로 하는지요? 아니면 다른 지역도 포함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신양희:"특집이라든지 담론과 쟁점 같은 경우에는 부산 지역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미술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요. 리뷰 같은 경우에는 부산 지역에 집중을 하는 편입니다. 필진 분들도 부산 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 외 다른 지역 분들도 수소문을 해서 하고 있습니다. 필진 분들을 다른 지역에서 많이 찾고 있는 편이에요."

김성연:"부산만이 아니라 부산발이라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전시 가이드나 이런 것들은 부산경남 지역 중심으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문제점에 대해서는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비아트가 원래 계획했던 것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성연:"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낫단 평가를 많이 해주시고 있습니다. 저희들도 그런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까지 꾸려온 것은 나쁘지 않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부수를 늘려달란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들 욕심만큼이야 커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인력이라든지 재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희들 욕심대로 만드는 것은 힘들겠지만 지금까지 유지한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단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고 싶단 생각"

비아트발행인 김성연 ⓒ 무비조이(MOVIEJOY.CM)


-다른 평가로 비아트가 비주류 미술 잡지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성연:"부산에 주류가 없기 때문에 비주류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큰 웃음). 부산에 특정 장르에서 특화된 잡지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비아트에서) 다루는 성향들이 많은 미술인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부분일 수도 있고 저희들이 그런 부분을 안 다루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신양희:"일단은 비아트의 경우 담론생산이란 목표가 너무나 뚜렷하기 때문에 주류 미술계에서 이야기하는 잘나가는 작가라든지 미술시장의 흐름을 짚거나 이런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주 보시는 분들은 비아트의 경우 너무 무난해서 좀 더 공격적인 글을 실었으면 좋겠단 이야기를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돈도 안 되는데 왜 이 짓을 하는지 질문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명감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김성연:"아직도 뭔가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가장 큰 동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작가들도 있고, 여전히 가벼운 부분을 긁어야하는 부분도 있고요. 그런 생각들에 대한 욕망이 더 크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일을 꼭 계속해야 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일이 (저에게) 무리가 되어 왔단 것은 사실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 뒤에서 푸념만하고 방관자로 있는 것보다는 시작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안 하는 것보다 그리고 침묵하는 것보다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은 하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거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단 생각이 듭니다. 뭔가를 이루어야지 생각을 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이 일은 돈으로만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만약 돈이 주가 되었다면 지금까지 순수한 활동이나 생각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지금 주위에 이해를 해주시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꼭 금전적인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단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편집장인 신양희씨 같이 열정을 가지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되겠단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편집장으로서 비아트에 대한 자부심은 무엇인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신양희:"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편집위원 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잡지입니다. 간혹 편집회의하고 기획안을 보면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오고 보면 너무 좋은 것이에요. 그럴 때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여러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기사도 많이 있었습니다. 누가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성연:"신양희씨가 많이 다녔습니다. 지금은 외부 필진 분들이 간혹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미술 분야가 아니라든지 다른 인문학 분야라든지 이런 경우는 외부 필진들이 도와주십니다."

신양희:"초기에는 비아트 편집위원 분들이 문화공간을 많이 찾아다니면서 녹취를 하고 그렇게 기사를 풀었습니다. 원로작가 분들도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대안공간 반디와 비아트의 2011년 계획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김성연:"우선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왔던 활동을 유지하고 계속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 만큼 이것만 할 수 있어도 우선은 성공이란 생각이 듭니다. 대안공간 반디는 전시뿐만 아니라 중요한 교육프로그램도 더 개발해서 하고 싶습니다.

비아트 같은 경우에는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서 미술인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분량도 지금보다 해왔던 것보다 조금 더 다듬어가면서 계속 발행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단 생각을 합니다.

주류 매체가 아니다보니까 필진을 모시는데도 10번 이상을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비아트가 얇고 작지만 이런 시스템적인 부분을 더 개선해나가면서 발전을 해나가야겠단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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