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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 너무 많다'...한경대, 학생회비 고지 거부

오리엔테이션도 축소... 총학 "학생자치활동 탄압" 반발

등록|2011.02.12 18:29 수정|2011.02.12 18:29
국립 한경대학교(총장 김성진)가 총학생회자치회비(이하 총학생회비)의 운용과 수준을 문제 삼으면서, 등록금고지서를 발송하면서도 총학생회비를 누락시켜 학생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로써 사실상 총학생회의 한 해 예산편성이 벽에 부딪혀 이후의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대 측이 총학생회비 고지를 거부하며 근거로 내세운 것은, 신입생들만 한 차례 일괄 납부하는 17만 원의 총학생회비가 타 대학들보다 높다는 점과 지난해 총학생회비의 운용이 방만했다는 점이다. 이에 학교 측은 총학생회비를 낮출 것을 요구하면서 총학생회비 고지를 거부했다. 학교 측은 전국 10개 대학의 총학생회비를 근거로 제시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4년 동안 학생들이 내는 총학생회비 1인당 평균은 8만 5천 원 수준이었다. 더불어 한경대 측은 지난해의 총학생회비 운용을 감사한 결과 주로 "놀고 먹는데" 쓰였으며, 회계처리도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경대 총학생회는 "대학 측이 제시한 총학생회비는 자의적으로 선택한 일부 대학에 불과하고, 학교별로 학생수가 천차만별이며, 오리엔테이션 비용을 따로 징수하는 등의 경우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단순비교로서 전혀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재학생 수가 한경대의 2.5배에 달하는 G국립대의 경우, 1인당 납부금액은 12만 원이고, 여기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비용 7만 원을 별도로 징수하고 있다.

또 학생수가 5배에 달하는 J국립대는 8만 원에, 오리엔테이션 비용 7만 원, 학생수가 4분의 1수준인 G교대의 경우에는 총학생회비 9만 8천 원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비용 5만 원을 별도로 받고 있었다. 한경대 총학생회는 "모든 사업에는 기본 소요비용이 있어 학생수가 몇 배가 되는 학교와 단순 비교할 수 없으며, 한경대의 경우 오리엔테이션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은 전혀 계산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대학 측의 요구에 대해 15만 원까지 낮춘 총학생회비를 제시를 했으나 결국 합의를 보지 못했다. 

더불어 학교 측은 지난해 총학생회비의 운용을 문제 삼으며 외부에 회계감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학생회는 "대학 측이 지난해를 빌미삼아, 새로이 선출되어 꾸려진 2011년 총학생회의 회비 고지 자체를 막고 있는 것은 학생자치활동을 탄압하려는 의도일 뿐"이며, "문제가 있다면 학생회 차원에서 감사를 진행하고 조치를 취하는 게 먼저인데, 학교 측에서 지도를 빙자해 외부에 전문회계감사를 의뢰한다는 것은 다른 저의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현재 한경대는 대학 측과 학생회의 협의 결렬로 2박 3일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취소된 상태다. 대학 측은 "연예인을 부르고, 술이나 먹는 소비적인 문화를 건전한 방향으로 지도한다는 차원"에서 기존의 오리엔테이션을 교내에서 숙박 없이 이틀 동안 학교 자체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러한 대학 측의 계획에 반발하며 학생회는 현재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올해 한경대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자체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학생은 "오리엔테이션이 학교생활을 위한 정보공유 차원만은 아니다. 처음으로 함께 학교생활을 하게 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며 적응력을 갖추어가는 활동인데, 최소한 1박 2일은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한 시민은 "대학생들의 자치활동을 학교 측에서 입맛에 맞게 조정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직접 선출하고 구성한 총학생회가 자발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일일이 사업을 대학에 승인받고 지도받아야 한다면 그것이 무슨 자치활동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안성신문에 게재했고, 민중의 소리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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