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병원비는 쌓여 가는데, 퇴직금은 안 나오고
서로 핑계 대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사와 회사
"한국에 와서 일한 지 4년 반 됐어요. 3년 일하고 재계약할 때, 몽골에 갔다 왔고요. 한국에 다시 온 지 1년 삼 개월이 지났을 때, 귀가 아파서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때쯤에 아내도 배가 불러와서 일을 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하루는 귀 치료 문제로 병원에 갔다 왔는데, 반장이 화를 내면서 회사 그만두라는 거예요. 그래서 회사 옮기겠다고 했더니, 회사 옮기면 불법이라고 했어요. 그때부터 회사에서 일을 하지 못했어요."
병원 치료 때문에 근무를 태만히 한다는 이유로 작년 12월 중순에 해고를 당하여 체류자격을 상실한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 바OO한(31)의 말이다.
체류자격을 상실한 후, 바OO한은 여러 가지 곤란한 일들을 겪기 시작했다. 우선은 자신의 건강 문제로 병원에 갈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약과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내의 출산 후부터 발생했다. 보험급여 적용을 받을 수가 없어서 병원비가 만만치 않게 나왔다. 아내가 퇴원할 당시 병원비가 이미 6백만 원에 이르렀고, 앞으로 2천만 원 정도의 병원비가 발생할 것이라는 병원 측의 말에 바OO한은 숨이 턱턱 막힌다고 한다.
체OO한의 아내는 지난 1월 말에 1.66kg의 미숙아를 출산했다. 임신 31주 6일만의 출산이었다. 조산으로 인해 아기는 폐 기능이 원활치 않다고 한다. 폐가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않다보니, 아기는 '호흡곤란증후군'과 '폐렴'에 걸렸고, 계면활성제와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치료를 받아야 했다. 현재까지 아이는 흉관을 삽입한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여 호흡하고 있다. 최소한 이달 말까지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내는 일주일 만에 퇴원하여 건강을 회복 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앞길을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보증금 300만 원에 월 32만 원 월세를 사는 부부는 지금 병원비는커녕, 생활비 자체를 마련할 길이 없다. 친구들이 아기 출산에 맞춰서 얼마씩 보태줬지만, 병원비를 마련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인공호흡기를 의지하여 누워 있는 아기를 보며, 바OO한은 어떻게든 병원비를 조금이나마 마련해야겠다는 각오를 날마다 한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바OO한은 우선 해고당할 때 받지 못한 퇴직금이라도 받아보려고 시도했다. 3년 일하고 몽골에 갈 때, 퇴직금 성격의 '출국만기보험'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바OO한은 지난 주에 출국만기보험 신청서를 작성하여 '외국인근로자 출국만기 보험'을 담당하는 삼성화재로 보냈다. 병원비에 한참 못 미치겠지만, 그나마 보태보려던 기대는 '외국인근로자 보험 상담센터'로부터 전화를 받으며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삼성화재에서는 "회사에서 바OO한이 이탈한 것으로 신고를 했기 때문에 출국만기보험을 지급할 수 없습니다"라는 연락을 해 왔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3장 21조 2항에 의하면, '피보험자 등이 사업 또는 사업장을 이탈하는 경우에는 출국만기보험 지급 일시금을 사용자에게 귀속'하도록 하고 있다. 바OO한이 회사에서 이탈한 것으로 신고되었기 때문에 형편이야 어찌되었든, 바OO한은 삼성화재로부터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바OO한은 삼성화재에 출국만기보험을 신청하기 전에 사측에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런데 거절당했다.
근로기준법(9조)에 의하면, 퇴직금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벌칙(31조) 규정을 정해놓고 있다.
위와 같은 조항에도 사측에서 바OO한에게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출국만기보험을 통해 받으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사측에서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예외조항이 있는 것을 모르는 탓인지, 자신들과 바OO한은 이제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아기 병원비는 쌓여가는데, 퇴직금은 안 나오고, 서로 핑계 대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사와 회사 때문에, 바OO한은 결국 이 문제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과에 신고하기로 했다. 내친 김에 부당해고 문제도 이야기한다고 한다. 이 문제가 풀리려면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른다. 그동안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고, 병원비가 마련될 수 있을까? 바OO한은 지금 아기가 건강하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병원 치료 때문에 근무를 태만히 한다는 이유로 작년 12월 중순에 해고를 당하여 체류자격을 상실한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 바OO한(31)의 말이다.
체류자격을 상실한 후, 바OO한은 여러 가지 곤란한 일들을 겪기 시작했다. 우선은 자신의 건강 문제로 병원에 갈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약과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내의 출산 후부터 발생했다. 보험급여 적용을 받을 수가 없어서 병원비가 만만치 않게 나왔다. 아내가 퇴원할 당시 병원비가 이미 6백만 원에 이르렀고, 앞으로 2천만 원 정도의 병원비가 발생할 것이라는 병원 측의 말에 바OO한은 숨이 턱턱 막힌다고 한다.
체OO한의 아내는 지난 1월 말에 1.66kg의 미숙아를 출산했다. 임신 31주 6일만의 출산이었다. 조산으로 인해 아기는 폐 기능이 원활치 않다고 한다. 폐가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않다보니, 아기는 '호흡곤란증후군'과 '폐렴'에 걸렸고, 계면활성제와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치료를 받아야 했다. 현재까지 아이는 흉관을 삽입한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여 호흡하고 있다. 최소한 이달 말까지는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 조숙아로 태어난 바체한의 아기아직까지 흉관을 삽인한 상태로 있다. ⓒ 고기복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내는 일주일 만에 퇴원하여 건강을 회복 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앞길을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보증금 300만 원에 월 32만 원 월세를 사는 부부는 지금 병원비는커녕, 생활비 자체를 마련할 길이 없다. 친구들이 아기 출산에 맞춰서 얼마씩 보태줬지만, 병원비를 마련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인공호흡기를 의지하여 누워 있는 아기를 보며, 바OO한은 어떻게든 병원비를 조금이나마 마련해야겠다는 각오를 날마다 한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바OO한은 우선 해고당할 때 받지 못한 퇴직금이라도 받아보려고 시도했다. 3년 일하고 몽골에 갈 때, 퇴직금 성격의 '출국만기보험'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바OO한은 지난 주에 출국만기보험 신청서를 작성하여 '외국인근로자 출국만기 보험'을 담당하는 삼성화재로 보냈다. 병원비에 한참 못 미치겠지만, 그나마 보태보려던 기대는 '외국인근로자 보험 상담센터'로부터 전화를 받으며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삼성화재에서는 "회사에서 바OO한이 이탈한 것으로 신고를 했기 때문에 출국만기보험을 지급할 수 없습니다"라는 연락을 해 왔다.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3장 21조 2항에 의하면, '피보험자 등이 사업 또는 사업장을 이탈하는 경우에는 출국만기보험 지급 일시금을 사용자에게 귀속'하도록 하고 있다. 바OO한이 회사에서 이탈한 것으로 신고되었기 때문에 형편이야 어찌되었든, 바OO한은 삼성화재로부터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바OO한은 삼성화재에 출국만기보험을 신청하기 전에 사측에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런데 거절당했다.
근로기준법(9조)에 의하면, 퇴직금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9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벌칙(31조) 규정을 정해놓고 있다.
위와 같은 조항에도 사측에서 바OO한에게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출국만기보험을 통해 받으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사측에서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예외조항이 있는 것을 모르는 탓인지, 자신들과 바OO한은 이제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아기 병원비는 쌓여가는데, 퇴직금은 안 나오고, 서로 핑계 대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사와 회사 때문에, 바OO한은 결국 이 문제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과에 신고하기로 했다. 내친 김에 부당해고 문제도 이야기한다고 한다. 이 문제가 풀리려면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른다. 그동안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고, 병원비가 마련될 수 있을까? 바OO한은 지금 아기가 건강하기만을 기도하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