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납입 내역서' 인도네시아어 번역, 엉터리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운영 '자주쓰는 외국어 DB'도 오류 많아
번역은 반역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동시대 혹은 해당 문화권이 아닌 사람이 번역할 때 번역이 갖는 한계는 분명하다. 그래서 번역자가 아무리 원문이 갖고 있는 뜻을 전하고자 많은 애를 썼음에도, 완전할 수 없다는 점을 쉬이 이해할 수 있다.
시대와 문화를 달리할 경우 번역자는 자신의 의도와 성향에 따라 의역을 취하기도 하고, 직역을 취하기도 하지만, 원문에 충실하면서 독자들에게 읽히기 쉬운 표현을 찾아내어 번역을 하는 것이 좋은 번역이다. 그러한 번역들은 기본적으로는 맞춤법(철자), 문법, 어법을 지키기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공공기관들이 내놓는 외국어 번역물들을 보면, 가장 기본적인 철자는 물론이고, 문법과 어법 등에 있어서 원어민도 이해하기 힘든, 국적 불명의 번역을 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것도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작품도 아닌, 단순한 생활 안내문에 있어서까지 오역이라기보다는 창작에 가까운 내용으로 변경된 것들이 있어 그 현실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인도네시아인 따르소씨가 자신이 인도네시아인임에도, 인도네시아어로 된 <국민연금 지급 내역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아래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는 <국민연금 지급 내역서>를 갖고 지난 13일(일) 필자를 찾아왔다. 국민연금 지급 내역서는 국민연금 관리공단에서 연금 가입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발송하는 문서다.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정도면 해당 외국어를 잘하는 직원들이 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실수들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런 실수가 시정되지 않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성의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서비스로 하는 좋은 일도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욕먹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며, 해당 공공기관들은 오류투성인 번역물들을 재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시대와 문화를 달리할 경우 번역자는 자신의 의도와 성향에 따라 의역을 취하기도 하고, 직역을 취하기도 하지만, 원문에 충실하면서 독자들에게 읽히기 쉬운 표현을 찾아내어 번역을 하는 것이 좋은 번역이다. 그러한 번역들은 기본적으로는 맞춤법(철자), 문법, 어법을 지키기 마련이다.
인도네시아인 따르소씨가 자신이 인도네시아인임에도, 인도네시아어로 된 <국민연금 지급 내역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아래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는 <국민연금 지급 내역서>를 갖고 지난 13일(일) 필자를 찾아왔다. 국민연금 지급 내역서는 국민연금 관리공단에서 연금 가입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발송하는 문서다.
첫 화면 도표에는 맨 윗줄에 이렇게 나와 있다. 한국어 인도네시아어 INDONESIAN 인도네시아어는 인도네시아어로 Bahasa Indonesia이지, INDONESIAN이 아니다. 아주 단순하고 기초적인 문장을 다루고 있는 첫 화면부터 오류투성인데, 굳이 다 봐서 뭐하랴 하면서도 인내를 갖고 조금 더 살펴보겠다. 1) 일단 발음 설명이다. 고맙습니다. terimakasih 트리마가싷 위와 같이 발음을 인도네시아어 아래에 한글로 병기하고 있는데, 이는 가장 기본적인 인도네시아어 발음 구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쓴 것이다. 왜냐하면, 인도네시아어는 K.T. P 발음만 놓고 보면 격음(거센소리), 우리말의 ㅋ,ㅌ,ㅍ 발음이 없는 반면, 경음(된소리) ㄲ,ㄸ,ㅃ이 발달돼 있다. 다시 말하면, 인도네시아어에서 K.T.P는 ㅋ, ㅌ, ㅍ, 발음이 아니라, ㄲ, ㄸ, ㅃ 발음을 해야 맞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terimakasih는 '트리마가싷'가 아니라, 뜨리마 까시(인도네시어 역시 띄어쓰기가 잘못돼 있다. terima kasih)'가 되어야 한다. 맨 뒤의 h는 발음이 glotal sound라 해서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한글 병기를 할 때는 생략하게 된다. 위 발음 병기는 마치 미국 사람을 위해 쓴 것 같다. 왜냐하면 서양 사람들에겐 격음이나 경음이나 같은 소리로 들리고, 발음 구별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산을 푸산이라 하고, 경남을 켱남이라 한다. 2) 내용 설명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말이라는 것이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법이 다르거나 어색한 부분은 무시하더라도, 아래 내용은 완전 다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당신의 상사는 ㅇㅇㅇ 입니다. Bagaimana menurut pendapat anda 바가이마나 므누뤁 쁜다팥 안다 일단, 우리말을 인도네시아어로 정확히 하려면, 당신(Anda)의 상사(Atasan), Atasan anda(당신의 상사)라는 말이 있어야 하는데, 설명에는 상사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다. 홈페이지에 나온 설명 부분을 정리하면 Bagaimana(바가이마나, how about? what do you think? 어떻습니까?), menurut(머누룻, --에 의하면.according to), pendapat(뻔다빳, opinion, 의견), anda(안다, you, 당신). 어법이야 어찌됐든 굳이 번역을 하자면 "당신 생각/의견은 어떻습니까?"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니 지문에 나와 있는 "당신의 상사는 ㅇㅇㅇ 입니다."와는 전혀 다른 설명이 되는 셈이다. 다른 부분은 살펴보지도 않았다. 첫 화면부터 엉터리인데다, 기본적인 발음부터 틀리는데, 더 무엇을 보겠는가? |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정도면 해당 외국어를 잘하는 직원들이 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실수들을 했는지 모르지만, 이런 실수가 시정되지 않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성의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서비스로 하는 좋은 일도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욕먹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며, 해당 공공기관들은 오류투성인 번역물들을 재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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