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4개월 된 아이와 외출, 망설임 없어요

목포, 교통약자를 위한 택시 '행복콜'

등록|2011.02.21 18:30 수정|2011.02.21 18:30
연산동에 사는 김혜란(30)씨는 이제 4개월 된 아이를 둔 엄마다. 아직은 어린 아이와 함께 외출한다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하지만 아이가 어린 탓에 외출은 늘 불가피하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는 날이면 눈앞이 캄캄해 진다. 커다란 기저귀 가방에 유모차까지 챙겨야 될 땐 자신의 처지가 한 없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이런 김 씨도 언젠가부터 외출이 편해졌다. 기저귀 가방도, 유모차도 망설임 없이 챙긴다. 교통약자 택시 '행복콜'을 이용하면서 부터다.

콩나물 값도 깍기를 마다않는 아줌마이지만 외출할 땐 주저 없이 '행복콜'을 누른다. "넉넉하지 않는 형편이지만 외출할 땐 늘 '행복콜'을 이용합니다. 아이가 차안에서 보채거나 울었을 때, 많은 짐을 싣고 내려야 할 때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아쉬운 건 '행복콜'을 이용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좀더 차량을 늘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씨의 '행복콜' 자랑이자 바람이다.

▲ "교통약자 행복콜"은 오늘도 행복을 나누기 위해 달린다 ⓒ 박한글


"한 시간씩 기다려 차를 타는 어르신께 죄송"

'행복콜'은 교통 약자를 위한 택시다. 목포지역 개인택시 기사 10명이 의기투합해 운영하고 있다. 영유아를 동반하거나, 65세 이상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 어린이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기존 택시요금의 40%에 불과하다. 요금은 고스란히 '행복콜'을 운영하는데 사용한다. 이런 탓에 새내기 엄마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현재 교통약자권리운동본부인 '행복 콜택시'는 설립된 지 5개월이 지났다. 전국 광역시와 일부 시에서는 시 자체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대전광역시다. 개인택시 20대를 전일 임차 운영해 장애인 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운행에 전념할 수 있게 월급제로 매달 한 대당 200만 원 정도의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아쉽게도 목포시의 경우 대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장연석 대표는 "교통약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과 '행복 콜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택시 기사들은 지원이 되지 않기에 전적으로 행복콜 택시를 운행 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일과 봉사활동을 병행하고 있다"며 "한 시간씩 기다려서 치를 타시는 어르신을 보고 있으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예향의 도시라는 목포에서도 이처럼 지원책을 마련해 더 많은 교통약자들이 혜택을 받고,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기초수급자) 까지도 포괄적인 수혜를 받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간절하다.

약자 없는 세상 꿈꾼다

어르신들의 자녀들로부터 고맙다는 격려 전화를 받을 때 가장 보람된다는 장대표는 "하루에 전화 문의가 150~170건 정도가 오고 있지만 이중에서 30% 정도만 처리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시에서 보조금이나 시민의 후원 제도 등이 시행되면 더 많은 차를 운영해 더 많은 교통약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교통약자권리운동본부 장연석 대표가 배차 차량을 조회하고 있다. 장 대표는 더 많은 교통약자에게 혜택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한다. '행복콜' 전화 (247-3636) ⓒ 박한글


세상의 그늘진 곳을 밝히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통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진정어린 마음을 보는 오늘. 한겨울 한파가 휘몰아 쳐도 마음만은 따뜻한 날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급여 1%만이라도 나눔을 위해 기부한다면 약자가 더 이상 약자가 아닌 세상, 나눔속에 내가 더 커지는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목포21'에 기재되어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