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이외수, 빵장사에 이어 감자떡 장사도 시작했습니다

등록|2011.02.22 09:29 수정|2011.02.22 09:31

▲ 작가 이외수씨가 찐빵장사에 이어 감자떡 장사로 나섰다 ⓒ 이외수

"고향이 어디세요?"
"화천입니다."
"화천이 어디죠?"
"춘천은 아시죠? 그 옆 동네입니다."
"그러면 춘천에서 화천까지 얼마나 걸려요?"

과거에 화천이 어디에 있는지 설명하기란 참 힘들었다. 그래서 화천 사람들은 일일이 대답하기 귀찮아 누가 고향을 물으면 그냥 춘천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대화가 간결해졌다.

"집이 어디세요?"
"화천입니다"
"아~ 이외수가 사는 곳?"

개구리 장관과 인사도 나누고

▲ 이외수 감성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정감있는 시석이 반긴다 ⓒ 신광태


감성마을. 처음 듣는 사람은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시골동네인줄 안다. 화천군 다목리 산골마을에서 2km를 터덜거리며 걷다보면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으로써 길이 생기는 것이다'라는 커다란 시비석을 만나게 된다.

이곳이 이외수 작가와 그의 가족, 그리고 몇몇의 문하생들이 한집에 모여사는 감성마을이다. 누가 임명해 주었는지 알수 없지만, 이 마을 촌장은 엄연히 이외수씨다.

"감성마을은 산새, 개구리, 들꽃, 돌맹이까지 모두 주민입니다."
"이러나 이곳에서 촌장을 한다는 건 참 힘들어요. 주민들이 말을 들어야 해먹지요. 개구리 장관에게 봄이 왔다고 기어 나오라고 해도 나오길 하나...그러나 우리 주민들은 내게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해서는 꼭 말을 해줍니다 "

그의 표정과 말투는 언제나 정감이 넘친다. 그러니 그에 매료된 사람들이 60만 명(트위터 팔로워)을 넘어설 수밖에.  

빵장사 1달만에 4천만 원을 벌었다

▲ 화천 단호박 찐빵은 1년 동안 농민들이 생산한 단호박으로 만든 제품 ⓒ 이외수


'이외수 찐빵장사를 시작했습니다'
"도심지에서도 수완이 좋아야 장사를 하는데 그 산골짜기에서 무슨 빵장사를 해요?'
"잘 나가던 작가님께서 어쩌다가..."

그의 트위터 팔로워들은 의아해 했다.

이유는 이렇다. 화천에서 매년 1월에 열리는 산천어축제가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전격 취소되자, 축제 하나만 바라보고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그는 농민들을 돕기 위한 방안으로 부랴부랴 단호박 찐빵장사부터 시작했다.

이 찐빵은 화천군 간동면 주민들이 1년 동안 생산한 호박으로 만든 찐빵. 그가 작가가 빵장수로 나서자 산더미 같이 창고에 쌓여있던 빵이 삽시간에 동이 나 버렸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1월 서울광장에서 개최된 화천 농산물 팔아주기 행사에 참가하는 등 행보를 계속했다.

그 결과 트위터를 통한 농산물 판매금액은 4천만 원을 넘어서 5천만 원에 육박한다. 각급 기관·종교단체, 군부대, 정치권, 상설판매장 등 전 국민이 참여해 판매된 집계액은 5억 원. 이 중 1/10에 해당하는 금액이 이외수 작가가 빵장사를 해 번 돈이다. 실로 엄청난 결과이다. 그러면 이외수 작가에게 떨어지는 돈은 얼마나 될까! 제로다. 그는 단지 찐빵과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장소만 안내해 준다.

'이외수의 화천 감자떡 장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감자떡 속에 화천군민들의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감자떡으로 대동단결!'

오늘 그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또 언제 감자떡 장사도 했단 말인가!

▲ 화천의 명물 또 하나의 감자떡 ⓒ 이외수


차라리 치킨다리에 태클을 걸지

그는 지난해 모 치킨 회사와 트윗을 이용한 홍보계약을 체결했다. 한 달에 4번 홍보를 해 주는 조건으로 받는 돈은 1천만 원.  그가 이 돈을 가지고 각 시군을 찾아다니며 어려운 학생들은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하자, 그를 흠집 내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말을 아꼈다.

그러나 모 국회의원께서 자신의 트위터에 '국민치킨 ○○○ 등 수십 건의 ○○○홍보글 올린 이씨, 실망이다. 막강한 팔로워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다니'라는 주장에 대해 작가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개콘으로 치부해 버렸다.

내 이름은 옆집사는 빵장수 같은 작가

▲ 산천어 홍보대사냐는 질문에 그는 화천군 홍보대사라고 했다. ⓒ 이외수


"정치권에 계신 높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오면 만나주지 않지만, 서민들이 오면 언제든 반긴다."

이런 그의 철학이 그를 트위터계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며, 트위터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그를 팔로우 하는 것이 의무인줄 안다.

"남쪽나라에 사시는 분들이시여. 행여 어디서 봄이라는 놈을 만나시거든, 멱살 잡고 안짱다리 걸어서 생포한 다음,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로 좀 데리고 와 주소서."

그의 트윗에 국민들은 박장대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작가와 함께 심각해 하기도 한다. 그러나 길을 걷다 우연히 그의 한 구절의 글귀를 떠올리고는 피식 웃게 만드는 작가 이외수.

그래서 우리는 그를 옆집에 사는 빵장수 같은 작가로 기억한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