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2 지방선거 '돈 공천 의혹'을 받았던 한나라당 윤영 의원(거제) 부인의 유죄가 확정된 가운데, 윤영 의원이 야당과 시민사회진영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윤영 의원은 "저에게 수많은 돌팔매질을 하시더라도 저의 아내는 용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혀 국회의원직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윤영 의원 "엎드려 사죄... 책무 성실히 수행"

24일 오후 윤영 의원은 낸 자료를 통해 "이번 일로 시민 여러분을 실망시킨데 대하여 엎드려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아내가 구속되고 난 지난 몇 개월간 저는 하루하루를 기도하며 지난 세월 저의 모습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절대 고독의 시간을 보내었다"고 밝혔다.

부인이 구속에 대해,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한 겨울 차가운 구치소에 가둔 것은 검찰도, 법원도, 그 누구도 아닌 저 자신의 부족함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정치 현실과 저의 정치적 이상 사이에서 수많은 유혹과 번민에 직면할 때마다, 저를 지지해 주시고 저에게 기대하는 거제시민을 떠올리며, 오로지 위대한 거제를 창조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윤영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저의 부족함을 시민들께 사죄하고, 앞으로 더욱 더 저 자신과 가족의 일에 신중을 기할 것임을 시민 여러분께 다짐한다"며 "시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주신 신성한 책무를 다하는 그날까지 한 눈 팔지 않고 맡은 바 책무를 성실하고 열심히 수행하고, 거제시민 여러분의 심판을 겸허히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윤영 의원은 돈 공천의 몸통"

야당과 시민사회진영은 윤영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거제시지회는 이날 "돈 공천사건의 몸통 한나라당 윤영 국회의원은 거제 시민에게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민주노동당 위원회는 "돈을 받은 것은 자신이 아니고 부인이기에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치졸한 변명으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려 한다면 그것은 거제시민들의 자존심에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주는 행위로 정치적 행로에 대한 파탄은 물론 윤영 의원의 전체 인생에도 치유할 수 없는 오욕을 불러오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이제 윤영 의원은 더 이상 치사하게 아내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거제 시민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약속대로 책임질 일은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이 책임질 일이 의원직 사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고 촉구했다.

윤영 의원에 대해, 민주노동당 위원회는 "돈공천 사건의 모든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에 대해, 이들은 "이번 사건을 책임지는 자세로서 4.27 도의원(거제1) 재선거에서 후보공천을 포기할 것"과 "거제시민의 혈세로 치러지는 4.27 재선거를 한나라당이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거제시민연대 "윤영 의원은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

거제시민연대도 이날 오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영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거제시민연대는 "대법원의 유죄 확정선고가 내려진만큼 윤영 의원은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들은 "한나라당은 도의원 공천에 책임을 지고 4.27 재선거에 도의원 공천을 포기하고, 또 보궐선거비용 전액을 변상하고 이를 사회복지단체에 기탁하라"고 요구했다.

윤영 의원 부인 김아무개씨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남편의 공천을 원했던 출마자 손아무개씨의 부인 조아무개씨로부터 1억 원, 김일곤 경남도의원(거제1)의 부인 옥아무개씨로부터 2000만 원을 각각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로 구속되었다. 김씨는 징역 10월, 옥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2000만 원, 조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 받아 확정되었다.

관련 규정에 따라 김일곤 도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해 거제1 선거구에서는 오는 4월 27일 재선거가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