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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술핵 재배치? 오락가락 김관진 국방장관

"비핵화 의지 확고"에서 "3차 핵실험시에는..." 질문 따라 답변 달라져

등록|2011.02.25 17:59 수정|2011.02.25 17:59

▲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25일 국회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제기된 미군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말바꾸기가 도마에 올랐다.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임에도 김 장관의 답변 내용은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따라 달라졌다.

처음에 김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오전 질의에서 "북핵이 폐기되는 순간까지 최소한 전술핵무기의 재반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이 나오자 김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도 "우리가 핵을 보유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자위수단 없이 한미동맹에만 의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가세했지만 김 장관의 답변 기조는 그대로였다.

김 장관은 "북핵을 억제하기 위한 모든 대책은 강구해야 하지만 한미 핵확장억제위원회에서 북핵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전반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 처리 방법을 놓고 국제 공조가 이루어지고 있고 계속 그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확연히 달라진 김 장관의 답변 내용

▲ 2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오후 들어 박선숙 민주당 의원의 질의 때도 김 장관의 답변은 마찬가지였다. 박 의원이 "'북핵 억제를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는 오전 답변이 전술핵 배치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따지자, 김 장관은 "그건 아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다시 한번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는 확고하다"고 강조하면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미국과 논의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확장억제위원회에서 북핵뿐 아니라 대량살상무기(WMD) 전반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보호하기 위한 대응태세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 때는 김 장관의 답변 내용이 달라졌다. "북한이 3차 핵실험까지 할 경우 우리의 북핵 억제 로드맵은 뭐냐"는 정 의원의 질의에 "3차 핵실험 이후에는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의 핵 보유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는 게 원칙"이라며 "3차 핵실험시에는 핵억지력을 완전히 갖추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도입하겠다는 의미냐"고 재차 따지자 "국제적으로 협의할 문제로 단언할 문제는 아니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다"는 오전 답변과는 확연한 태도 차이가 뚜렷했다.

김 장관은 이어진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의 질의에서도 "이 자리에서 전술 핵 배치를 거론하고 나면 국제관계가 미묘해지고 어려운 지경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전술핵 재배치 문제의) 공론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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