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현 "뻐꾸기 정치인에게 강원도 맡길 수 없다"
민주당 최고위에서 출마선언... 이화영 전 의원도 출마
▲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일현 전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4월 27일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향한 민주당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최문순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선거전에 돌입한 데 이어, 강원도 홍천·횡성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조일현 전 의원도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 자리를 통해 출마선언을 했다.
조 전 의원은 최근까지 서울에서 활동하다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엄기영 전 MBC 사장과 최문순 의원을 '자기 집을 짓지 않고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에 비유했다.
그는 "주변에서 강원도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 꽃꽂이 정치로 강원도를 살릴 수 없다, 뻐꾸기 정치인에게 강원도를 맡길 수 없다고 한다"면서 "강원도 여론을 수렴한 결과, 당당한 경선으로 강원도를 지켜, 민주당 집권 단초를 마련하고 이광재 전 지사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저의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는 계속해서 "그 첫 번째가 헌법재판소가 이광재 전 지사에 대한 직무정지 판결을 내리기 4일 전에 강원도로 주소를 옮기게 하고, 이 전 지사가 임기를 계속 수행하게 되자 동계올림픽 유치위 부위원장직을 줬다"고 전했다.
"이광재, 청와대 압박으로 엄기영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 부위원장 임명"
그는 또 "이광재 전 지사가 '청와대가 엄 전 시장을 동계올림픽 유치위 부위원장에 임명하라고 압박해와 어쩔 수 없이 임명했다'고 증언했다"면서 "청와대에서 올림픽 유치 관련 고위전략회의를 하는데 강원도지사인 이광재는 빼고, 엄 전 사장은 민간단체 협의회장이라는 감투를 씌워 평창올림픽유치 백만인 서명운동을 받게 하면서 강원도 전역을 도는 사전선거운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이광재 전 지사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조 전 의원은 "이번 선거는 이광재 전 지사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선거인 만큼 그의 공약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는 선대위원장으로 그의 공약과 전략을 잘 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이번 재보선 전략지역인 강원지사 선거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조 전 의원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 대표는 조 전 의원을 "뜻을 세우면 반드시 하는 '의지의 사나이'"라며 "초등학교 4년 때 강원도 홍천의 외진 곳에 살았는데 큰 개울에 비만 많이 오면 학교를 못 가다가 국회의원이 다리를 놔줬다는 말을 듣고 국회의원이 돼야겠다는 뜻을 세운 뒤 나라와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왔다"고 소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강원도 가면 친구라 늘 만났다"면서 "이광재 전 지사로부터 조 전 의원이 경선을 하시겠다는 말씀을 듣고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선전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빈다"고 덕담했다.
강원도 홍천 출신인 조 전 의원은 강원사대부고와 상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대에서 행정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1대부터 국회의원에 도전해 12대부터 7번 출마해 2번 당선했다. 14대 때 통일국민당으로 처음 국회에 들어왔고, 17대 때는 열린우리당으로 당선돼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을 지냈다.
강원도 동해출신으로 서울 중랑갑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화영 전 의원도 출마할 예정이다. 이 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의 강원도지사 경선이 '무늬만 경선'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의원시절 이광재 전 지사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그의 생각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당의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문순 의원, 조일현 전 의원, 이화영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을 이어가면서 초반 선거 분위기를 끌어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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