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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입맛을 돋우는데는 생선구이가 최고

생선구이보다 더 푸짐한 대구탕, 그리고 토란이파리 무침

등록|2011.03.03 14:00 수정|2011.03.03 14:00

▲ 생선구이가 나무랄 데 없는 찬에다 대구탕까지 푸짐하다. ⓒ 조찬현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생선구이를 시켰는데 냄비에 대구탕을 내온 것이다. 그것도 푸짐하게. 이곳(풍어해물탕)에서 주문한 실체를 알아채려면 숨을 죽이며 마지막 상이 차려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맨 나중에 가져온 생선구이를 보고서야 '아~' 하는 안도감이.

▲ 옛집을 개조해 식당으로 이용하고 있어 정감 있는 식당이다. ⓒ 조찬현



정감 있는 한옥집이다. 옛집을 개조해 식당으로 이용하고 있다. 시골집이 연상되는 정겨운 집, 마루를 지나 미닫이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생선구이와 게장백반 등의 음식은 기본이 2인분이다. 1인분이 안 된다는 걸 부탁했더니 흔쾌히 들어줬다.

집안 어디를 둘러봐도 메뉴판은 안 보인다. 아주머니가 생선구이와 게장백반이 있다고 한다. 이들 음식은 1인분에 8천 원이다. 생선구이를 주문했다. 식탁에 물이 놓여 지는가 싶더니 이어 찬이 나온다. 커다란 냄비에 대구탕이 한 가득이다. 이때까지도 사실 의아해진다.

▲ 대구탕은 보글보글 끓이고 부추와 미나리는 살짝 데쳐지면 초장에 찍어 먹는다. ⓒ 조찬현


▲ 생선구이 역시 입맛을 돋우는데 제몫은 충분히 한다. ⓒ 조찬현

대구탕을 보글보글 끓인다. 부추와 미나리는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다. 생선구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1인분이 갈치 한 토막과 조기구이 한 마리다. 생선구이에 양념장을 끼얹어 내온다. 그렇다면 이집의 맛을 어떨까. 곁에 있는 손님의 평을 들어보자.

 "가격대비 맛이 엄청 좋아요."

가족과 함께 이집을 세 번째 찾았다는  순천 사는 원 철호(44)씨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 비오는 날 우산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토란이파리는 들깨가루에 무쳐냈다. 맛돌이가 엄청 좋아하는 알토란도 있다.

대구탕 하나면 족할 정도로 탕이 푸짐하다. 대구탕 때문에 봄 내음이 느껴지는 풋풋한 미나리무침 등 입에 맞는 찬들은 다 뒷전이다. 하물며 오늘의 주인공인 생선구이까지도.

▲ 생선구이 1인분이 갈치 한 토막과 조기구이 한 마리다. ⓒ 조찬현


사실은 덤이나 마찬가지인 메뉴, 국물이 일품인 대구탕에 빠져 헤어날 줄 몰랐다. 생선에는 별 관심이 없고 대구탕으로 식사를 마칠 정도였으니. 사진 찍기에 바빠 음식 먹기를 지체하자 주인장이 육수 국물을 보충해준다.

후식으로 내온 식혜 한잔까지 들이켰다. 나무랄 데 없는 찬에다 대구탕까지 푸짐하게 먹었으니 가격대비 대만족이다. 생선구이 역시 입맛을 돋우는데 제몫은 충분히 한다. 순천시청 주변에는 음식 맛이 빼어난 식당들이 많다. 한번쯤 더 찾아가고픈 그런 맛집들이.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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