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대 하천 조류 급감, "4대강 공사 때문"
대전환경연합, 조류 개체수 조사 결과... "철새도래지 보전 대책 절실"
▲ 대전환경운동연합의 대전 3대하천 조류조사에서 발견된 흰목물떼새(멸종위기종2급). ⓒ 대전환경연합
▲ 대전환경운동연합의 대전 3대하천 조류조사에서 발견된 참매(천연기념물 323호). ⓒ 대전환경연합
갑천과 유등천, 대전천 등 대전의 3대 하천에 서식하고 있는 조류 개체수가 올해 들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월 28일 하천해설가, 한남대 야생조류연구회OB, 일반시민 등과 함께 대전의 3대 하천의 조류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년 전부터 매년 겨울마다 실시해 온 조사로 갑천은 장평보에서 금강합류점까지, 유등천은 침산동에서 갑천합류점까지, 대전천은 구도동에서 유등천 합류점까지 단안 전수조사방식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총 46종 2704개체의 조류가 관찰되었으며, 이는 2010년 45종 3615개체, 2009년 48종 3140개체에 비해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한 결과다.
이러한 급격한 개체수 감소는 주로 수금류(오리류 등 물속에 사는 새들)의 감소 때문이며, 수금류의 감소는 현재 3대 하천 곳곳에서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이 그 원인이라는 게 대전환경연합의 분석이다.
특히, 주요 조류서식처인, 탑립돌보, 유등천·대전천 합류점, 대전천·대동천 합류점, 한밭대교-갑천합류지역 등의 주요 겨울철새 도래지의 오리류들이 급감했고, 현재 이 지역에서는 4대강 공사의 일환으로 산책로 공사 및 준설 등의 공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겨울철새들이 하천 공사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즉, 겨울철 철새들의 안전한 서식처를 제공하던 대전의 3대 하천에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중장비가 투입되면서 겨울철새도래지인 3대 하천 입지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 지난 3년간 대전 3대 하천 겨울철 조류 개체수 변화. ⓒ 대전환경연합
이번 조사에서 '법적보호종'으로는 황조롱이, 참매, 수리부엉이, 큰고니, 원앙, 말똥가리, 흰목물떼새 등 총 7종이 관찰되었고, 지난해에는 관찰되지 않았던 참매와 수리부엉이가 관찰됐다. 또 2010년에 관찰됐던 쇠황조롱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 적색자료목록으로 등재해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는 큰고니의 경우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있어 탑립돌보와 월평공원, 가수원동 등의 월동지에 대한 보전대책이 절실하다고 대전환경연합은 지적했다.
대전환경연합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 3대 하천의 조류 개체수가 급감한 것에 대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며, 현재 진행 중인 4대강 공사가 겨울철 조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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