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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쌩쌩한 87년생 포니2 픽업

등록|2011.03.08 20:03 수정|2011.03.08 20:03

24년 된 골동품 포니2 픽업10여년 간 생사고락을 같이 한 포니2 픽업과 유동관 씨. 이들의 동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 방관식


세상에 나온 지 24년이나 지난 국산 자동차 '포니2 픽업'이 서산 시내를 누비고 있어 화제다. 도로에서 단연 돋보이는 고전미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이 차량의 주인은 18년 째 부흥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유동관(55) 사장.

유씨는 지난 2000년 지금의 애마(?)를 처음 본 순간 한눈에 반해, 물어볼 것도 없이 100만원을 주고 차를 구입했다. 그 뒤로 11년 동안 이 픽업은 유씨의 수족이 되어 부품을 나르기도 하고, 사람을 실어 나르기도 하며 생사고락을 같이 해왔다.

중고로 구입할 당시부터 찾아보기 힘들었고, 지금은 골동품이 된지라 픽업은 유씨 회사의 중요한 광고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신호 대기에 걸려 서 있으면 가끔 창문을 열고 몇 년 된 차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차량이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습니다."

호적상 87년식이니 출고된 지 24년, 사람 나이로 치면 90살은 거뜬히 넘었을 고령이지만 유씨의 픽업은 아직도 팔팔하다. 자동차 전문가인 유씨가 항상 조이고, 닦고 정성을 들이기 때문이다.

각별한 사이인 이 둘에게도 헤어짐의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한 골동품 차량 수집가가 450만 원이란 거금을 내밀며 자신에게 넘길 것을 부탁했다. 출고 당시 이 픽업의 가격이 480만원 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였다.

하지만 결국 의리를 택했다는 유씨는 "같이 늘어가는 처지에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면서 "앞으로도 둘이 사이좋게 도로를 누빌 수 있는 마지막 날까지 함께 할 겁니다"라고 강한 애착을 나타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서산타임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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