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섭다... 여진에 밤새 배멀미하는 기분 한 마을 궤멸되기도... 얼마나 죽었는지 몰라"
[전화 인터뷰] 박철현 통신원 "도쿄 시내, 혼란스럽지만 평온"
▲ 11일 오후 강진이 발생한 일본 도쿄에서 할머니들이 지진을 피해 담요를 덮어쓰고 길가에 앉아 있다. ⓒ 연합뉴스
▲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강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전 센다이시내에서 한 시민이 지진으로 파괴된 논을 어안이 벙벙한 듯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너무 무섭다. 밤새도록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마치 배멀미하는 기분이다."
도쿄 우에노 지역에 거주하는 박철현 <오마이뉴스> 통신원은 계속되는 여진 때문에 밤새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일하는 가게에 한 달 전 불이나 겨우 복구했는데 이번 지진으로 다시 엉망이 됐다.
다음은 박 통신원과의 일문일답.
- 어젯밤 어떻게 보냈나.
"새벽에 세 곳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이것은 어제 도호쿠 지역에서 일어난 대지진의 여진이 아니라 새로운 지진이다. 세 곳에서 각각 여진이 일어나고 있다. 모두 도쿄 인근에서 일어난 지진이라서 도쿄는 그 사이에 끼어 계속 흔들리는 것이다."
- 현재 도쿄 시내 분위기는 어떤가.
"평소 지진에 대한 대비를 많이 해 와서 그런지 대체로 평온한 분위기다. 전철이 운행을 중단해 밤에 귀가 못한 사람이 많다. 어제 새벽 1시경 버스정류장에서 수백 명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 그중 한 아주머니는 저녁 6시부터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 식료품 사재기 같은 혼란은 없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그런 건 일절 없다. 혼란스럽지만 모두 웃으면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지진 진원지인 센다이 지역에서 큰 인명피해가 알려지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 집에 못 간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나 같이 회사 숙소에서 자거나 정부에서 마련한 대피장소에서 자기도 했다. 어젯밤 거리에서 '집에 못 간 사람은 우에노 공원 도쿄문화회관에 있는 긴급숙박장소로 모여라'라는 안내방송을 들었다."
- 일본으로의 전화가 잘 안 되는데.
"어제 오후 내내 안되다가 밤부터 터지고 있다. 지진피해에 통화폭주가 원인인 듯하다. 지진 진앙인 도호쿠 지역은 기지국 자체가 쓰나미에 쓸려나가 통화가 안된다. 아는 사람 소식이 궁금해 전화를 해봐도 통신두절이다."
- 현재 시내 교통상황은 어떤가.
"도쿄는 전철의 도시인데 전철이 막히니까 버스나 택시가 많이 다니고 사람들이 승용차를 끌고 나와 도로가 많이 막혔다. 다행히 지하철과 버스가 오늘 아침 7시부터 운행을 재개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다."
- NHK 방송은 현재 사망·실종자가 1천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현재 집계는 그럴지라도 앞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해일과 수몰이 일어난 곳은 현재 구조대를 포함해 아무도 못 들어가지 않나. 얼마나 죽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한 마을 전체가 궤멸했다는 보도도 있다. 지금도 일본 전역의 해안은 쓰나미경보가 내려져 있다. 언제 또 해일이 올지 모른다."
- 이번 지진이 150년 만에 온다는 공포의 '도카이 지진'이라는 말이 있던데.
"차라리 그거였으면 좋겠다. 아니면 이후 더 큰 지진이 온다는 거 아닌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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