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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의 '수상한' 사외이사 영입

소송 상대인 한화측 김앤장 소속 변호사 영입... "더 큰 권력 작용 의혹"

등록|2011.03.14 17:56 수정|2011.03.14 18:40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수상한' 사외이사 영입이 새로운 의혹을 낳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새 사외이사로 이민희 김앤장 변호사, 김영일 전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 김지홍 KDI 교수 등 3명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민희 변호사가 산업은행을 상대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3150억 원) 반환 소송을 제기한 한화 그룹의 법률 대리인인 '김앤장' 소속이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거액의 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적군' 소속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셈이다.

지난 2009년 1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가 인수를 포기하자 산업은행은 한화가 낸 이행보증금 3150억 원을 몰취했다. 하지만 한화는 "대우해양조선에 대한 실사가 실패해 인수를 포기한 만큼 보증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한화가 패소해 항소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이명박 정권 실세와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에게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매제인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현 김앤장 고문)과 절친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이 변호사는 김 전 차장과 같은 김앤장 소속이자 함께 경기고, 서울법대를 나온 사법고시 3년 후배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함께 법무부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김 전 차장이 한화의 재판 승소를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으며 남상태 사장이 오히려 산업은행의 패소를 돕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대우조선해양의 김앤장 변호사 영입... 의문투성이

▲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조선협회회장 추대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유성호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화는 김앤장에 막대한 성공보수(50%)를 약정했다고 하고 김앤장의 고문변호사, 즉 남상태 사장의 매제가 로비를 벌이고 있다"며 "남상태 사장이 산업은행에 3150억 원의 막대한 손해를 일으키는 데 협조하고 있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 의원은 "김회선 전 차장은 검찰 재직 시부터 친분 있다고 알려진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을 중심으로 로비를 해 (한화의) 승소를 확신하고 다닌다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변호사의 석연치 않은 대우조선해양행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김 전 차장과 특수 관계인 이 변호사의 영입을 승인한 배경도 의문 투성이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내고 "한화 측 대리인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대우조선해양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기는 격"이라며 "도무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대우조선해양에서 벌어지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 대변인은 "더욱이 산업은행에서 이민희 변호사 선임을 승인한 배경에 더 큰 권력의 작용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각종 비리와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각종 의혹에 휩싸인 남상태 사장의 조선협회장 추대도 도마에 올랐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남 사장은 연임을 하기 위해서 정권 핵심 관계자들에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산업연수생제도를 악용한 혐의, 또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라며 "대우해양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해서 즉시 갈아치우는 것이 현시점에서 적절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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