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억짜리 화물차 휴게소 건립, 화물연대는 몰랐다?
화물연대, 휴게소 건립 우선 협상자 SK에너지 '반대'...여수시 "사업자 선정 바꿀 수 없다"
▲ 여수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화물자동차 휴게소'의 민영화 방침에 반발해 화물연대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 심명남
"저희들이 협의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잠시 주춤) 현재는 협의 단계가 아닙니다. 국도별 화물차 휴게소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를 할 때 당시 운수종사자 및 지역별 운송사업자를 상대로 필요한 시설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아직은 사업자 선정이 안된 상태고 다만 우선 협상대상자(SK에너지)와 협상 중입니다."
186억이 투입되는 '화물자동차 휴게소' 건립을 두고 여수시가 이해 당사자인 화물연대 측을 배제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물음에 대한 여수시 관계자의 답변이다.
14일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화물연대 측과 민주노동당을 비롯 30여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은 "여수시가 정부와 합의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촉구하고 나섰다.
천중근 여수시지부장은 "눈물은 아래로 흐르지만 숟가락을 잡은 손은 위를 향한다"며 "이웃나라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의 상흔이 너무 크고 아파 연민과 애도를 표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고 운을 떼었다.
천 지부장은 "여수시가 화물휴게소 건립을 두고 SK에너지(이하 SK)와 우선협상을 하고 있는데 SK는 (파이트 머니 사건으로)울산화물연대 지회장을 야구방망이로 휘두르고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한 악질자본의 계열사다"라며 "지역에서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동국 화물연대 전남지부장이 "여수시가 2008년부터 추진해 온 휴게소 건립을 며칠 전에 알게 되었다"고 여수시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심명남
또 김동국 지부장(화물연대 전남지부)은 "여수시가 2008년부터 추진해 온 휴게소 건립을 며칠 전에 알게 되었다"면서 "지금까지 여수시가 직영이 아닌 민영화를 추진해 오면서 당사자인 우리와는 아무런 협의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이어 "여수시가 애초에 계획도 없던 화물노동자와 무관한 택시관련 시설을 화물자동차 휴게소 내에 건립하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의견은 하나도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그 책임은 분명히 여수시에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지금은 시에서 부지 매입이 87% 정도 끝났고 SK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이 진행 중이다"라고 인정했다. 또한 화물 연대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 "3월까지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 되면 추후 화물연대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화물자동차 휴게소 건립'은 2003년 5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관철된 사업이다. 당시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는 화물연대의 요구인 화물노동자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 및 주차장시설 등의 개선약속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5년 국가산업단지인 여수시와 울산시를 우선 시범지역으로 지정,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여수시는 이같은 사업추진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휴게소를 이용할 당사자들을 배제한 채 사업을 진행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휴게소 내에 애초에는 계획도 없던 화물 노동자와 무관한 택시관련 시설을 건립하려 해 화물연대로 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여수시가 추진하려는 화물자동차 휴게소(화물터미널) 조성사업은 사업비가 186억 원(시비32억, 국비56억, 민간투자98억)이다. 이중 절반을 민간기업인 SK에게 20년간 무상으로 임대해 주며 운영권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화물연대 측에 의하면 "민간자본이 주차장건립에 98억 원을 투자한다면 투자금액을 환수하기 위해 화물 휴게시설에 주유소, 정비동, 세차장, 관리동 등을 운영하리란 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화물노동자들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 및 주차장 시설은 뒷전이 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측은 "광양 도이동에 위치한 SK내트럭의 운영 사례가 잘 말해주고 있다, 그곳은 전체 매출의 50%를 주유비가 차지한다, 그런데 다른 주유소에 비해 리터당 최고 100원 가까이 비싸다"며 "장거리 차량의 경우 월 4천 리터 이상을 소모하는데 이는 월 40만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당연히 수리비, 세차비가 비쌀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주아무개(시민)씨는 페이스 북을 통해 다음과 입장을 밝혔다.
"여수시장께서 '사업자 선정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지만 한번 결정된 사안을 바꿀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네요. 상당히 잘못된 것을 지금이라도 알았다면 당장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 아닐까요? 그리고 잘못된 정책을 담당한 공무원도 당연히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요? 여수시는 항상 편할 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낍니다."
다음은 여수시 담당자인 교통행정과 송규철 주모관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화물연대 측에서 여수시가 당사자를 배제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저희들이 협의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고 … (잠시 주춤) 현재는 협의 단계가 아니다. 국도별 화물차 휴게소 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를 할 때 당시 운수종사자 및 지역별 운송사업자를 상대로 필요한 시설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다. 아직은 사업자 선정이 안된 상태고 다만 우선 협상대상자와 협상 중이다."
▲ 화물자동차 휴게소 건립은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2003년 5월 정부와 합의한 사항이다. ⓒ 심명남
- 화물노동자 휴게소에 택시 관련 시설이 주요시설로 건립한다는데.
"택시관련 시설은 국비.시비 지원금으로 시설 한 것이 아니다. 다만 택시 관련시설은 사업 시행자가 모든 토지보상이라든지 시설을 하게 되어 있다."
- 택시시설을 같이 하기로 되어 있나?
"그렇다. 택시 관련시설이…."
- 화물시설 내에 택시관련 시설을 한다는 말인가?
"부지는 따로 보상을 하고 같은 시설 안에는 있는데 구분은 된다."
- 사업비는 같이 포함되어 있나?
"아니다. 포함되어 있지 않다."
- 186억 외에 다른 사업비인가?
"그 사업비(택시시설)는 토지 보상금은 사업자가 직접 땅을 구입해 가지고 시설을 하는 것이고, 나머지 사업부지(휴게소)는 시에서 땅을 사주고 시설 건설은 사업시행자가 한다."
- 우선 협상대상자가 SK가 맞나?
"지금 SK하고만 협상중인 것이 맞는데 협상이 끝나야 정식 시행자가 된다."
- SK에게 20년간 무상 임대해 주기로 했나?
"그건 아직 협상 중이다."
- 언제 시행자가 최종 결정되나?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
- 그럼 시나리오가 언제까지 되어 있나?
"그것은 3월 말까지 되어 있지만..."
- 운영권을 SK에게 주는 것인가?
"운영권을 SK에게 주는 것이 맞다. 우리가 땅을 사주고 시설은 거기서 하고 준공이 되면 모든 일체는 우리 시로 귀속하기로 되어 있다. 시에다 무상으로 귀속하고 운영은 자기들이 투자비를 내는 거다"
- 화물노동자들은 민영화가 되면, 이용비가 비싸질 거라 반발하고 있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수익이 있는 사업이 아니다. 다만 정부에서 하는 사업이라 그렇게 많이 수익을 내는 사업도 아니다. 업체에서 맘대로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 사업도 아니고 시에다 보고하고 승인을 받게 되어 있다. 때문에 영리를 위해 무작정 20~30%씩 올릴 수 있는 사업이 아니고 협약사항에 다 들어가 있다."
- 매년마다 여수시와 합의하도록 되어 있나?
"그렇다."
- 여수시가 순천, 광양에 비해 민간기업에 많은 투자를 유도한 이유는?
"순천, 광양시는 공용차고지고 저희는 국도변 화물휴게소 시범지역이다, 때문에 국토해양부에서도 신경을 쓰고 국비도 더 많이 해줬고 규모면 에서도 저희들이 더 크다."
- 1단계 심사에서 참여한 업체는 어디인가?
"우선협상대상자는 1순위, 2순위가 있다. SK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되어 있고, GS칼텍스는 다음 순위다.
- 부지매입은 어느 정도 끝났나?
"부지 매입은 83% 정도이고 면적은 5만3539㎡다."
- 언제까지 마무리 할 예정인가?
"엑스포 전까지 하려는데 민원 때문에 주춤거리고 있다. 최대한 빨리 할 것이다."
- 차후에 화물연대와 협의해 요구를 반영할 의향이 있는가?
"그렇다."
덧붙이는 글
전라도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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