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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주주께 호소 ... 회사 누더기 책임 져야"

주주총회 18일 서울 개최 ... 주주인 노동자 호소문 배포, 300명 상경 집회

등록|2011.03.17 21:07 수정|2011.03.17 21:07
한진중공업이 대규모 정리해고와 직장폐쇄로 계속해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속에, 노동자들이 주주들에게 "조남호 회장은 (주)한진중공업을 누더기로 만든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호소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 주주총회는 18일 오전 동서울터미널 지하 강당에서 열리고,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 홀딩스 주주총회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주주인 노동자들도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는 주주총회 참석통보서를 받은 조합원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금속노조 문철상 부산양산지부장과 채길용 한진중공업지회장은 지난 14일부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50미터 높이 17호기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최성용


노조 지부는 이날 주주총회 때 주주들에게 '주주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이름으로 "주주들께 드리는 글"을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조남호 회장은 21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한진중공업을 누더기로 만든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한다"면서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공장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하기로 했다.

또 이들은 "74년 역사의 한진중공업이 제대로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해마다 빚지는 건설도 아니오,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는 필리핀 수빅조선소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물량을 부산으로 돌리든지 아니면 적극적인 수주확보로 영도조선소를 제대로만 운영한다면 현재의 어려움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며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영도조선소를 정상화하는게 한진중공업을 제대로 살리는 길이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조남호 회장은 마땅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조합원 300여명이 상경해 주주총회장 근처 길거리에서 집회를 연다. 노조 지회는 경찰에 집회 신고를 내놓은 상태다.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19일 오후 3시 부산역광장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분쇄, 책임자처벌, 부산경제살리기 부산시민대회'를 연다. 민주노총 본부는 이날 집회 때 노동자와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생산직 1/3(400명)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던 한진중공업 사측은 17명을 정리해고(명예퇴직 230명)하고, 영도조선소 등 공장을 직장폐쇄했다.

노조 지회는 지난해 말부터 영도조선소 생활관을 중심으로 파업과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은 1월 6일 35m 높이의 85호크레인에 올라가 71일째, 정리해고날인 2월 14일 50m높이의 17호크레인에 오른 문철상 지부장과 채길용 지회장은 3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 지부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거리선전전을 벌였는데, 경찰은 이날 노동자 32명을 연행했다. 하루 뒤 30명은 풀려났다. 경찰은 노조 지부 임원 1명과 조합원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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